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1~2 세트 - 전2권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도널드 L. 밀러 지음, 이동훈 옮김 / 행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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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직전 작품인 댐버스터가 영국 공군의 이야기 였다면, 이번 작품은 미국 공군의 전신인 미육군 항공대의 이야기이다. 연합군의 전략폭격에 대해 소개하고 있지만 중간중간에 전쟁의 본질, 국가체제의 비교, 리더십, 심리학의 기존 이론들을 입증할 수 있는 사례들이 포함되어 있다.

1.연합군은 노르망디 상륙 이전에 유럽 대륙에서 공중우세권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의견이 많다. 롬멜전사록에서도 대상륙방어 전략을 논할 때, 제공권이 없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롬멜 원수는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측에서도 제공권이 연합군에 있다고 자인하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유럽대륙에 대한 폭격작전은 무수한 희생을 감수한 가운데 이루어졌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김정은 집단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공중작전 기안자는 반드시 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방공작전 준비상태를 고려시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2. 커티스 르메이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는 실전경험자의 조언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였다. 생존에 부가하여 임무완수를 위한 심사숙고와 과학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판단하고 착안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를 시행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목숨을 건 전장에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착안과 시행 간의 간격을 르메이는 솔선수범으로 극복했다. 에파미논다스, 한니발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폭격방식을 적용할 때 그 스스로가 직접 출격하여 반대의견을 잠재우고 임무성공율을 제고할 수 있었다. 승리를 꿈꾸는 모든 군인들은 기발한 착상만큼 중요한 것이 희생정신과 솔선수범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3.독일의 합성석유에 대한 묘사에서 평시 가상적국에 대한 폭넓은 연구의 중요성을 느꼈다. 적이 생각하는 방식, 적국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가 될 것이다. 우리가 평양을 타격할 때 표적선정의 우선 순위는 어떻게 정할까? 김정은 집무실, 김일성 동상, 유경호텔 중에서 어떤 표적을 타격한 것이 더 효과적일까? 평시 국가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연구를 장려해야 할 것이다.

4.댐버스터에서도 보았지만 전시 전투원들은 평시 사고방식으로 용납되지 않는 일들을 일상적으로 저지른다. 이를 비난할 수 없고, 비난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이 차이를 널리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다. 국민들에게 불가피한 문제를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하는 화두는 국방정책상의 주요 안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 첨단장비 시험평가의 중요성도 느낄 수 있다. 피클통을 맞출 수 있다는 조준기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질적인 평가와 전장상황을 최대한 유사하게 재현한 실험환경 등을 고민해야 전시에 피를 덜 흘리고 효율적인 예산운영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렬하게 와 닿았던 문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인간의 피는 알루미늄 기체에 흘리든, 노르망디의 진흙에 흘리든 모두 똑같다. 100만 달러짜리 항공기를 타든, 50달러짜리 소총을 들고 눈 속을 헤매든 모두 똑같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항공력을 광신하는 높으신 분들 중에는 자기 방식대로 전쟁에서 이길 기회를 놓쳤다며 불평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승리뿐이다.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 이기고 나면 그 방법은 중요치 않다."

자신의 피를 용기있게 흘린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나도 그렇게 할 것 이라는 각오를 다지면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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