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은 총을 부르고 꽃은 꽃을 부르고 - 열 편의 인권영화로 만나는 우리 안의 얼굴들
이다혜.이주현 지음,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한겨레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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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은 총을 부르고 꽃은 꽃을 부르고>는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갸 있는 열 편의 인권영화를 다룬다. 저자는 이 영화들로 독자들이 더 따스한 세상을 상상하고 희망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존엄한 죽음과 고독사, 노인 인권, 청년 인권, 학생 인권 등 여전히 이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들을 영화 속 인물들을 통해 다르게 보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상상할 수 있다.

사람은 모두 시간이 흐르면 나이를 먹어가고 늙게 되어있다. 아이와 노인은 무엇이 닮았을까라는 챕터에서 신체적 노화보다 무서운 것은 정신적 노화라는 말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모두 나이가 들어도 그 열정만은 유지되어 정신적 노화가 늦춰진다면 하루하루가 좀 더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소소한 바램을 희망해본다. 물론 그 못지않게 신체적 노화도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영화를 애정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나온 영화는 아직 접해본 적이 없는 영화들이었다. 한편한편 저자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이 영화들과 함께 의미있는 연말을 보내야겠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인권영화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책 :)

📖 "윤영 씨, 사실이 존재하는 곳은 아무데도 없대요. 사실은 언제나 사실과 연관된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편집된다고 아빠가 그랬어요."

📖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나의 죽음도, 타인의 죽음도. 그렇다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다. 우리에겐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 그가 처한 작품 속 현실은 '진짜'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장애인들에게 장애는 작품 속 주인공이 극복해야 하는 방해물이 아니라 영화가 끝나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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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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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스타벅스 일기. 이 제목의 탄생은 바로 프롤로그부터 나와있었다.

번역가이자 작가인 저자 권남희님은 딸과 함께 지내다, 딸의 독립으로 인해 혼자 독거 생활을 시작하며 '빈둥지증후군'을 앓게 됐다.

빈둥지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노트북을 들고 스타벅스 매장으로 향해 글을 쓰며 일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과 이야기들이 전지적 저자의 시점으로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각 이야기들이 무겁지 않으면서 모두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권남희 작가님의 시점으로 듣는 느낌이라, 마치 라디오 진행을 듣는 것만 같았다.

밝고 긍정적인 느낌이 전해지는 따스한 책이었다. 연말에 이런 소소하면서 따스한 책을 접하게 되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작가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저자의 스타벅스 순례기를 응원하며, 추천하는 책 :)

📖 우리 몸에서 가장 부드러운 혀지만, 부처님은 혀가 몸속의 도끼라고 했다. 도끼를 잘 간수하지 않으면 제 몸을 찍는다고 했다. 나도 그 도끼로 내 몸을 찍은 적이 많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볼 때 가장 후회되는 점은 인생을 좌지우지할 선택의 순간들이 아니라,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다.

📖 젊을 때는 의식하지 못한 대화의 문제점들을 나이 들어가며 많이 깨닫는다. 그래서 중얼거리게 된다.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고.

📖 기쁨도 주고 아픔도 주고 보람도 주고 상처도 주는 것이 자식이지만, 부모도 자식한테 그런 존재 같다. 그런 부모가 되지 않으려고 조심하지만, 부모가 됐다고 갑자기 인격체 완벽해지는 건 아니어서 말이죠.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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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일기 쓰는 세 여자의 오늘을 자세히 사랑하는 법
천선란.윤혜은.윤소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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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나인>, <랑과 나의 사막> 등 SF소설로 유명한 천선란 작가님과 <일기 쓰고 앉아 있네, 혜은>, <아무튼, 아이돌>을 출간하고, 망원동에서 '작업책방 씀'을 운영 중인 윤혜은 작가님, 그리고 윤소진 문학 편집자님까지 셋이 모여 출간하게 된 책이다.

이 세 명의 공통점이자, 유대관계의 연결고리는 바로 일기다. 글 쓰는 세 사람의 일기로, 수다를 떠는 팟캐스트가 바로 <일기떨기>인데, 그 단행본이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이다.

이 책에는 그들의 일기와 팟캐스트 속 진행 내용이 텍스트로 담겨있다. 유쾌하면서도 진실되고, 담담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찡한 그들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진정성있게 와닿았다.

<일기떨기>를 아직 접해본 적은 없지만, 텍스트로써도 그들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다정다감한 그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팟캐스트를 조만간 들어볼 예정이다.

소소하면서도 진실된 대화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 :)

📖 나는 나로 사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이다. 달리 말하면 그건 내가 아직 나에게 완전히 질려버리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어차피 이번 생엔 나로밖에 살 수 없지만, 그 시간을 완전히 체념으로 견디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며 바라볼 수 있는 구석이 한 톨쯤은 남아 있으리란 희망이기도 하다.

📖 그런 의미에서 이 일기는 근래의 힘듦을, 내가 주로 느끼는 복합적인 어려움을 빼돌리지 않고 붙잡아둔 최초의 기록인 셈이다. 여기까지 쓰는 낯은 꽤 부끄러웠지만 깨끗하게 인정하고나니 '뭐 어쩌겠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서는 지나갈 수 없는 날도 있으니까.

📖 나는 나의 빈약한 상상력으로 내가 가진 엄마의 단면 몇 개를 자주 이어붙이며 엄마의 삶을 쓴다. 언젠가 또 내 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의 삶을 그렇게 쓰겠지. 그렇게 차곡차곡 내 안이 타인의 삶으로 가득 채워졌을 때, 그때 나도 내 삶을 잘 마무리 지어야지.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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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 헤리티지 - 공단과 구디 사이에서 발견한 한국 사회의 내일
박진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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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에서 태어나 24년째 거주중인 저자 박진서님은 구로동에서 노동, 인권, 차별, 다문화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발견하게 되며, 그럴 때마다 글을 써서 남겼다.

그 글을 통해, 구로의 새로운 매력과 가능성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바램으로 이 책을 출간하였다.

저자는 오늘날 현대식 고층 건물로 가득 찬 이 지역 건조 환경의 놀라운 변화를 주시하면서, 동시에 그 나마 켜켜이 쌓여 온 인간 활동, 시테의 역사와 현재를 읽는다.

그가 말했듯, 저자는 구로동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구로동을 가본 적 없는 독자에게도 구로동에 대한 흥미와 방문 의사가 생길 정도면, 그 애정이 진실되게 이 책에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동네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 출간된 것만으로도 구로동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구로동에 거주했거나, 하고있거나, 할 모두에게 이 책은 분명 소중하고 의미있는 도서가 될 것이다.

사적이면서 결코 사적이지 않은 구로동에 대한 기록으로, 추천하는 책 :)

📖 구로동을 향한 내 사랑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가닿는다면, 그래서 누군가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라도 변화시켰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누군가의 마음에 애정과 진심의 씨앗이 심어진다면, 그 씨앗이 언젠가는 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라나 그 사람의 마음속에 굳게 뿌리내릴 테니 말이다.

📖 우리도 꾸준하게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내가 부러워했던 화려함을 넘어서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리라 믿는다. 그렇게 오늘도 내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헤쳐 나간다. 결국에 승자는 나의 꾸준함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내가 3월의 신도림역 광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 그래도 이왕이면 초록색 옷과 함께하기를 바란다. 그곳을 가득 메울 초록 물결에 우리가 자연스레 스며들 수 있도록.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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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연금책 - 놀랍도록 허술한 연금 제도 고쳐쓰기
김태일 지음,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원 기획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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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이자,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정 전문가로 현재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연금의 필요성과 기본적인 속성부터 개혁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금이 지속 가능하기 위한 조건, 노후 소득 보장 기능에 대한 다른 국가들과의 비교 평가, 노후 소득 보장 체계 구성 원리, 국민연금 보장상 강화 방안, 퇴직연금 개혁까지 연금에 관해 넓은 범위를 담고 있었다.

결국 기초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을 포괄하는 한국의 노후 소득 보장 체계 개혁응 다른 것이 아니며, 단지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는 말로 이 책은 마무리 된다.

나또한 수십 년간 성실히 일하면서 꾸준히 보험료를 납부했다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르로도 웬만큼 노후 소득이 보장되어야 하며, 미래 세대도 동등하게 누려야 한다는 저자의 발언에 동의하는 바이다.

연금에 대해 디테일하고 깊은 내용을 다루면서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설명하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연금에 대한 지식과 현실을 파악하기에 유익한 책 :)

📖 이 책의 주제는 국민연금, 조금 더 넓히면 노후 소득 보장 체계이다. 그래서 세대 간 계약의 공정성도 여기에 초점을 두고 논의할 것이다. 하지만 세대 간 계약 문제는 연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타당한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연금뿐만 아니라 더 넓은 시야에서 세대 간 계약의 공정성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함을 기억하자.

📖 우리의 국민연금은 이름만 국민연금이지 전혀 '국민'의 연금이 아니다. 명실공히 국민연금이라면, 국민 대다수가 노후에 수급권을 지녀야 하고, 연금만으로도 최소한의 생활은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름뿐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의 연금이 되게 하는 것이게 연금 개혁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 국민은 요구하고 누려야 한다. 수십 년간 성실하게 일하면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보험료를 꾸준히 납부하고 은퇴한 국민이라면 적정한 노후 소득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가의 직무 유기다. 왜 다른 나라는 하는데 우리는 못 하는가.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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