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길들이기의 역사 - 인류를 사로잡은 놀라운 과일 이야기
베른트 부르너 지음, 박경리 옮김 / 브.레드(b.read)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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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길들이기의 역사>라는 제목 그대로, 이 책은 과일들의 지난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나무, 즉 관목이나 교목 그리고 작은 덤불에서 자라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음식이 된 식물의 열매를 가리키는 과일은 우리 일상의 식단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한 과일들이 종류별로 언제 생겨났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에 스며들어 함께 지내왔는지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데 매우 흥미롭다. 그저 과일에 대한 이야기만 하기보다, 작가 등 과거의 다양한 인물들과 연관지어 설명을 해주는 부분들이 더욱 더 이 책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우리가 먹는 과일이 어떻게 생겨 나며 씨앗과 잔가지와 나무줄기가 얼마나 많은 손을 거쳐 지역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멀리 이동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는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삶에 늘 함께 했던 과일과 예술의 역사의 깊이를 느낄 것이다.

추가로 이 책 속에 그림과 사진들이 글과 어우러지면서도 매혹적이어서, 그것을 감상하는데에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했다.

인류의 곁에 늘 존재했던 과일의 역사를 알고싶다면, 추천하는 책 :)

📖 지구상 모든 즐거움 중 과수원에서 누리는 즐거움이야말로 가장 멋지고 자연과 가장 일치한다. (••) 당신의 눈이 보고자 욕망하는 것, 당신의 귀가 듣고자 욕망하는 것, 당신의 입이 맛보고자 욕망하는 것, 당신의 코가 냄새 맡고자 욕망하는 것은 무엇인가? 풍요와 다양성이 넘치는 과수원에서 누리지 못할 것은 무엇인가?

📖 친구여, 꽃 핀 오렌지나무 숲에서 잠든 적이 있는가? 기쁨과 함께 들이마시는 공기는 향수의 진수라네. 어떤 진미처럼 맛있고 강하고 달콤한 이 냄새는 우리 존재와 어우러져 우리를 흠뻑 적시고 취하게 하며 졸리는 꿈결 같은 무기력으로 빠져들게 하지. 이 향기는 마약상이 아니라 요정의 손으로 마련한 아편인 것만 같다네.

📖 나무들도 반드시 가발을 써야 한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수세기에 걸쳐 우리는 그 모습에 워낙 익숙해져서 이제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경험을 통해 분명히 단점을 보았음에도 우리는 오늘날까지 그 틀에 갇혀 있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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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2.가을호 - 75호
박광규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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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가을호의 계절이 왔다. 봄호, 여름호의 매력을 알고난 뒤, 가을호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계간 미스터리가 도착하면 제일 흥미로운 신인상 수상작부터 읽어보는데, 이번 가을호에는 아쉽게도 신인상 수상작이 없었다.

신인상 수상작이 없다는 사실 자체는 아쉽지만, 심사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데 그 중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보다는 좀 더 보완된 작품으로 최고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신인상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읽어보니 본심에 올라온 다섯 편의 작품들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해서 완성된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기대되기도 했다.

이번 호에서는 단편소설 중, 장우석님의 '나의 작은 천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결말이 개인적으로 소름끼치기도 하고, 기분이 정말 묘했다. 몰입감이 좋아서 금방 읽을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다수의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작품이었다.

이 외에도 이번 가을호에도 트릭의 재구성과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들의 한줄평 등 흥미로운 미스터리 글들이 가득하니,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소장했으면 한다. 추가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공모까지 관심있다면 꼭 지원해보길 바란다.

미스터리로 생각 속 반전을 주고싶다면, 추천하는 책 :)

📖 나는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사상에 의존하는 '차이의 윤리'나 '타자의 윤리'는 결국에는 '네가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한 너는 무한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혹은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인에게 네가 한국인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한 얼마든지 자유로운 무슬림이 될 수 있다'라는 말처럼, 필패의 지점이 있다는 알랭 바디우의 생각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톨레랑스와 마찬가지로 우리 스스로가 그 근거를 철저하게 탐구하지 않는 한 알랭 바디우의 '악'의 개념 또한 스쳐지나갈 일시적 유행일 뿐이지 않은가?

📖 강한 신념을 가진 작가에게는 고유의 강한 이론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삶 또한 그러할 것이다. 강한 신념으로 살아온 인생 앞에 설 때 이론이 스스로 내면적 허약성을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늘 또 하나를 배웠다. 누군가에겐 이야기 그 자체가 문자 그대로 생명일 수 있다는 것을.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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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사이클 - 불황에 공부하고 호황에 버는 반복의 법칙
이재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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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이재범님은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였는데, 이는 경제적 흐름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줄곧 반복되는 돈의 사이클을 알고 이용하면 재산을 지키고 늘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되며, 단기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책이 독자들에게 과거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현재를 대처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길 바라며 펴냈다.

사람들이 좋아하며 어떠한 상황에 대해 이해하길 바라는 인과 법칙이 경제에는 통하지 않는다. 여러 원인은 있을 수 있지만, 하나의 원인 때문이라고 특정하기 어렵다. 그는 대공황에 빠질 일이 없다는 추측을 세계대전, 고정 환율, 통화 부족 등을 예로 들면서 결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반복되는 금융위기 중, 미국과 전 세계의 연관성도 엿볼 수 있었다. 미국의 산업과 금융은 전 세계 밸류체인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걸쳐 있으며, 많은 국가에서 만든 제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 또한 미국이기에, 미국의 소비가 줄어들면 전 세계는 제품을 팔 곳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경제 성장과 그 시기를 다루고,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호황으로 들어가는 사이클에 대하여까지 일목요연하게 다루고 있다. 경제 관련 도서들은 비슷한 맥락 속에서도 강조하고자 하는 것들이 다르기에, 그 점을 이해하기 쉽고 팩트만 잘 정리되어있는 책이었다.

경제의 흐름과 그 굴레에 대해 알고싶다면 추천하는 책 :)

📖 연방준비제도의 가장 큰 역할은 물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도 있다. 대공황을 겪으며 금융 안정과 물가 안정은 물론이고 유동성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배웠다는 점이 중요하지 않을까.

📖 한국은 외환위기를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트라우마라는 표현이 가장 알맞을 정도로 IMF라는 단어는 한국 경제와 사회에 여전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아직도 외환위기의 트라우마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전부 변화시킨 엄청난 재난이었다.

📖 역사는 돌고 돈다. 언제나 우리에게 다른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 사람들은 언제나 이번은 다를 것이라며 바라본다. 과거의 역사는 이미 벌어진 일이라 확실히 보인다. (••) 안타깝게도 인간은 과거의 일을 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모든 걸 잊고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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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소멸 - 우리는 오늘 어떤 세계에 살고 있나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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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부터 사물이 사라짐으로써, 그와 함께 기억도 사라진다는 현실을 나타내는 말들에 기분이 묘했다. 시대가 발전하고 점차 주변의 모든 것들이 새로운 것으로 변해간다는 것이 마냥 행복하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인지하게 되었다. 어느 방향이든 나쁜 것은 없지만, 그만큼 새로운 것들이 자리잡는 곳에 시각적인 것을 넘어서 기억에서조차 흐릿하게 사라지는 옛것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사물의 소멸>에서는 사물처럼 소유할 수 없는 정보의 현상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물들에서 온기가 사라져, 오늘날 사물들은 냉기도 온기도 지니지 않았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온기와 냉기, 그 어느 것도 느낄 수 없는 사물들은 모든 살아 있음이 사라지는 것이다.

디지털화는 우울증을 확산시키는 한 요인이라고 한다. 점차 타자가 사라지면서, 처분 가능하고 소비 가능한 객체로 전략한다. 이는 즉 사물들 고유의 무게, 고유의 삶, 고유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우리는 세계과도 정보와도 관계를 맺는 것이 불가능한데, 상대, 즉 '너'라는 칭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병적으로 심화한 세계 결핍인 우울증이 확산된다. 결국 우리의 자기관계를 심화하며, 우리의 모든 것을 우리의 욕구에 종속시키는 정보권은 타자의 부활만이 우리를 세계 결핍으로부터 해방할 수 있는 것이다.

역자 후기 중, 어려운 책이 아니지만, 얕잡아 볼 책은 더더욱 아니라는 표현이 이 책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을 읽기에 내가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정말 의미있고 깨우침이 많은 책이었다. 조만간 한병철님의 다른 책들도 모두 읽어보아야겠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욱 추천하는 책 :)

📖 아날로그 사진은 하나의 사물이다. 드물지 않게 우리는 아날로그 사진을 마치 충심의 사물처럼 공들여 보존한다. 아날로그 사진은 취약한 물질성을 지닌 탓에 늙고 퇴락한다. 아날로그 사진은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한다. (••) 사진 찍힌 대상은 가차 없이 과거로 멀어진다. 아날로그 사진은 애도한다.

📖 모든 것이 계산 가능해지면, 행복은 사라진다. 행복은 어떤 계산으로도 가둘 수 없는 사건이다. 마법과 행복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계산 가능한, 최적솨된 삶은 마법이 없다. 바꿔 말해, 행복이 없다.

📖 오랜 사용이 비로소 사물에게 영혼을 준다. 오직 충심의 사물만 영혼이 있다. 플로베르는 자신의 잉크병과 함께 묻히기를 바랐다. 주크박스는 무덤에 함께 들어가기에는 너무 클 것 같다. 나는 주크박스가 나랑 같은 나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는 확실히 나보다 더 오래 살 것이다. 이 생각이 왠지 위안이 된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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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원칙 - 제시 리버모어 월가의 영웅들 1
제시 리버모어 지음, 우진하 옮김, 박병창 감수 / 페이지2(page2)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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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부터 투자를 시작하여 전업 투자자의 길로 들어서, 30세에 시장에서 큰손이 된 제시 리버모어가 살아생전 집필한 단 한 권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투자라고 하면 대개 시대가 변함에 따라 추세와 투자 방법, 전략에도 변함이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지금 현재에도 그 원칙을 적용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모든 것이 변해도 주식시장이 변하지 않는 건 바로 인간의 본성이 절대로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던 그는 사람들이 어떤 흐름에 쉽게 휩쓸리고 빠지게 되는지, 주가가 상승하고 하락할 시, 어떤 마인드로 투자에 임해야 하는지 등을 그 시기의 누구보다 전략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었으며, 이 책에서도 그러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제시 리버모어는 그저 운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늘 주식시장에 대한 공부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그러한 노력으로 인한 결과들이었다. 뒤쪽에 나와있는 주가 기록표를 통해, 그가 얼마나 성실하고 꾸준하고 치열하게 주식시장에 몸 담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투자로 소소한 성공과 실패를 맛보았기에, 투자에 대한 인간의 본성에 많은 공감과 깨달음이 느껴졌다. 투자에는 늘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과 통찰이 필요하기에, 이 책은 우리에게 그러한 안목을 가져다 줄 것이다.

제시 리버모어만의 투자 원칙을 배우기에 좋은 책 :)

📖 성공적인 투자나 투기가 이루어지려면 관심 종목이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대한 자신만의 의견이 있어야만 한다. 투기란 바로 그런 앞으로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그럴만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인간은 전적으로 감정을 따르는 동물이기에 대부분 그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시장은 이러한 인간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 "제발 처음부터 주식시장도 법률이나 의학 분야처럼 제대로 준비하고 공부해야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법대 학생이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수준으로 주식시장의 규칙이나 원리를 공부해야만 한다. 내가 순전히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는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열다섯 살이 되던 해부터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늘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오직 주식시장만 생각하며 평생을 바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또 노력만 했다."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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