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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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장편소설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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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로버트의 성장보다도 덜시라는 어른의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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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에서 태어난 로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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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할아버지도 광부였고

누구도 그가 다른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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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묻는 사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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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대대로 그래왔듯

광부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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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덜시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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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로버트를

어린아이나 부족한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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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이름을 부르라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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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내뱉는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내려놓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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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로버트가 스스로를 낮춰 말할 때마다

그를 바로잡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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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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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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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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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라고는 자주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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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는 일은

생각보다 드문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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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로버트에게 필요했던 건

돈도, 직업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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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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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물어봐 주는 단 한 명의 어른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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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9

"시는 시대를 초월해 공명하는 위로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고대 그리스로부터 내일 오후까지 수 세기를 이어주는 사다리가 바로 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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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7-158

그러니까 덜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더 나아가 신경 써줄 가치가 있는 누군가로 대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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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하며 나는 스스로가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살아왔던 대로가 아니라 진정한 나 자신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덜시는 나를 온전히 봐주었고, 그러면서도 지루해하지도, 무관심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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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덜시가 로버트에게 건네준 책과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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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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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감각이 깨어나는

로버트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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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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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순간을

지켜보는 기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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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만남 하나가 삶의 방향을 바꾸고,

한 권의 책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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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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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남과 성장의 순간들을

조용하고 아름답게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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