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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 -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극적인 초기 교류사
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세계를 나누는 거대한 두 종교권력이 있습니다. 서구를 대표하는 기독교와 비서방국가를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이 그것입니다. 서양 문명의 경우, 기독교와 로마 이 두 기둥이 현재의 서양 문명을 떠받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기독교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아왔습니다. 이슬람권 국가들 역시 종교와 삶이 분리되지 않을 정도로 이슬람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정확히 이 두 종교의 차이를 아십니까? 기독교도 하나님을 믿고, 이슬람도 알라(하나님)을 믿는데 그래서 뭐가 같고 뭐가 다르단 걸까요?
요크대학에서 중세사를 연구했던 리처드 플레처 교수가 집필한 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뒤엉킨 역사를 풀어낸 수작으로 불리웁니다. 현재의 세계를 둘로 나누고 있는 이 엄청난 세력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나뉘어져 있는 것일까요?
그리스도교는 구약 39권 신약 27권 총 66권으로 이루어진 성경을 경전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슬람의 경우 꾸란을 경전으로 인정합니다. 성경의 경우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인물을 통해 구약과 신약이 모두 해석되어집니다. 39권의 구약은 그리스도가 이땅에 오심을 예비하는 내용들이고, 27권의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반대로 꾸란은 무함마드라는 예언자에게 주어진 계시의 말씀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인물에서부터 두 경전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사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뿌리는 같습니다. 천지창조부터 아브라함까지 두 종교는 큰 맥락을 같이 합니다. 그런데 아브라함부터 둘의 역사는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아브라함이 아내인 사라가 임신을 하지 못하자 여종인 하갈을 통해 출산한 첫 아이 이스마엘, 이후 아브라함은 정부인 사라를 통해 이삭을 낳게 됩니다. 맏아들이지만 첩을 통해 태어난 이스마엘과 차남이지만 정부인을 통해 태어난 이삭, 둘의 삶은 이후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으로 갈라집니다.
아랍인의 조상으로 불리우는 이스마엘은 장남이기에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 이슬람에선 주장합니다. 반대로 그리스도교에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지 않고 사람의 방법으로 첩을 통해 얻은 이스마엘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기준에선 조금 늦어보이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신 때와 방법대로 출생한 이삭이야말로 아브라함의 진정한 후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후 두 종교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갑니다.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의 삼위일체론을 믿는 그리스도교와 알라 단일신을 믿는 이슬람,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하는 기독교와 한 사람의 선지자로 보는 이슬람, 둘은 멀리서보면 겹쳐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가까이서보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종교적 이념에 의한 분류 뿐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으로 두 종교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교류하는지를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전쟁과 예술, 선교와 신학 등 다양한 부분에서 싸우고 경쟁하며 세계를 장악해간 두 종교, 때론 위태로워 보이고 때론 평화로워 보이는 이 두 종교는 결국 세상을 반으로 갈라놓았습니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역사를 알아보고 싶은 분들은 이 책, 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을 통해 그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실 수 있습니다. 단순히 종교학 서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질서와 균형을 알아가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면 2020년 현재의 세계를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관점을 얻어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