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박재희 지음 / 책나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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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TV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가장 즐겨보는 프로는 9시 저녁뉴스. 그나마도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서는 끊었다. 대신 라디오는 곧잘 듣는다. 그런데 또 채널별로 다르긴 하지만 CM이 너무 많은 경우가 있다. 본방송에 조금 몰입될만하면 '잠시후에 뵙겠습니다' 하는 통에 짜증이 났다. 또 요즈음에 보면 아이돌 게스트를 초대해서 저희들끼리 웃고 떠드는데, 듣는 내 입장에서는 별로 웃기지도 않고 시끄럽게 떠들기만 해서 얘기의 요지도 잘 파악이 안되는 상태가 계속되고 음악은 안나오니 인기 방송인의 프로그램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음악이 꾸준히 많이 나오는 채널을 골라들었다. 

 

지금은 Just Music을 표방하는 채널의 방송을 즐겨듣는데, 내가 한때 라디오의 클래식 채널을 들을 때다. 요즈음도 시간이 동일한지는 모르겠지만 종일 서양음악을 들려주다가 오후 4시경만 되면 국악이 나오는거다. 괜시리 적응이 안되서 채널을 돌리곤 했다. 국악을 듣다보면 뭔가 소리가 이뤄질 듯 하다가 끊기는 그 흐름이 적응이 안되 상대적으로 클래식보다 듣기가 싫었다.

 

「양구」는 한참 읽는 흐름을 타서 즐기다가 갑자기 끊어지는 국악같은 소설이다. 각 단편들의 대부분에 국악, 우리 춤이 소재로 등장한다. 우리나라의 음악과 미술을 하는 사람은 음악가나 미술가라는 호칭보다 ~꾼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춤꾼, 소리꾼... (게다가 술꾼이라는 호칭도 있다) 소설에서 성공한 춤꾼이나 소리꾼은 정상적인 가정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현대적인 소재이거나 서양식일 경우 가슴에 슬픔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의 것에서는 한을 품고 있다고 달리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의 것. 왜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내가 느끼는 묘한 단절감. 이질감. 이런 것이 우리의 문화가 독특함을 인정받으면서도 세계적으로 두루 즐겨지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양구」를 읽은 느낌이 그랬다. 독특하면서도 즐기기 어려운 그 무엇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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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장 & 이대리
하영춘 외 지음 / 거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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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나는 이대리다. 벌써 몇년째.

직장을 옮기기 전에도 2년여간 이대리였고, 지금 직장에서도 벌써 4년째 이대리다. 솔직히 대리만 너무 오래하긴 했다. 사원으로 보낸 기간보다 더 길다니 말이다. 주변에 나이가 비슷한 또래들은 과장도 많은데... 가끔은 정말 과장으로 승진하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책임의 무게가 덜한 지금의 상태가 그래도 좋은 거라고 위안을 삼기도 한다. 특히나 요즈음처럼 전례없이 회사가 바쁘고, 사람에 치일때에는 대리인 것이 다행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10시가 넘은 이시각 과장 이상의 선배들은 아직도 회사에서 야근중이실터...

 

사실 어제 외근나가신 부장님이 거의 7시가 되도록 안들어오셔서 나는 잽싸게 7시에 퇴근, 선배님들은 9시경에 절반쯤 퇴근을 하신 모양이었다. 그런데 9시30분에 사무실에 돌아오신 부장님이 비어있는 사무실에 화가 나셨는지, 오늘 아침 줄줄이 불러 이것저것 지적하며 혼을 내셨다. 물론 나도 혼난 사람리스트에 포함되었다. 쌍둥이 엄마라 대놓고 늦게 퇴근한 것에 대해서는 길게 잔소리를 안하시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일찍 집에 가는 나를 맘에 안들어한다는건 나도 눈치채고 있다. 아침부터 혼이나니 기분도 안좋았고, 해야할 일은 산더미라 죙일 굳은 표정으로 일하지 않았나 싶다.

친정엄마가 미국에 계시는 지난 석달동안 보통은 7:30을 전후로 퇴근하고. 오늘만해도 8시에 정신없이 뛰어나왔다. 아이들을 저녁에 봐주시는 분이 9시까지만 봐주시니까...

 

「김과장&이대리」는 이런 직장인들의 애환이 담긴 책이다. 여러가지 직장이라는 곳을 두고 관계, 삶, 능력, 정글, 사회, 애환, 굴곡 등 다양한 말로 정의하고 있다. 아랫직원들끼리 모이면 뒷담화의 단독 주인공인 부장, 승진을 앞둔 동기들 사이의 선의의 경쟁, 이미 결혼에 골인한 사내연애, 끊임없던 자격증 시험 릴레이, 이직하기, 사내 인맥, 맞벌이, 휴가와 명절나기 등등 정말 어느 하나 내 얘기가 아닌 것이 없다.

 

이 책은 한국경제신문에 <金과장 & 李대리>라는 이름으로 현재에도 운영되고 있는 코너이다.(직접 방문해서 확인해보았다) 케이블TV채널에서 시트콤으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 코너에 새로운 기사가 올라올때마다 공감백배의 답글을 단다고 한다.

 

딱히 이 책으로 직장에서의 처신을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직장인이라면 다 내가 겪는 고만고만한 고민들을 같이 겪고 있구나 하면서 위안받을 수 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니 친한 친구와 직장생활의 애환에 대한 수다를 한바탕 떨어버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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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9 - 깨달음은 일상의 작은 행복에서 시작됩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9
박인식 엮음, 천은실 그림 / 샘터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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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얘기.

작은 행복이 커다란 욕심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얘기.

회사일에 치여 자주 잊어버리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얘기.

 

출퇴근 오가며 하루동안 지하철에서 거의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KBS

 

TV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어 벌써 9권까지 나온 것이다. 한번도 TV에서 만난적이 없는 프로그램인데, 이렇게 긴 역사가 있었구나. 하긴 내가 TV를 거의 안보기도 하고, 평일 오전시간의 방송이기 때문에 거의 만날 가능성도 없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짧은 얘기들이라 읽다가 중간에 흐름이 끊기지도 않고 어느 페이지부터 펼쳐놓고 읽어도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다.

 

오래전에 읽은 『부부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도 비슷한 형식이다. 짧은 단편들이 모여있는 형식.

그때에는 6년만에 기다리던 아이들이 찾아온 상황과 아이들에게 태교를 위해 남편이 다시 한번 읽어준 책이었다는 의미때문에 그 책에 대한 감동이 좀 더 컸던 반면, 「TV동화...」는 읽는 것을 취미로 가지고, 또 읽고나서 서평을 쓰려는 목적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읽어서인지, 그 감동을 느끼기보다는 쓸거리가 있는지 찾아보게 되는 책이라 조금 아쉬웠다.

 

보통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몰입되는 부분이 있어야하는데, 대부분의 이야기가 어딘가에서 본 듯한 이야기. 뭔가 앞뒤가 더 있을 법한데 없는 짧은 이야기. 누구나 알지는 못하지만 너무 흔한 이웃. 그 누군가의 이야기이다보니 감동적인 이야기인게 분명한데 감동의 체감정도가 좀 약하다는 것이 문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참 좋은 점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지금의 내가 처해있는 상황 및 나란 사람의 기본성향과 맞물려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드는데, 무엇을 얘기해야할지 모르겠을 때, 책만큼 좋은 소재가 없다.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이야기 소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TV동화...」는 그냥 소소한 감동을 주는 것 이외의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책 읽는 취미가 약한 사람이 접하면 좋을 책.

이 책을 통해 다른 책을 읽어볼 욕심이 들게끔은 할만한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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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카린 H. 그림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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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때 엄마를 졸라 예중에 들어갈수 있게 해달라고 했던 적이 있다. 가정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못해서 엄마는 거절하셨다. 얼마간 엄마를 참 많이 원망했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한다고...

약간의 미술이나 음악에 대한 소질만으로는 그것을 계속하기엔 내 성격에 무리가 있었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그냥 나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미술이나 음악을 취미로 하는 것이 어울렸던 것이다.

 

다만, 조금은 더 미술이나 음악에 관심이 높았고, 내가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좀 잘 해보고 싶은 생각도 강했다. 그냥 마냥 좋아서 하는 취미라기보다 전공한 사람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이 감탄할만큼의 수준은 갖추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매년 몇번씩 미술관 관람이나 음악회에 다녀오고나서 흐믓해하곤 했다. 영화나 연극등을 보는 것보다도 미술관람이나 클래식 음악회 가는 것을 좀더 고상하고 품위있는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취미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런 내 취미에 딱 알맞는 책이다. 너무 깊지도 않고, 너무 얕지도 않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어있고, 당시의 미술사 및 사회적 배경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 읽는내내 심각하면서도 흐믓했다.

 

인상주의란 한순간의 직접적이고 생생한 '인상'에 대한 표현이고, 풍경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불러일으키는 인상을 재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즉흥적이고 빠른 속도로 완성된 작품들이 많다고 한다.

다른 어딘가에서 본 지식일텐데, 선을 그리지 않고 색을 이용한 붓의 터치로 경계를 나타내고, 면을 부드럽게 채우는 것이 아닌 거친 붓자국을 그대로 두는 것이 이 시기 그림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리고 빛의 방향과 빛이 주는 주관적인 느낌을 다양한 색으로 표현하는 것 역시 인상주의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라고 한다.

 


"모든 그림은 화가가 사랑에 빠졌던 한 지점을 보여준다" 알프레드 시슬레는 미술작품을 볼때 이러한 특별한 지점의 발견이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책의 앞에 등장하는 그림들@인상주의

 

이전의 그림과 다른 시각인 인상주의는 모든 새로운 사회현상이 그러하듯이 처음에는 미술로 가치가 없는 것처럼 천대되었다고 한다.

 


한 개인의 매우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인상이 묘사할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사회에서 삶의 척도로 인정된다는 점


인상이 묘사될 가치가 있다면, 생각 역시 쓰여질 가치가 있다는 것.

그래서 그림도, 글도 새로운 방식으로 끊임없이 창조되고 있는 것이리라.

 

책이 얇지만 책에 담겨있는 생각은 얇지 않았고, 들고 다니며 읽으면 너무너무 뿌듯할만한 책이었다.

시리즈로 나오는 다른 책들 역시 구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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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토밍 - 팀의 운명을 바꾸는 성과 창출의 기술
데이브 그레이 외 지음, 강유선 외 옮김, 한명수 감수 / 한빛비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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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는 "의 운명을 바꾸는 성과창출의 기술"이라고 소개되어있었고, 각종 책 소개 내용은 지루한 회의를 벗어나는 획기적인 방법이라는 찬사가 많아서 기대하고 책을 펼쳤다.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다양한 방법(총 84가지나 된다)를 참가인원, 소요시간, 게임목표, 진행방법과 활용전략까지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게임에 적합한 방법 뿐만 아니라 메모를 할때 그림을 활용하면 좋다는 조언과 함께 간단한 스케치방법까지 알려준다.

 

아래 사람을 그리는 부분은...

얼마전 내가 태블릿을 구입했는데...(벌써 1년이 되어간다) 그림을 좀 그려보고 싶었는데 연습부족, 시간부족, 용기부족으로 그리기 포기한 부분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 것 같아 반가운 소개이기도 했다.

 

 

또 아래 두개의 그림은 좀 크게 인쇄를 해서 내가 회의를 들어갈때 또는 일의 방향을 정하고 처리할 필요가 있을때 활용하고 싶은 디자인이다. 이런 것이 좀 커다란 종이에 인쇄되어 포스트잇 스타일로 팔린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어 사이트라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www.grove.com에서 판매되고 있는 디자인 인것도 같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방식의 회의참여는 신입사원 연수때 활용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활동적인 아웃풋을 기대하면서 커다란 종이와 펜만 던져주는 방식으로는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힘들지 않을까? 그럼에도 주변을 보면 그 짧은 시간에 대견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마는...

 

요즈음 조직이 개편되고, 새로운 임원이 오시면서 업무보고 준비로 연일 새벽별을 보며 퇴근하는 팀의 선배들을 보며 우리 회사의 분위기에서는 이 책에서 제시하는 회의방식을 적용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군대에서 군기잡는 것처럼, 게다가 위에서 시키면 그대로 해내야만 하는 이런 분위기에서... 솔직히 세상을 뒤집을 만한 창조적인 상품이 나오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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