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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초대 교장의 회고록
댄 페더슨 지음, 이동훈 옮김 / 에니텔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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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Top Gun의 창설책임자인 저자의 회고는 필자에게 매우 즐거운 기억을 남겨준 작품이다. 영화 Top Gun의 실제 표기는 Topgun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된 사실이다. 한국군에서는 사격왕을 나타내는 호칭으로 사용되고 있고, 미해군에서도 연례 사격대회의 명칭을 새로운 공중전 교육프로그램으로 선정한 저자와 창설멤버들의 노고와 활약, 그리고 탑건을 통해 배출된 조종사들에 의한 다대한 전과, 그리고 탑건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저자의 군생활, 향후 항공력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우선 이 책을 군의 획득관련 결심권자들이 읽기를 추천한다. 무기체계가 완성되어 군에 인도되고 활용되는데는 많은 검증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군의 소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특히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자신하는 무기체계일수록 더 그런 것 같다. 이 책에서 언급한 최첨단 미사일 뿐만이 아니다. 마스터스 디에어에 소개된 폭격조준기도 피클통을 맞출 수 있다고 소개되었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이 무기체계의 설계상의 오류, 해당 무기체계의 특징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 사용될 전장환경을 고려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보인다. 이 책에서도 미사일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 그런 이유가 상당수 작용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험평가 뿐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이 과정이 적절치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가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한 결과 식별된 문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신형 전투복의 최초 보급시 하계에도 팔을 걷지 못하도록 디자인 된 점을 시정하지 않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나서야 시정한 사례는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 신형피복이나 장비를 고위급 장교들에게 우선 지급하여 평가를 하도록 하는 관행도 시정되어야 한다.

획득관련 실무자들은 아마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무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결심권자들의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결심권자들의 열린 사고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공군 전투기 훈련에 관련해서도 참고할 부분이 많이 발견된다. 실전적인 근접전 훈련은 한국 공역에서는 제한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기체 고장 또는 실속으로 인한 문제 발생시 이 책처럼 비상탈출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항공기가 추락해도 민간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기체 손실은 곧 숙련된 조종사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문제는 연합훈련을 통해 해소할 필요가 있다. 래드플래그 훈련에 참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 공군과 해군의 항공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노력이 부가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북한 공군의 전력을 그냥 무시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가지게 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적의 미그21 전투기는 근접전에서는 한미 연합공군의 최신예 전투기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비가 공군작전계획 수립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저자가 F-5N항공기와 숙련된 조종사만 있다면 스텔스 항공기로 무장한 어느 나라의 공군이라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우선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단순한 것이 좋다조종사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의견에는 100% 공감한다. 특히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부적절한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인간의 인지능력에 한계가 있는데 이를 초과한 정보는 결국 소음에 불과할 것이다. 현재 다양한 기능의 전자제품을 우리는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좀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목적 사용을 위해 본질적인 임무를 소홀히 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전투기는 상대 전투기를 제압할 수 있을 때 그 가치가 빛난다. 그런데 다양한 임무 수행을 위해 그 특성을 포기해야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스텔스 전투기의 근접전 성능은 기존 전투기 보다 떨어질 것이다. 스텔스 기능을 위해 비행성능을 희생하는 것이 불가피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부분을 장거리 레이다와 고성능 미사일로 만회하려고 할 것인데, 근접전투가 되면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꼭 교전규칙 때문만이 아니라 항공차단 작전시 적 전투기와의 근접전 상황이 발생하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을 공군의 획득정책 선정시와 작전 수행시에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우선 기술의 발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쟁의 역사에서는 새로운 기술의 채택이 지연되어 다음 전쟁에서 몰락하는 기존 세력들의 사례를 수없이 볼 수 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일인데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은 매우 강했다. 총기의 보급, 전함에서 항공모함으로의 전환 등에서 우리는 그런 거부감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단순한 것이 좋지만 어떤 것을 단순화 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냉병기 시대의 근접전투는 화약혁명으로 인해 그 비중이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접전투를 위한 대비는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사격술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었을 것이다. 화약혁명의 시대에 근접전투만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오류를 저자가 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주장하는 F-5N 수백대와 충분한 비행시간을 가진 조종사만 있다면 스텔스 전투기로 무장한 어느 나라의 공군이라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의견은 저자의 전투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미국이 참전하는 전쟁의 형태와도 연관이 있다. 저자는 베트남전에서 제한전쟁을 경험했다. 그리고 미국이 지금 수행하고 있는 전쟁은 제한전쟁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런 전쟁에서는 제약사항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제약사항은 교전규칙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장거리 레이다와 공대공 미사일의 효과를 감소시킬 것이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다르다. 우리가 겪게 될 장차전은 전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 공군과의 전면전에서 장거리 레이다와 공대공 미사일은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근접전투에 대한 준비를 하되 그것이 전부 라고 여기는 것은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전투기 조종사의 실전 경험에 대한 간접 체험 뿐만 아니라, 사생관과 신앙생활의 중요성, 리더십에 있어서도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신앙생활이 반드시 종교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출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과 난중일기에서 볼 수 있던 전투에서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는 주장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달하고 환경이 달라져도 생사를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여긴다. 기술의 발전으로 준비해야 하는 과제는 바뀌어도 이를 수행하는 것이 사람이라는 저자의 주장에는 그래서 더더욱 크게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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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실의 한국전쟁 - 포로 송환과 자유주의 전쟁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니카 김 지음, 김학재.안중철 옮김 / 후마니타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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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송환을 중심으로 한국전쟁을 논한 저작이다. 시기적으로 한국전쟁 관련 4세대 연구에 해당되지만 시각은 좌파적인 2세대의 시각이다. 브루스 커밍스 적인 시각과 매우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인종주의적 측면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수단으로 6.25전쟁 휴전회담간 주요 논의주제였던 포로송환 문제를 활용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포로자원송환은 미국의 6.25전쟁 개입을 합리화시키고 군사적으로 승리할 수 없는 전쟁에서 정치적인 승리를 획득하기 위한 국가전략이다. 그리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미군정시 한국인에 대한 인종주의적 편견을 가지고 방첩대를 운영했고, 정부 수립 이후에도 지속적인 개입을 합리화하고 있었다는 논의를 미국인 심문관, 친공포로를 통해 입증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 남북한의 포로수용소와 인도군의 포로수용소를 주제로 하여 관련 주장을 구체화하고 있다.

 

6.25전쟁의 포로송환 협상과 관련해서는 매우 새로운 시각이다. 읽는 동안 그 부분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자원송환원칙이 제시된 배경에 대한 기존의 시각은 양측의 포로숫자가 10:1의 비율로 공산측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유엔군이 17만에 달하는 포로명단을 제출한데 비해 공산측은 2만명에 못미치는 숫자를 제시했고, 그 이유는 현지석방과 포로 스스로가 북한군에 자원입대했음을 내세웠다. 당연히 이에 대한 유엔군측의 반발은 컸다. 한국군의 휴전회담 대표를 역임했던 이형근 장군도 적에게 10개 사단을 증원해주고 아측은 1개 사단만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 는 논지의 발언을 회고록에서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른 유엔군의 대응이 자원송환이었다. 더불어 이미 입증된 기존의 연구에서 많은 수의 북한군 포로들이 송환을 희망하지 않았던 현실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북한군 포로들의 송환 미희망은 구체적인 수치를 들지 않더라도 이해할 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다. 남한에서 동원한 10만명의 의용군, 해방전사라는 명목으로 강제로 편입된 국군포로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이들중 대다수가 송환을 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자원송환이 트루먼 대통령이 설치한 심리전략위원회에서 미국의 개입을 정당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제시한 전략이었다는 저자의 주장은 아주 흥미로웠다. 저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시 미국의 전략기획자들은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회귀자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도 함께 들었다.


그리고 저자의 논리대로라면 휴전협상이 지연된 이유는 오롯이 미국의 최고 지도부에 있다. 제네바 협정에 명시된 대로 무조건 송환을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인데, 미국의 패권주의 실현을 위해 전쟁을 장기화 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송환을 택했다고 해도 그냥 쉽게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정부의 반공포로 석방을 보면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논하고 있는 주제를 필자가 비판적으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저자의 주요 논지는 관련근거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심리전략위원회가 동아시아 지역을 조형하려는 미국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자원송환을 제안했다(p.129), 새로운 전쟁을 만들고 있다(p.104), 전쟁의 국제법적 정의에 부적합한 한국전쟁에서 사상자가 늘어나자 이를 미국민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포로송환논쟁이 시작되었다(p.103) 등등. 저자가 주장하는 포로송환 논쟁이 미국의 패권주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심모원려였다면 이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3가지 내용에 대한 근거는 없다. 저자가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추론했다고 한다면 타당하지만, 번역서에서는 추론이 아니라 확인된 사실처럼 기술되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저자의 주장은 신선하기는 하지만 보다 많은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이미 사실로 확인된 공산측의 포로를 활용한 정략은 언급되지 않고 있다. 병사로 위장한 준장급의 고위 인사가 활동한 사실, 돗드 준장을 납치하고 후임인 콜슨 준장이 시인하게 한 문건을 판문점 공산측 대표가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었던 점, 76수용소에 은닉되어 있던 1천여개의 화염병을 비롯한 사제 무기들. 이런 사실은 친공포로들의 폭동 기도가 무산된 후 후속조사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이는 포로를 이용하여 전쟁을 치른 아주 특이한 사례이다. 저자는 친공포로들이 북한의 정치적 인정과 탈식민화후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의미의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수차례에 걸쳐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 아무런 지령없이, 아무런 단체결성 없이 수만명에 달하는 포로들이 그 정도의 자각을 할 수 있었을까? 아니 설령 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조직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을까? 의문스럽다.

셋째, 사실관계에서 잘못된 주장도 눈에 뜨인다. 저자는 결론 부분에서 미국관리들이 북한군 포로들의 송환거부는 미국에 승리를 안겨 주지 않았지만 대신 중국군 포로들을 자원송환을 통한 체제경쟁에서 미국이 승리한 증거로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중국군 포로들의 송환거부는 이면에 있는 역사를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p.414) 그러나 이런 저자의 주장이야말로 사실 관계를 왜곡한 것이다. 8만명이 넘는 북한군 포로중에 7.5만명이 송환을 선택했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기존에 2.7만에 달하는 반공포로를 대한민국이 단독으로 석방한 사실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중국군 포로 2만을 제외하더라도 15만에 달하는 북한군 포로들 중에 민간억류자로 구분되어 있던 상당수를 이미 석방하였고, 남은 11만명중에서 3만명이 넘는 숫자가 송환을 거부했다. 이에 비해 미군과 국군 포로의 송환거부는 합쳐 1천명을 넘지 않았다. 자원송환을 통해 미국의 승리를 주장하기 위해 미국 관리들이 굳이 중국군 포로를 언급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리고 중립국 송환위에 넘겨진 포로들이 전쟁 후반기에 송환거부를 선택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의심을 받을 수 있어 더욱 폭력적이었다는 주장은 사실 관계를 잘못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립국 송환위에 넘겨진 7,900여명의 송환거부 포로들은 53.6.18, 반공포로 석방시 탈출에 성공하지 못한 인원들이지 전쟁 후반부에 송환거부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송환희망자들은 거제도 일대에 잔류하고 있었는데, 이 숫자는 최종적으로 송환된 북한군 포로들과 거의 일치한다. 만약 송환희망자들 중에 8천에 가까운 송환거부자가 나왔다면 저자의 주장이 타당하겠지만 통계수치를 보면 그렇지 않다.


나는 오히려 저자가 포로심문자료, 귀환포로 심문자료 등 다양한 1차 사료를 선별적으로 인용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도 가지게 된다. 북한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된 포로들의 증언은 열악한 대우에 대해 많은 언급이 있다. 그런데 그런 언급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극히 소수였던 미귀환 포로의 진술 등을 매우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 의도는 무엇일까? 6.25전쟁에서 포로와 관련한 사실을 알기 위해서 심문실의 한국전쟁만을 읽었다면 매우 왜곡된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일 우려가 생긴다.

 

책의 내용과 역자의 소개글을 함께 보면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저자는 6.25전쟁에 대해서 매우 좌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극히 비판적인다. 더불어 저자가 한국계임을 고려시 인종주의적인 차별을 당했거나, 혹은 당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사료들을 인용하여 6.25전쟁의 포로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은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사실 관계에 대한 부분은 다른 연구자료와 비교하여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일수 있는 필수적인 과정임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국의 외교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더욱이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기술이 여러 곳에 보이지만) 이를 시상하고 교수로 임용하는 미국사회는 북한, 중국, 러시아와는 다른 차원의 국가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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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군의 조건 - 한국군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강건작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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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사실들을 구술식으로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 전작권 관련 역사, 한미연합작전체제, 구일본군의 창설배경과 연혁 그리고 군정분야의 활동, 육군의 방어작전체계, 전투지역전단의 형성 배경 등. 하나하나의 주제에 대한 저자의 깊은 이해도와 방대한 독서량을 짐작하게 해준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주제이지만,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무엇부터 찾아보아야 할지 막막하다면 우선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


더불어 중간중간에 소개되고 있는 저자의 현역시절 경험담은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하는 통찰력이 있다. 비무장지대가 정상적인 지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저자가 인지한 것은 공병부대의 일부 애로사항을 통해서 였다. 일반적인 사람은 거기에서 그친다. 아니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병부대에 임무를 부여하고 지질학적인 측면까지 확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대한민국 군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했을 문제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북한은 어느날 갑자기 공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체시간은 지금까지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길어질 것이다.

 문민국방장관에 대한 저자의 의견도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흔히 우리는 "군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그런 표현에 적합한 대상은 제복군인으로 오래 복무하고 고위직에 진출한 사람들이라고 암암리에 규정한다. 더불어 관련 공무원, 국회의원 등은 군을 잘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우선 "군을 잘 안다."라는 표현은 특정인이 복무했던 경험 이외에는 적용할 수 없다. 특전부대의 근무자는 경계부대의 현실을 잘 모른다. 보병은 공병을 잘 알까? 결국 일부 분야에 한정된, 그리고 십수년전의 경험을 절대시하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오히려 이런 경우가 더 위험할 것이다. 어떤 국방장관은 SM3가 있다면 L-SAM은 필요없다고 고집하여 실무진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모 예비역 3성 장군은 사단장 시절, 문민국방부 장관이 예산획득이나 무기체계 선정에서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사석에서 한 바 있다.

국방장관도 제복군인의 1인으로 간주하고 별도의 계통을 통해서 감시하고 통제하는 현 체제 보다는 저자의 주장대로 문민장관을 임명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여겨진다.


싸우는 방법을 결정하지 못해서 세계적 수준의 하드웨어를 구축하고도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예산분배만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도 역시 공감한다. 싸우는 방법이 있다면 과감한 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군대나 무기를 도입할 때는 현 기술 수준에서 최고의 것을 원한다. 그러나 예산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예산 범위내에서 선택이 필수적이다. 그 선택을 하게 해주는 근간이 싸우는 방법일 것이다.  

 특히 정치적 중립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민군관계론에 처음 접근하는 연구자들에게도 매우 유익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군인은 명령에 따라야 한다.'라고 12.3 계엄 당시의 행위를 변호하는 주장들에 대해 학습과 사색의 부족이 원인이라고 본다. 그리고 상부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행태를 고위직에 진출하고도 버리지 못한 고위장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이외에도 예비군에 대한 의견, 기동방어에 대한 의견 등 주옥같은 주장들이 이 책 곳곳에서 보인다. 군인들과 국방관련 공무원, 정치인들은 반드시 읽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이 책을 일독하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국가의 안보태세가 완벽히 구축되기를 바란다면, 그냥 바라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전혀 국방분야에 상식이 없는 분들도 쉽게 접하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저자가 던진 화두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때, 효과적인 시행방법도 창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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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1~2 세트 - 전2권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도널드 L. 밀러 지음, 이동훈 옮김 / 행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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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직전 작품인 댐버스터가 영국 공군의 이야기 였다면, 이번 작품은 미국 공군의 전신인 미육군 항공대의 이야기이다. 연합군의 전략폭격에 대해 소개하고 있지만 중간중간에 전쟁의 본질, 국가체제의 비교, 리더십, 심리학의 기존 이론들을 입증할 수 있는 사례들이 포함되어 있다.

1.연합군은 노르망디 상륙 이전에 유럽 대륙에서 공중우세권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의견이 많다. 롬멜전사록에서도 대상륙방어 전략을 논할 때, 제공권이 없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롬멜 원수는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측에서도 제공권이 연합군에 있다고 자인하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유럽대륙에 대한 폭격작전은 무수한 희생을 감수한 가운데 이루어졌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김정은 집단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공중작전 기안자는 반드시 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방공작전 준비상태를 고려시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2. 커티스 르메이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는 실전경험자의 조언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였다. 생존에 부가하여 임무완수를 위한 심사숙고와 과학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판단하고 착안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를 시행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목숨을 건 전장에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착안과 시행 간의 간격을 르메이는 솔선수범으로 극복했다. 에파미논다스, 한니발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폭격방식을 적용할 때 그 스스로가 직접 출격하여 반대의견을 잠재우고 임무성공율을 제고할 수 있었다. 승리를 꿈꾸는 모든 군인들은 기발한 착상만큼 중요한 것이 희생정신과 솔선수범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3.독일의 합성석유에 대한 묘사에서 평시 가상적국에 대한 폭넓은 연구의 중요성을 느꼈다. 적이 생각하는 방식, 적국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가 될 것이다. 우리가 평양을 타격할 때 표적선정의 우선 순위는 어떻게 정할까? 김정은 집무실, 김일성 동상, 유경호텔 중에서 어떤 표적을 타격한 것이 더 효과적일까? 평시 국가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연구를 장려해야 할 것이다.

4.댐버스터에서도 보았지만 전시 전투원들은 평시 사고방식으로 용납되지 않는 일들을 일상적으로 저지른다. 이를 비난할 수 없고, 비난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이 차이를 널리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다. 국민들에게 불가피한 문제를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하는 화두는 국방정책상의 주요 안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 첨단장비 시험평가의 중요성도 느낄 수 있다. 피클통을 맞출 수 있다는 조준기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질적인 평가와 전장상황을 최대한 유사하게 재현한 실험환경 등을 고민해야 전시에 피를 덜 흘리고 효율적인 예산운영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렬하게 와 닿았던 문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간의 피는 알루미늄 기체에 흘리든, 노르망디의 진흙에 흘리든 모두 똑같다. 100만 달러짜리 항공기를 타든, 50달러짜리 소총을 들고 눈 속을 헤매든 모두 똑같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항공력을 광신하는 높으신 분들 중에는 자기 방식대로 전쟁에서 이길 기회를 놓쳤다며 불평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승리뿐이다.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 이기고 나면 그 방법은 중요치 않다."

자신의 피를 용기있게 흘린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나도 그렇게 할 것 이라는 각오를 다지면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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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과 국가 - 민군 관계의 이론과 정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총서 101
새뮤얼 헌팅턴 지음, 정한범.이수미 옮김 / 박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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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실망도 큽니다. On War가 ‘전쟁에 대한 ‘이라니.. 공역이라고 되어 있지만 한 분은 원고 읽지도 않으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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