-
-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무너지지 않는 마음 장벽 세우기
하주원 지음 / 빌리버튼 / 2020년 12월
평점 :

현대는 그야말로 불안의 시대입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고, 불안에 잠식되어 자신을 잃은 채 부유하고 있습니다. 하주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쓴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은 오랜기간 불안을 연구해온 저자가 전해주는 불안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상당히 도발적인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불안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요? 불안이야말로 우리의 모든 불행의 뿌리 아닙니까? 이 불안만 없어지면 의욕적으로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만 같은데 왜 불안과 불행을 구분하라는 것입니까?
불안은 인간에게 있어 필수적인 감정입니다. 우리는 불안이 있기에 생존할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불안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는 오히려 인간적으로 비정상적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과도한 불안이나 책의 표현대로 미래에서 가불해온 불안의 경우는 조절되어야 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함께 평생을 잘 지내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원인을 바꿔 결과를 얻어내려는 마음이 강합니다. 어떠어떠한 상태가 된 후에 일을 시작하려는 마음도 강하고, 우리 스스로 시작점과 도착점을 미리 정의해두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이 책에선 우리의 이런 고정관념을 조심스럽게 뒤집습니다. 우리는 불안이 해결된 뒤에 우리가 꿈꾸던 일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책에선 오히려 시작한 후에 불안이 사그러드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이 두려움만 없어지면 당장에라도 시작할텐데가 아니라, 오히려 시작이야말로 과도한 불안을 물리치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입니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없어진다기보단 대체되어질 수 있습니다. 작은 목표의 달성을 통해 작은 기쁨을 맛보는 것, 이 작은 기쁨이 조금씩 불안을 잡아먹습니다. 불안을 없앤 뒤 제로의 상태에서 기쁨을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쁨을 먼저 불러들여 불안을 밀어낸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럼 불안이 언젠간 완전히 사라질까요? 아닙니다. 우리가 마지막에 눕게 되는 그 순간까지도 불안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더 나은 불안을 느껴야 합니다. 어차피 함께 가는 것이라면 우리 미래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는 좀더 괜찮은 불안을 가져야 합니다. 이 책에선 낡은 불안을 벗고 새로운 불안을 입으라는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책을 계속해서 읽어나가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완벽주의가 가진 문제점, 불안과 중독의 상관관계, 불안이 병으로 드러나는 여러가지 모습 등 평소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불안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불안을 그저 불쾌한 감정으로만 생각했는데 불안에는 참 다양한 모습이 있었고, 막연하게 바라볼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저 뿌옇게 느끼고 있는 불안은 우리를 잡아먹습니다. 그런데 그 불안을 직시하고 정면으로 바라보며 이름을 붙이고 한걸음 더 가까이서 보면 우리가 은연중에 품고 있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불안을 발견하시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모습일지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뿌옇게 바라봄으로 인해 그 불안을 비정상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불안을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참 고마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을 통해 불안이 무엇인지, 나는 불안을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에는 가짜 불안이 아닌 진짜 불안과 함께 잘 지내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불안, 이제 회피하지 말고 또렷하게 바라봅시다.


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