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빠가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이재아 지음 / 담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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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빠가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이재아 / 담다

누군가를 돌보는 모든 사람에게,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은 모든 이에게,
그리고 언젠가 혼자가 될 자신을 위한 이야기.

"혼자 할 수 있는 돌봄은 없다."

한 사람의 돌봄 기록이,
우리 사회에 건네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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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책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이미 가슴이 먹먹해지는 책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며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새 아이들이 6학년, 4학년이 되었다

이제는 학교나 학원 라이딩이나 밥 차려주는 것 정도만
내 손길이 필요한 나이가 되고보니
조금씩 나이드신 부모님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친정옆에 살며 매일같이 얼굴볼땐 그나마 덜했는데
제주에 내려와 몇달에 한번 만날때마다

아, 우리 엄마 아빠도 많이 나이드셨구나 싶어
괜시리 가슴 한켠이 아리는 그런 기분이다



이 책은 알츠하이머를 앓은 부모님을 돌보는 기록이다

자녀가 셋 있었지만
언니는 결혼한데다 선생님이라는 직업때문에
남동생은 호주에서 살고 있어서

결국 미혼인 둘째딸이 부모님을 모시게 된다



*p28
알츠하이머는 부모가 자식이 되고, 자식이 부모가 되어야 하는 병이다. 인간은 누구나 늙고 병든다. 타인이나 자식에게 의지해야 할 그날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날이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왔다. 지금껏 기대기만 했던 아빠를 이젠 내가 돌보아야 한다.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약이 없는 알츠하이머

조금씩 기억을 잃어버리고
언어 기능이나 상황 판단력에 문제가 생기며

결국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가 된다

집에 오시는 요양사와 이모님이 있었지만
홀로 부모님을 돌보게 되며 당연히 어려움을 겪을수밖에 없다

체력적으로도 지치는데
알츠하이머가 점점 진행되며

혼자 밖에 나가 배회하기도 하고
보따리를 싸서 여기저기 숨겨두기도 하고
고집을 부리거나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옆에서 매일같이 지켜보며 불면증에 우울증까지 생기는 작가님



*p184
집에서 아픈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마음과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픈 부모를 잘 간호하는 것은 효심만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아픈 사람을 돌보는 것은 전적으로 가족인 돌봄자의 몫이기는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회적 토대가 잘 마련되어야 돌보는 사람이 흔들리거나 방황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보호받는 이들을 든든히 지킬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많고
노인돌봄은 더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 것은 자연스럽고
성인이 지나 노인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회적으로도 돌봄에 대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가족과 사회가 더불어 돌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같은 질문에 계속 답을 해주고
24시간 내내 아이한테 집중하며
어디 다칠까, 아프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게된다

분명 우리 부모님도 우리를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셨을텐데...

왜 부모님께는 아이를 대하듯 그렇게 애정넘치게
너그러울 수 없는 건지 죄송스러워지는 저녁이다



부디 받은 사랑을 너무 늦지 않게 전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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