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보다 3 - 지식과 흥미를 한 번에 채우는 기발하고 수상한 과학책 과학을 보다 3
김범준 외 지음 / 알파미디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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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과학 교양 유튜브 채널들이 눈에 뜨였다. 그 중에서도 '과학을 보다'는 매주 토요일 11시에 식사와 함께 시청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채널로, 에피소드가 100개가 넘어가는 인기 채널이다. 유튜브 구독도 좋지만 정제되어 잘 정리되어 진수 만을 뽑아낸 책은 과학 수다를 엿보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할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책을 펼쳐보면 먼저 네 분의 저자 사인이 담긴 페이지가 나오는데, 정겹기도 하고 친근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직접 저자 사인회에 가서 사인을 받아온 기분이 들었다.
책은 주제에 따라 총 4개의 부분으로 나눠져있다.
Part 1. 신비하고 경이로운 생명의 진화
Part 2. 지금도 진화하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
Part 3. 하루에 한 번은 우주를 생각한다
Part 4.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한 세상 만물
각 파트는 유튜브를 구독하여 보고 있는 분들께는 알만한 질문들,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는 분들께는 아리송한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어 흥미도를 높였다.
'손흥민씨의 축구 실력은 유전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질문이다. 책에서도 결론 짓지 않은 것처럼 정답은 따로 없겠지만, 장 바티스트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의 개념이 소개된다. 부모의 어떤 경험이 자손의 형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소프트 인헤리턴스(soft inheritance)라고 하는데, DNA 자체는 그대로 이나 '후성유전적' 변이를 물려받는 개념이다. DNA 메틸화와 히스톤 단백질 변이, small RNA들의 세대 전달과 같은 메커니즘도 설명해준다. 후성유전적 유전은 세대를 거듭하며 효과가 미미해지는 경우가 많아, 부모 세대에서 획득한 실력이 유전되는 지 여부는 생물학계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 같다. 전문 용어가 섞여서 간추려놓으니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책은 읽어가다보면 이해가 쉽도록 풀어져 써 있어서 가독성이 좋았다.
'우주를 팽창시키는 힘의 근원은?' 답할 수 없는 질문들에 대해서도 대답해준다. 솔직히 아직 천문학자들이 명확히 답할 수 없는 질문. 암흑 에너지라는 개념을 들어 설명할 수 있겠지만, 정체가 무엇인지 어디에서 기원한 에너지인지도 모른다는 것이 답이었다. 우주에 존재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찾지 못하고 있다는 암흑물질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준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특히 최신 우주 상식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다루고 있는데, 우주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도 블랙홀의 생성과정, 특징과 우리 은하의 모습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복습할 수 있어 좋았다.
'우주 문명에서 인류는 몇 단계 수준일까?' 아직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골디락스 존(goldikocks zone)의 추정 숫자를 생각해보면 우리 인류 말고도 다른 생명체의 존재를 예상해볼 수 있다. 또한 카르다쇼프 척도(Kardashev scale)에 따르면 우리 인류는 0.75단계 정도 된다는 점에 겸허해지는데, 상상의 나래를 펴서 인류의 발전된 문명이 어디까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될 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구독자들의 이런 저런 궁금증 코너에는 실제로 유튜브 구독자들이 남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엄선되어 적혀있었다. 예를 들어 겨울철 전기차가 주행 거리도 짧아지고, 배터리가 금방 소진되는 문제에 대해서 쉽게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과학 분야에서 알고자 하는 욕구를 빼곡히 충족시켜주는 책이면서, 읽는 도중에도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순수한 호기심과 상상력은 아이들이 지닌 공통적인 특성인 것 같은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일상 속에서 이러한 특성을 잊고 지내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가끔 일상과는 관계없어 보이는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과학 상식을 되새겨보기도 하고 순수한 호기심을 일깨워보는 것은 어떨까.

#알파미디어 #과학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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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일기
최민석 지음 / 해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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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낯선 언어와 낯선 사람들, 여행객으로서의 설렘과 이방인으로서 불안을 안고 매일을 보내며 스스로 돌아보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지 않을까. 여행 기록, 기록하지 않으면 일상의 무게에 눌려 떠오르지 않는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면서,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2개월이 넘는 기간동안의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작가는 토지문화재단과 스페인 문화체육부가 협정한 '교환 작가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2022년에 가을과 초겨울을 75일 동안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보내게 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각 날짜 별로 작가의 경험이 빼곡이 담겨있어서 매일 매일을 함께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초반 우여곡절 끝에 2개월 남짓한 시간을 함께 보낼 자전거 '로시난테(후에 거북선으로 이름이 바뀐다)'를 구매하게 되는 여정부터 작가의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게 되는 과정이 내겐 좋았다. 마드리드를 마덕리라고 칭하며, 마덕리에서 며칠 째 어디에서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말들은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스페인에 있는 동안 서반아어를 배우는 과정에 대해서도 담겨있는데, 만학도로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배워나가는 과정이 인상깊었다. 코로나로 고충을 겪고 언어의 벽에 부딪치기도 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본다. 마드리드는 관광지로서의 성격이 약해서 어학을 더 집중하기 위해, 번잡한 관광지를 피하기 위해, 현지인 같은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선택하는 도시인 것 같다고 한다. 중급자들의 도시 마덕리(마드리드)에서 여러모로 초급자로 보내는 작가의 생각에 대해서 공감하며 하루 하루를 읽어나가게 되는 것이 이 책의 묘미이다.
책은 예쁜 주황색 표지와 함께 컬러풀한 사진들이 내지에 가득해서, 소장 욕구도 충족시켰고 사진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설렘을 준다.
"돌이켜보면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든 건 언제나 금전적 보상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p190)"
서반아어를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내린 결론은, 순수한 즐거움을 바라며 삶에 무용한 것을 꾸준히 하다 보면 삶은 언젠가 보상을 전해준다는 것. 크게 보아 서반아어도 그렇다는 말에 공감을 하게 되었다. 이득이 없어도 과정 중의 순수한 즐거움만으로 해내게 되는 것들을 생각해보면서 책장을 더 넘겼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기 위해 세고비아라는 도시로 여행을 떠나보기도 한다. 40개국 150여개의 도시를 이미 여행한 바 있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보면서, 몸과 영혼의 여행을 모두 마치고 편히 쉴 목적지에 도착하면 후회하지 않기를 같이 소원해보았다.
계속되는 에세이에서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에도 방문해보고, 친구 파비오와 함께 이 곳 저 곳을 들려보기도 한다. 그 밖에 여러 친구들을 만나는 장면들이 담겨있어 새삼 작가에게 세계에 넓은 인맥과 친구들이 있음을 부러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일기 속에 담긴 다채로운 경험담과 그에 맞는 입담으로 책에 흠뻑 빨려들어간 채, 여운을 느끼며 책장을 덮었다. 매일 매일의 에피소드는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고, 소설가의 일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별점을 추가하고 싶다.

*한 줄 평 : 마드리드에서의 하루 하루를 서반아어 만학도로서 지내는 잔잔한 일기같은 에세이

#마드리드일기 #최민석 #여행에세이
#에세이 #스페인 #마드리드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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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반고훈 지음 / 디멘시아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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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이 진행하고 있는 치매 노인의 모습을 극명히 드러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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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반고훈 지음 / 디멘시아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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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
2024년 디멘시아 문학상 당선작. 기억을 잃어가는 질환인 치매에 대해서 관심이 있던 터라서 이번 문학상의 수상작이 된 작품이 궁금해졌다. 디멘시아 문학상은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인식 개선, 치매 환자 및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달하기 위해 치매를 주제로 한 문학 작품을 공모한다.
작가의 말에서 2022년 3월에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2024년 2월까지 마무리를 지었다고 한다. 많은 사례를 연구하였으나 끝끝내 치매를 이해하지는 못한 채 글을 썼다는 고백이 잔잔하게 밀려왔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삶을 느껴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해에 한 걸음 다가가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서 글을 읽어보았다.
소설의 화자는 치매를 진단받은 한 노인이다. 화자가 이야기하는 일화를 통해 느껴지는 치매 노인의 일그러지는 삶과 그 주변인들의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인가 사람들은 내 말을 믿지 않기 시작했다. 어떨 땐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는 듯이 말하기도 했다.
치매. 어쩌면 이 병은 기억보다 신뢰를 잃어가는 과정일지도.(p118)"
'은미'라는 제목에 은미가 주인공일 줄 알았는데 소설 전반에 걸쳐 주인공이 지속적으로 찾고있는 사람이 은미이다. 본인의 아내이자 시중을 모두 들어주고, 자신의 기억을 보강해주는 소중한 존재. 그 존재가 어떤 인물인지는 소설의 후반부에 잘 나타난다.
노인이 락스를 먹어 자살하려는 시도가 실패하고, 그것마저도 어떤 상황인지를 다른 이를 통해 듣게 되는 과정. 마음이 먹먹했다. 치매로 인해 존엄성마저 파괴된 상태라면 자살하고 싶어지는 노인의 마음이 잘 와닿았다.
질병이 진행하고 있는 치매 노인의 모습을 극명히 드러내는 장치로서, 조각조각 난 기억의 파편들을 중편 소설의 형식으로 엮어냈다. 책에는 처음에 진단받을 때의 모습부터 나중에 글을 읽기도 힘들어하고 이해하기 어려워 TV 보기도 어려워하는 모습까지 노인의 시선에서 서술해주고 있다. 기억력의 저하, 언어 기능의 저하, 시공간 능력의 저하 등의 전형적인 증상들을 유추할 수 있도록 단편적인 일화들이 이어지는데 후반부에 갈수록 진행되는 형식이어서 더 안타까웠다.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족과 주변인들이 너무 상처받지 않도록 치매 환자는 어떻게 보호받고 대우받아야할까. 집에서 가족들이 보살피기에는 진행됨에 따라 너무 많은 부담감이 느껴질만한 일화들을 살피면서,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의 상황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미지의 것, 모르는 것은 필연적으로 두려움을 수반한다. 하지만 치매라는 병의 경과를 잘 이해하는 것이 두려움을 극복할만한 첫 단추가 아닐까. 앞날을 기약하기 힘든 병의 진행상황에서 희망찬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놓지 않고 끝까지 존엄을 지킬만한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치매라는 질환을 대하는 출발점이 아닐까 고민해봤다. 세상의 모든 치매 환자들과 가족과 지인의 치매를 겪어내야하는 분들께 응원을 보내본다.

#은미 #디멘시아북스 #디멘시아문학상 #반고훈중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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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
김민진(김토끼) 지음 / 로즈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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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선택이라는 것이 쉬울 때도 어려울 때도 있다. 책을 읽거나 읽지 않기로 한 선택부터, 인생의 중요한 일들을 고민해보는 시간까지.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서 에세이 책을 고민하다가 골라보았다.
작가 김토끼(김민진)씨는 여러 권의 책을 썼고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위로와 이해의 말로 사람들을 토닥이는 분이다. 추운 날 달달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것처럼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문장에 홀려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작가는 간절히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p79~84).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게 있고 이 또한 그중 하나일 뿐이라는 걸을 인정하기로 했다는 말이 와 닿랐다. 인생을 살면서 좌절된 꿈을 품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던가. 분명 세상은 넓고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은 많다. 실패와 좌절의 순간들을 생각해보면서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 내 힘으로, 내 노력만으로 바꿀 수 없는 것도 있으니까. 이 부분을 읽으면서 헬렌 켈러의 명언이 생각났다.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힐 때, 다른 한 쪽 문은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닫힌 문만 오래 바라보느라 우리에게 열린 다른 문은 못 보곤 한다.(When one door of happiness closes, another one opens; but often we look so long at the closed door that we do not see the one which has opened for us.)(헬렌 켈러(Helen Keller))"
삶이 무탈하고 행복하기만 하면 좋겠지만, 세상 살이가 풍파에 시달리는 만큼 쉽지는 않다. 살아가다 보면 예측하지 못했던 질환이나 사고도 여러 가지 삶의 문제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또한 우리는 수많은 실패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너무 힘이 들어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온다면 작가는 이 말을 기억해달라고 한다.
"오늘의 실패는 영원한 실패가 아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잘해 왔고 앞으로 더 잘할 것이다. 당신에게는 좋은 날이 오고 있다. (p85)"
책은 주제별로 총 3개의 파트로 이루어져있는데, 삶, 관계, 사람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좋은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생각해보게 된다.
인간 관계에서 가깝지만 함부로 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귀한 인연임을 생각해보기(p128) 등 생활 속에서 생각해봐야할 내용들도 많다.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얼마나 소중하게 대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또한 휴식이 필요할 때는 잠시 쉬어가야 한다는 내용도 좋았다. 단순히 요약하면 진부할 수도 있는 내용들을 작가의 경험들을 담아 차분하게 담담하게 말해주는 형식이라 따분하게 들리지 않았다. 책을 읽는 분들의 경험이나 상황에 따라서 다양하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에세이집에 담긴 사진들이 색감이 아름답고 따뜻한 분위기어서 책의 분위기를 더 살리는 것 같았다. 또한 에세이는 문장이 깔끔하면서도 정제되어 있고, 생각을 곱씹어보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이 책은 보관해두었다가 마음이 시린 날 따뜻한 온기를 찾아 읽고 싶기도 하고, 그리 무겁지 않게 권할 수 있는 책이어서 주변 지인들에게 권유해보고 싶다.

#네가좋은사람이라는걸알아 #김토끼 #에세이 #김토끼에세이 #로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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