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듯 일상에 얹혀서 어슴프레 남아있는 감정선에 닿는것,풍경소리처럼 거기에 잘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가때론 고맙고 안심이 된다.
도쿄역까지 엄마를 배웅했다. 엄마를 태운 신칸센이 떠나자 눈물이 차올랐다. 기다렸다는 듯이 계속해서 흘러넘쳤다.쓸쓸해서 흐르는 눈물은 아니었다. 나를 걱정해서 찾아와준 사람이 떠나가는 상황에 감정이 북받쳐 쏟아진 눈물이었고, 그 증거로 밤이 되자 씻은 듯이 쏙 들어갔다. - P40
주변이 암전되고 소음이 사라져,책으로 동그랗게 불빛이 내리는 편안한 호흡.신유진 작가 이후로 참 오랜만이다.
아이가 늘 데리고 다니는 이케아 멍멍이가어느날 자취를 감추었다. 아침에 신나게 데려갔다가 어린이집에 두고 온 것이었는데 그날 밤은 닳고 닳아서 흐물흐물한 멍멍이의 부들한 감촉이 가슴팍 빈 공간이 되어선명하게 다가왔다. 온 세상을 담는 중인아이는 더 크게 느꼈을지도 그러다 회식 후 들른 서점에서 녀석을 닮은 핫 도그를 만났다.좀 더 자라그림에 담긴 바람을 읽어낼 수 있게 된다면,사라진 것들 어디에 있냐고 묻는 마음에 믿음으로 안심을 줄 수 있다면
그래도 조금 있다가 다시 일어납니다. (온 힘을 다해 울던 수탉) - P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