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그물 - 교유서가 소설
윤정모 지음 / 교유서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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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그물
윤정모 장편소설 / 교유당

"이 소설은 동래온천장에 살던 예인이
토착 일본인의 그물에 걸려 청소년기를 짓밟히고
그녀가 낳은 아들이 밑바닥 세상으로
던져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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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아픈 우리나라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있는 책

어떤 말로도 위로되지 않을 그 아픔에 대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종종 인터넷 기사들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너무나도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데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을 더 힘들게 했던 사람들은
대대손손 떵떵거리며 잘 먹고 잘 산다는
너무 화가나고 어이없는 소식을 듣곤한다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에서는
착한사람은 상을 받고 나쁜사람은 벌을 받았는데

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이야기처럼 되지 않는건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 책은 교도소에 있던 동규가 출소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조직생활을 하다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간 동규

동규는 출소하자마자 자신에게 남겨진 돈을 받기위해
정기적으로 자신을 찾아왔었던 여승을 찾아간다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아버지의 정부였던 여자

교도소에 가기 전부터 수시로 찾아가
죗값이라며 돈을 받았던 동규였고

그 여자가 죽으며 동규에게 돈을 남겼는데
돈을 받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었다

*p45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조사해봐. 그러면 진실이 보일 거야. 숨은 진실은 그 사람의 보석이기도 해. 나에게도 보석이 있었다는 것, 내 보석들을 찾아내라는 거야.

동규는 여자의 과거를 조사하기 위해 부산 동래온천으로 향한다

그 과거속에서 아픈 진실들이 드러나지만
끝내 여승은 동규에게 숨겨진 진실을 알리지 않고
동규는 바닷가에서 그 여자의 유골을 뿌려준다

여자의 지난 시간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미워했던 마음들은 조금씩 누그러지고
자신의 무례함을 사과하며 잘 가라는 인사를 건네는 동규

소설 중간에 나오는 동래성 순절도

임진왜란 당시 동래성 전투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쏟아져 들어오는 적군을 보고 무서워 돌아가는 장수도 있었지만
남녀노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나라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에
마음 한켠이 아려와 눈물이 났다

누군가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해를 위해 섣부른 용서와 화해를 말할 때
윤정모는 아직 마르지 않은 그들의 눈물을 먼저 살핀다.
그는 역사의 물음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는 사람이다.
- 김대현 (문학평론가)

책을 모두 읽고나니 평론가의 문장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아프고 슬픈 역사도, 부끄럽고 화가나는 역사도
온전히 마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상처들을 극복하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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