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의 조건 - 한국군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강건작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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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사실들을 구술식으로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 전작권 관련 역사, 한미연합작전체제, 구일본군의 창설배경과 연혁 그리고 군정분야의 활동, 육군의 방어작전체계, 전투지역전단의 형성 배경 등. 하나하나의 주제에 대한 저자의 깊은 이해도와 방대한 독서량을 짐작하게 해준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주제이지만,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무엇부터 찾아보아야 할지 막막하다면 우선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


더불어 중간중간에 소개되고 있는 저자의 현역시절 경험담은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하는 통찰력이 있다. 비무장지대가 정상적인 지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저자가 인지한 것은 공병부대의 일부 애로사항을 통해서 였다. 일반적인 사람은 거기에서 그친다. 아니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병부대에 임무를 부여하고 지질학적인 측면까지 확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대한민국 군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했을 문제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북한은 어느날 갑자기 공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체시간은 지금까지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길어질 것이다.

 문민국방장관에 대한 저자의 의견도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흔히 우리는 "군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그런 표현에 적합한 대상은 제복군인으로 오래 복무하고 고위직에 진출한 사람들이라고 암암리에 규정한다. 더불어 관련 공무원, 국회의원 등은 군을 잘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우선 "군을 잘 안다."라는 표현은 특정인이 복무했던 경험 이외에는 적용할 수 없다. 특전부대의 근무자는 경계부대의 현실을 잘 모른다. 보병은 공병을 잘 알까? 결국 일부 분야에 한정된, 그리고 십수년전의 경험을 절대시하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오히려 이런 경우가 더 위험할 것이다. 어떤 국방장관은 SM3가 있다면 L-SAM은 필요없다고 고집하여 실무진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모 예비역 3성 장군은 사단장 시절, 문민국방부 장관이 예산획득이나 무기체계 선정에서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사석에서 한 바 있다.

국방장관도 제복군인의 1인으로 간주하고 별도의 계통을 통해서 감시하고 통제하는 현 체제 보다는 저자의 주장대로 문민장관을 임명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여겨진다.


싸우는 방법을 결정하지 못해서 세계적 수준의 하드웨어를 구축하고도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예산분배만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도 역시 공감한다. 싸우는 방법이 있다면 과감한 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군대나 무기를 도입할 때는 현 기술 수준에서 최고의 것을 원한다. 그러나 예산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예산 범위내에서 선택이 필수적이다. 그 선택을 하게 해주는 근간이 싸우는 방법일 것이다.  

 특히 정치적 중립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민군관계론에 처음 접근하는 연구자들에게도 매우 유익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군인은 명령에 따라야 한다.'라고 12.3 계엄 당시의 행위를 변호하는 주장들에 대해 학습과 사색의 부족이 원인이라고 본다. 그리고 상부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행태를 고위직에 진출하고도 버리지 못한 고위장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이외에도 예비군에 대한 의견, 기동방어에 대한 의견 등 주옥같은 주장들이 이 책 곳곳에서 보인다. 군인들과 국방관련 공무원, 정치인들은 반드시 읽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이 책을 일독하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국가의 안보태세가 완벽히 구축되기를 바란다면, 그냥 바라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전혀 국방분야에 상식이 없는 분들도 쉽게 접하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저자가 던진 화두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때, 효과적인 시행방법도 창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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