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정리인은 보았다 - 개정증보판
요시다 타이치.김석중 지음 / 황금부엉이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분은 이땅에서의 생이 언제까지 지속되리라 생각하십니까? 평소 죽음에 대해 얼만큼 생각하고 계십니까? 오래전 우연히 도서관에서 찾아 읽고 저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 있습니다. 요시다 타이치라는 일본의 유품정리인이 집필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일본에서 고독사 및 사고사를 당한 수많은 사람들의 마지막이 덤덤한 문체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번에 이 책의 개정증보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일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야기도 다수 포함되었습니다. 한일 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가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내려가며 때로는 충격으로, 때로는 슬픔으로, 때로는 반성으로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바쁜 일상에 매몰되어 늘 현재만을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 모든 인간에겐 끝이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어떤 식으로든 이 세상에서의 삶을 끝낼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의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여러분은 한번이라도 자신의 마지막을 그려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 책에 수록된 사람들의 마지막은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살해당하기도 하고, 집안에서 쓸쓸히 고독사 하기도 합니다. 외면받고, 미움받고, 무시받으며 삶을 끝내기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모습으로 임종하기도 합니다. 이세상 누구도 자신의 마지막을 이런 모습으로 꿈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이야기는 우리 세대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며,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중 누군가의 마지막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때로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오히려 더 현실을 현실로써 받아들이게 도와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지나치게 현재에만 파묻혀 지내다보면 우리의 인생이 오히려 비현실로 치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가장 솔직한 것입니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얼마든지 우리 자신을 포장할 수 있습니다. 잘 사는 척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할 수도 있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 자신을 숨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죽음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감춰온 모든 것을 세상에 그대로 드러내 보여줍니다. 우리가 죽고나면 사람들은 비로소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또렷하게 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죽음은 어떤면에서 삶보다 솔직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려내는 죽음의 모습은 많은 경우 지독한 외로움으로 그려졌습니다. 아무래도 가족들이 아닌 유품정리인이 투입되는 장례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가족들이 참여하는 장례도 그 실상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외롭습니다. 그리고 괴롭습니다. 아닌 척 살아가지만 결국 혼자이고, 두렵고, 고독합니다.

 

이 책에 기록된 수많은 자살 이야기들과 고독사, 살해당한 이야기들, 버림받은 에피소드들은 우리의 내면 깊숙히 감춰져 있는 연약함을 고스란히 투영해 보여줍니다.

 

내가 지금 모든 애정과 시간을 쏟고 있는 일과 물건들이 죽음 뒤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누구도 그것을 소중히 챙겨주지 않을 것입니다. 나와 함께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지금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과 생각은 무엇인가요? 그게 언제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죽고난 후에 그것은 무엇이 될까요?

 

삶과 죽음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유품정리인은 보았다 개정증보판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내 주변 상황만 보며 이것이 전부인냥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은 잔혹하면서도 현실적인 장면들을 보여주고 우리로 하여금 생각의 전환을 품도록 인도할 것입니다.

 

유품정리인은 보았다 개정증보판을 통해 오늘을 다시 사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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