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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장 & 이대리
하영춘 외 지음 / 거름 / 2011년 1월
평점 :
정말 나는 이대리다. 벌써 몇년째.
직장을 옮기기 전에도 2년여간 이대리였고, 지금 직장에서도 벌써 4년째 이대리다. 솔직히 대리만 너무 오래하긴 했다. 사원으로 보낸 기간보다 더 길다니 말이다. 주변에 나이가 비슷한 또래들은 과장도 많은데... 가끔은 정말 과장으로 승진하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책임의 무게가 덜한 지금의 상태가 그래도 좋은 거라고 위안을 삼기도 한다. 특히나 요즈음처럼 전례없이 회사가 바쁘고, 사람에 치일때에는 대리인 것이 다행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10시가 넘은 이시각 과장 이상의 선배들은 아직도 회사에서 야근중이실터...
사실 어제 외근나가신 부장님이 거의 7시가 되도록 안들어오셔서 나는 잽싸게 7시에 퇴근, 선배님들은 9시경에 절반쯤 퇴근을 하신 모양이었다. 그런데 9시30분에 사무실에 돌아오신 부장님이 비어있는 사무실에 화가 나셨는지, 오늘 아침 줄줄이 불러 이것저것 지적하며 혼을 내셨다. 물론 나도 혼난 사람리스트에 포함되었다. 쌍둥이 엄마라 대놓고 늦게 퇴근한 것에 대해서는 길게 잔소리를 안하시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일찍 집에 가는 나를 맘에 안들어한다는건 나도 눈치채고 있다. 아침부터 혼이나니 기분도 안좋았고, 해야할 일은 산더미라 죙일 굳은 표정으로 일하지 않았나 싶다.
친정엄마가 미국에 계시는 지난 석달동안 보통은 7:30을 전후로 퇴근하고. 오늘만해도 8시에 정신없이 뛰어나왔다. 아이들을 저녁에 봐주시는 분이 9시까지만 봐주시니까...
「김과장&이대리」는 이런 직장인들의 애환이 담긴 책이다. 여러가지 직장이라는 곳을 두고 관계, 삶, 능력, 정글, 사회, 애환, 굴곡 등 다양한 말로 정의하고 있다. 아랫직원들끼리 모이면 뒷담화의 단독 주인공인 부장, 승진을 앞둔 동기들 사이의 선의의 경쟁, 이미 결혼에 골인한 사내연애, 끊임없던 자격증 시험 릴레이, 이직하기, 사내 인맥, 맞벌이, 휴가와 명절나기 등등 정말 어느 하나 내 얘기가 아닌 것이 없다.
이 책은 한국경제신문에 <金과장 & 李대리>라는 이름으로 현재에도 운영되고 있는 코너이다.(직접 방문해서 확인해보았다) 케이블TV채널에서 시트콤으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 코너에 새로운 기사가 올라올때마다 공감백배의 답글을 단다고 한다.
딱히 이 책으로 직장에서의 처신을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직장인이라면 다 내가 겪는 고만고만한 고민들을 같이 겪고 있구나 하면서 위안받을 수 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니 친한 친구와 직장생활의 애환에 대한 수다를 한바탕 떨어버린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