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느린 정의 - 돌봄과 장애정의가 만드는 세계
리아 락슈미 피엡즈나-사마라신하 지음, 전혜은.제이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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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느린 정의
리아 락슈미 피엡즈나-사마라신하 지음 / 오월의봄

*돌봄과 장애정의가 만드는 세계

부서진 채로도 잘 살 수 있는 불구 미래에 대하여

아프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돌봄망이 무수히 교차하는 곳
그곳에서 우리는 서로를 버리지 않을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

"장애정의는 느려. 사회정의에 가장 정통한 비장애인들조차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경악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곧 장애정의야.
많은 주류 비장애인들이 실패라고 여기도록 배워온 게 바로
장애정의의 모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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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이력부터 평범하지만은 않은 책

퀴어 장애인 펨 작가, 조직활동가, 공연예술가, 교육자
버거/타밀족 스리랑카계이자 아일랜드계/로마니,
노동계급 퀴어 유색인 페미니스트 장애인으로서

북미 장애정의운동을 일궈온 주요 활동가 중 한 사람

한국어로 쓰여있지만
평소 접하기 힘든 낯선 단어들이라
읽으면서도 어렵게 느껴졌고

사실 평소 내가 생각하는 신념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쓰여진 단어들이 아주 직설적이고 적나라해서
읽기에 아주 편안한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안에서도
백인 남성인지 아니면 유색인지에 따라서
다른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느끼게 되었다

*p36
나에게 장애정의란 장애가 백인 중심적으로, 남성 중심적으로, 혹은 이성애 중심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정치운동을, 그리고 그런 관점을 공유하는 서로 맞물린 많은 공동체들을 뜻한다.

저자의 글에는 아프고 장애가 있는
퀴어-트랜스-흑인-선주민-유색인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를 뿐인데도
사회속에서 알게 모르게 차별이 존재하는데

저자의 이야기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일조차도 돌봄이 없으면 불가능해진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보다
그저 조용히 숨어 지내야 했던 시간들...

그렇지만 용기를 내어 자신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험이
그들 모두의 삶을 변화시킨다

*p153
"우리는 증거를 남겨야 한다. 우리가 여기 있었다는 증거, 우리가 존재했다는 증거, 우리가 생존했고 사랑했고 아파했다는 증거를. 우리가 결코 느껴본 적 없는 온전함과, 우리가 서로에게 주었던 엄청난 충만감의 증거를. 우리가 누구였는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했는지, 우리가 결코 누구여선 안 되었는지에 대한 증거를. 생존을 넘어, 고립을 넘어, 삶을 살아갈 다른 방식들이 존재한다는, 서로를 위한 증거를."

읽는 사람에 따라서 어려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돌봄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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