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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2.가을호 - 75호
박광규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9월
평점 :
계간 미스터리 가을호의 계절이 왔다. 봄호, 여름호의 매력을 알고난 뒤, 가을호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계간 미스터리가 도착하면 제일 흥미로운 신인상 수상작부터 읽어보는데, 이번 가을호에는 아쉽게도 신인상 수상작이 없었다.
신인상 수상작이 없다는 사실 자체는 아쉽지만, 심사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데 그 중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보다는 좀 더 보완된 작품으로 최고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신인상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읽어보니 본심에 올라온 다섯 편의 작품들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해서 완성된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기대되기도 했다.
이번 호에서는 단편소설 중, 장우석님의 '나의 작은 천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결말이 개인적으로 소름끼치기도 하고, 기분이 정말 묘했다. 몰입감이 좋아서 금방 읽을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다수의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작품이었다.
이 외에도 이번 가을호에도 트릭의 재구성과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들의 한줄평 등 흥미로운 미스터리 글들이 가득하니,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소장했으면 한다. 추가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공모까지 관심있다면 꼭 지원해보길 바란다.
미스터리로 생각 속 반전을 주고싶다면, 추천하는 책 :)
📖 나는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사상에 의존하는 '차이의 윤리'나 '타자의 윤리'는 결국에는 '네가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한 너는 무한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혹은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인에게 네가 한국인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한 얼마든지 자유로운 무슬림이 될 수 있다'라는 말처럼, 필패의 지점이 있다는 알랭 바디우의 생각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톨레랑스와 마찬가지로 우리 스스로가 그 근거를 철저하게 탐구하지 않는 한 알랭 바디우의 '악'의 개념 또한 스쳐지나갈 일시적 유행일 뿐이지 않은가?
📖 강한 신념을 가진 작가에게는 고유의 강한 이론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삶 또한 그러할 것이다. 강한 신념으로 살아온 인생 앞에 설 때 이론이 스스로 내면적 허약성을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늘 또 하나를 배웠다. 누군가에겐 이야기 그 자체가 문자 그대로 생명일 수 있다는 것을.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