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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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한민국 부모』와 이 책을 연달아 읽었다. 『대한민국 부모』는 읽은 후 바로 다시한번 천천히 읽었고, 「88만원세대」는 읽고나서도 한동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우울한 현실에 대한 조명,

한달여를 남긴 대통령 선거.

그리고 개선의 여지가 많지 않아보이는 미래.

 

이런 것들이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얼마전 외환위기 IMF 이후 15년 기로에선 한국경제라는 기사에서 세대를 나누는 기준을 정리한 것이 있다. 세대간에는 빠진 출생년도가 일부 존재하는데 그건 신문에서의 나뉨일 뿐임으로 큰 의미가 있는건 아닌 것 같다.

 

1955 ~ 1963 :베이비붐세대

1969 ~ 1977 : IMF세대

1979 ~ 1987 : 삼포세대

 

88만원세대의 문제를 보면서 나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88만원세대는 대략 삼포세대와 겹친다. 그리고 나는 사회의 허리역할을 하고 있는 35~45세 에 속하는 앵그리 IMF세대이기도 하다.

아둥바둥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고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데,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녹록치 않다는 생각이 요즈음 참 많이 든다.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돈이 부족해서도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이, 가족이 해결하기엔 너무 힘든...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책에서...

 

p165

부모세대에서 독립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독립할 수 없을 때, 사회 전체의 세대 간 불균형이 한 집안의 불행으로 구조화하는 것이다.

 

p198

패자부활전이라면 개미지옥에 떨어졌더라도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패자들끼리의 게임은 일단 개미지옥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일종의 자리잡기 싸움에 가깝다.

(중략)

이 게임에서 운 좋게 이긴다 해도 개미지옥에서 빠진 이상, 잡아먹히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여기까지 이야기 했으면 눈치 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서로 싸우는 대신 협력해서 개미귀신과 맞서 싸우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건은 벌어지기 어렵다. 왜냐하면 개미 지옥 내부에서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모두 목숨을 걸고 개미귀신과 싸워야 겨우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몇몇이 방관할 겨우 싸우는 것은 명을 재촉하는 일일 뿐이다. 결국, 다들 목숨 걸고 싸우는 대신 조금 늦게 잡아먹히길 원하게 된다. 승자독식 체제에서 고졸실업과 비정규직의 여성화라는 문제는 이렇게 잔혹하다.

 

p224

진짜 문제는 이 인질극에서 부모들이 몸값을 지불하고 겨우 풀려난 인질들에게서 발생하게 된다. 이건 유괴사건의 인질들이 사건의 충격으로부터 트라우마라고 불리는 외상 후 충격을 앓는 것과 똑같다. 오랫동안 인질로 잡혀있던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고 6년 동안 사교육에 붙잡혀 있던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당연한 일이다. 중고등학교만 치더라도 6년 동안을 집단 유괴범 같은 흉악범들에게 "공부 안하면 죽인다"는 협박과 "돈 가져오지 않으면 너는 죽는다"는 협박을 받았던 사람이 제정신이라면 이상한 일이다. 이 충격은 평생을 갈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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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상처 스토리콜렉터 1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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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있다. 그걸 깊은 상처라고도 하는 것 같다.

역사를 포함하여 거의 60년이 넘은 과거의 상처가 평생을 괴롭히며 결국 살인을 불러오는 것이 이 소설의 시놉스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시작으로 국내 추리소설에서 많은 인기를 얻은 넬레노이하우스의 ... 몇번째 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신간이다. 같은 작가의 책을 여러번 읽다보니 이 작가의 특징은 나름 의외의 인물에서 범인을 만들어내는 반전효과를 자주 사용하는 듯하여... 소설속의 주인공인 경찰들이 수사망을 좁혀 범인을 추리해나갈때도, 어디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어 범인이 나타날까 차분히 읽어내릴 수 있었다.

 

사실 내용의 흐름이 무난해서 차분히 읽어내렸던 것이지, 전쟁의 역사를 직접 겪은, 그러나 다른 입장에서 겪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거창하게 생각하보면 차분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경제나 정치에서 주요 요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의 조상 중에는 친일한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후손들이 조상의 친일역사에 대해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느냐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또 일본의 역사나 분위기를 보면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이라는 부끄러움보다는 자랑스러움을 가지고 있으며 이웃나라(우리와 중국, 러시아 등)와 잦은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독일은 전쟁을 일으킨 역사에 대해 무척 반성하고 있으며, 이웃나라에게 사과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의 시민의식 속에는 나치활동을 했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소설을 보면 과거 나치활동을 했던 사실을 감춤으로써 발생한 갈등부분이 등장한다.

물론 근본적인 사건의 발생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분노이긴 하지만 배경으로 등장하는 그들의 역사는 소설의 줄거리만큼이나 흥미로운 소재였던 것 같다.

 

책에서...

 

P304

피아는 그런 여자들을 수도 없이 보았다. 현실 앞에 눈을 감고 어떤 변화도 원하지 않으며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겉으로만 행복해보이는 여자들은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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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미천왕편 세트 - 전3권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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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포있음> - 역사픽션이라 간단히 내용을 요약했음

 

상부의 폭정으로 인해 조부와 아버지를 잃은 을불.

고구려를 떠나 다루라는 이름으로 소금장수 등 떠돌이 생활을 하다 낙랑에서 양운위와 소청을 만나 무술을 배우고, 저가의 도움으로 주아영을 만나 철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철로 군사를 키우려던 계획과 달리 숙신에 도착한 을불은 백성들에게 직접 밥을 해 준다.

마음으로 얻은 친구이자 신하 - 아달휼과 여노.

그리고 창조리의 도움으로 상부를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을불. 이가 바로 미천왕이다.
많은 장수들의 도움으로 진의 황제를 꿈꾸던 최비를 꺾고 낙랑을 축출하는데 성공한다.

 

김진명 작가의 고구려 1~3편까지에 해당하는 미천왕편 세트의 큰 줄거리다.

 

오래전 고등학생 때 공부가 하기 싫어 손에 잡았던 이문열의 「삼국지」 이후 시리즈물로된 역사소설을 읽어볼 기회가 흔치 않았다. 많은 소설들이 있겠지만 내가 읽어본건 조정래의 「한강」정도가 다다. 우연히 회사 도서관에서 발견된 고구려를 대출 신청했는데, 어느날 문득 도착했다. 그리고 읽는 즉시 깊이 빠져들었다. 책을 받은지 하루이틀만에 각 권들을 읽어낼 수 있었다. 출퇴근 지하철을 오가며 읽은 책은 지도와 역사에 어두운 내가 스스로 인터넷으로 미천왕에 대해 검색하게 만들었다.

 

소설은 실화와 픽션이 적절히 버무려져있다. 픽션조차도 어느 정도 실화에 바탕을 둔 내용이다보니 그 생생함은 참으로 맛갈지다. 「삼국지」를 읽으면서도 중국 역사의 힘, 등장하는 인물들에 반하곤 했는데, 고구려를 읽으면서 우리 역사의 힘에 반할 차례가 아닌가 싶다. 시대소설, 대하소설들은 남자들의 영역이라 여겨지는 독특한 색깔있다. 아무래도 역사를 표현하는 어투에서 느껴지는 힘같은게 있는가보다. 그래서인지 책의 초반 1~2권에서 주아영이 모용외, 을불, 최비를 상대로 책략(??)을 펼치는 모습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3권에서 을불과 혼인하고 왕후에 자리에 오르면서 책략가로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여자가 혼인 전에는 정치에서도 의견개진이 가능한데, 한 남자의 아녀자가 되면 앞으로 나설수가 없는 모습이란... 현대의 모습에서 결혼과 출산 이후 사회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요즈음의 모습에 다름이 없는 듯 하다.

 

이제 겨우 4권까지 나왔다는 소설 고구려의 볼륨은 어마어마할 듯 하다. 앞으로 나올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 장수왕의 이야기도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혹시 이 책은 벌써 드라마화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를 잘 챙겨보지 않는 나로서는 알수가 없지만...

 

책의 앞 뒤에 김훈의 『남한산성』처럼 지도가 곁들여진다면, 나같이 역사나 지리에 무지한 사람이 보는데 무척 도움이 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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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모 -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이승욱.신희경.김은산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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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초반부는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의 관점, 엄마의 관점, 아빠의 관점에서 만난 상담 사례가 등장한다. 입시, 교우관계, 가장의 역할 및 외도까지 흔치 않을법하지만 너무도 주변에서 쉽게 만날수 있는 사례들이다. 책 후반부에는 우리 사회의 문제,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 그리고 그 문제를 야기하게 만든 제도 등 심층적이고 복잡한 내용까지 광범위하게 다룬다. 또 부모로서 저자의 사례도 얘기해준다.

 

자식에게는 가난을 대물림 하지 않으려는 부모.
자식을 통해 자기 자신이 못 이룬꿈을 이루려는 부모.
남편이나 부인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자식에게서 대신 받으려는 부모.
희생을 통해서 자식에게 보상받으려는 부모.

 

부모님이 만들어 놓은 길에 이끌려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그냥 앞만 보며 따라가는 아이들.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다한 후 성공하면 보란듯이 부모곁을 떠나는 아이들.
성공을 위해서만 달리지만 자기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들.

 

자기계발서는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얻은 내용으로 아이들을 교육해야한다거나, 현재의 교육제도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하겠다거나 등의 답을 찾을 수는 없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의식에 대한 자각과 공감 그리고 조금씩 나부터 달라지려고 노력하는 마음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반드시 일독하시길...

 

이라는 평범한 말로 이 책을 설명하기엔 너무 책의 무게가 무거웠다.
웬만하면 두번 읽지 않는 책을 바로 다시 잡아 꼼꼼히 밑줄쳐가며 읽었다.

 

지금 정치경제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386세대 혹은 7080세대는 경제적 빈곤과 정치적인 혼란을 겪고 사회의 개혁과 변화를 갈망하던 세대였다. 그리고 그 세대들이 부모로서 양육하고 있는 자녀들은 현재 대학입학을 준비중인 중고등학생, 방황하는 대학생 또는 대학을 졸업하고 마악 사회에 진출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 책에서 만난 상담사례의 절반 이상이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과 그 부모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전 인터넷에서 접한 기사의 제목 앵그리 397세대...
사회의 허리인 30대가 되니 겨우 우리 세대에 이름이 붙여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X세대, 또는 N세대로 불리던 우리세대는 거창한 이념보다는 자아발전을 꿈꾸고, 외국어나 운동등의 자기계발에 충실하며 외향보다는 실속을 추구하는 개인주의 성향이 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로 대표되는 지금의 10대와 20대와는 너무 다른 갈등을 겪고 있기도 하다. 최근 등장한 2030에 끼기에는 40대에 가깝고, 40대에 끼기엔 그들의 시위문화, 단체행동에 동조하지 않는 이해못할 이상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의 대학진학 및 사회진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386세대이든, 397세대이든 그들의 부모세대와 우리가 다른점이 있다. 바로 자녀에 대한 무조건의 희생을 전제로한 것이 아니라 돈으로만 희생할 뿐 마음으로는 희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의 직장생활을 위하여 손주까지 돌봐주고 계시는 친정엄마.
대가를 바라고 하시는 행동이 아니라 그냥 무조건적인 희생일 뿐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통제하는 왕처럼 군림(?)하려는 나.
내가 너희들에게 이만큼 해주는데, 너희들은 왜 내 요구를 따르지 않는거야 또는 내 희생에 부응하지 못하는거냐며 벌써부터 아이들에게 내 삶의 방식을 강요하기 일쑤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스스로에게는 지치고 아이에게는 무감각해지는 모습.
나는 출근하고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가고,
퇴근하면 씻고 자기 바쁜 ... 아이들과 밥한끼 같이 먹을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하루.
많다 못해 과한 일과 스트레스로 내 스스로가 균형을 잃으면서
아이와의 관계 또한 균형점이 깨져버리는 거였다.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고 온전히 아이를 위해 산다는 것은 자신없고.

 

엄마아빠가 평범했으니 아이들 역시 평범할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대치를 설정해놓고,
앞으로 커가는 아이들에게 그 평범을 얼마나 강요할 것인가.
아이들이 평범하지 않기를 원할때 나는 그것을 인정할 수 잇을까.

 

아직은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교차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여기에 쏟아놓은 글보다도 훨씬 많은 생각들이 마음에 무겁게 남아있다.


책에서...

 

p187
“자신의 결핍을 상대를 통해 채우려는 어리석은 욕망을 멈추어야 합니다. 모든 문제는 관계의 결핍이 아니라 자신의 결핍에서 와요 자신이 타인의 지옥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p221
학교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자유 없는 자유, 평등 없는 평등이라는 일종의 가상현실이 아니었던가.

 

p223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아야 해? 열심히 해도 행복하지 않은데 왜 그렇게 살아야 하냐고….
다 귀찮아, 공부하는 것도 귀찮고, 사는 것도 귀찮아 다 싫다고!
 
p267
‘부모처럼 살지 말라’는 말은 곧 가난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처럼 살겠다는 생각은 품어서는 안 될 불효였다. 바로 부모를 부정해야만 효도가 되는 비극의 시작이었다.

 

p269
지금의 부모들은 자신의 부모보다 더 많이 배웠고,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자녀의 교육에 관여할 능력이 훨씬 더 많기에 자신들은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너희는 나처럼 살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1970~80년대에는 애절한 염원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무지막지한 요구가 되었다.
 
p272
자신의 삶을 긍정할 수 없고, 삶의 과정과 자신이 찾은 삶의 의미를 당당하게 자식에게 전할 수 없는 부모들이 자식의 행복을 볼모로 자신의 삶을 되찾으려고 한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지 않는 부모를 보면서 어떻게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의 행복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부모의 현재는 곧 아이들의 미래다. 아이들은 부모의 삶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본다.

 

p307
프랑스 정신분석가 프랑수아즈 돌토는 엄마는 엄마인 동시에 다른 것을 욕망하는 여성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인이자 여성으로서 자신의 욕망을 건강하게 표현하지 못한 채 아이에게 집착할 때 아이를 끈적끈적한 사랑의 수렁 속에, '바깥자궁 속에서'헤어나오지 못하게 한다고 경고한다.(중략) 자신과 가족만을 생각하는 고립된 삶이 아니라 세상의 문제와 고통에 자신을 열어두는 삶을 말한다.

 

이제부터 실천해나가야할 사항들
1. 먼저 자기만의 삶의 기준을 갖자, 그것이 삶의 감각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2. 좀 깐깐하게 살자, 그래서 삶의 품위를 지키자.
3. 생각을 하고 살자, 공부다운 공부를 하자.
4. 혼자만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다 외롭게 무너지지 말고 함께 살길을 찾자.
5. 제도와 시스템이 인간의 삶을 위해 기능하게 하자.
6. 정치가 우리의 삶이 되게 하자.
7. 더 많은 세금을 내자, 부자들은 더 더 더 많이 내라.
8. 국민의 건강과 교육, 양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9. 아이들의 '살아 있음'을 인정하자.
10. 교육 본래의 의미를 복원하자.
11. 공교육을 포기한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고 항의하자.
12. 작은 학교를 더 많이 만들고 교사 수를 대폭 늘리자.
13. 누구나 '본부장님'이 될 수 없다. 아이들이 노동의 가치를 배워야 한다.
14. 대학을 국립화하고 스무 개만 놓아두고 다 없애자.
15. 학생의 학력 평가 방법을 개혁하자.
16. 부모 자신이 먼저 독립하자.
17. 엄마는 자식과 남편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시하지 말자.
18. 아내는 남편의 건강한 남성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지지하자.
19. 아버지는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좀 더 당당해지자.
20. 아버지가 어른이 되어야 한다.
21.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다, 부모가 문제가 아니다, 부부가 문제다.
22. 가족이 함께 책임을 나누고 일하는 시간을 갖자.


일탈 :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는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그 공부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일 뿐이라는 점이다. 그런 공부를 해내고, 해드리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일탈이 필요한 것이다.. 일탈은 공부와 경쟁의 삶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자 오아시스다..  일탈의 삶이 위태롭지만 그래도 일탈 덕분에 숨통이 트인다..(p26)

 

무기력 : 아이가 무엇을 하든 즉시 개입해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부모에게는 아이가 무력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무기력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자는 행동을 해서라도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이다..(p32)  무기력은 통제감을 잃어버리는데서 오고,  무기력한 아이를 잡고 흔들면 흔들수록 아이는 더 무기력해진다는 점이다..(p35)

 

정서적 지진아 : 관계와 정서적 경험 소홀히 한 댓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고 공감하는 능력과 관계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저학년 수준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하다...

 

공허함 : 목표만 있는 상위권 아이들,.. 자기 삶에 대한 욕망 상실,  불안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은 채 그 불안을 잠재울 계획표상의 목표에만 관심이 있는 아이들... 끝없이 더 높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현실은 더 불안한 것이다.. 자신의 생각, 자신의 느낌, 자신의 가치, 자신의 욕구, 자신의 경험처럼 자신의 삶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못한 채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고 또 세우는 반복 속에서 강압적 불안을 되풀이 할 뿐이다.. 어느 순간 그 목표마저 세울 수 없는 상황이 닥칠 때 이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아마 아이 자신도 알지 못할 것이다..(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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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7
인고 발터 지음, 유치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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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 중 한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술관의 art shop에서 판매되는 소품 중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작가는 앤디워홀이나 키스해링 같은 최근 작가를 제외하면 고흐, 클림트, 모네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나 '밤의 테라스', '해바라기', '론강에 비치는 별빛 - 아를의 별의 빛나는 밤' 등 고흐의 유명한 작품들은 시계, 벽화, 가방, 다이어리, 포스트잇 등등 응용되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 정도이다.

 

다른 사람들 만큼이나 나 역시 고흐의 그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art shop에서 고흐의 모사작품 액자 가격을 매번 물어보고 오곤 하는데 드디어 18만원정도의 가격을 듣고 "오..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앤디워홀의 마릴린먼로 프린팅 작품이 30만원을 훌쩍 넘는 것을 보고는 집에 미술작품 거는 것을 마음에만 담아두었다가, 20만원 이하의 작품을 만나니 마음이 동했다. 물론 여전히 구입을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작년쯤의 예술의 전당 오르셰미술관전에서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을 보고 와서 『반고흐 미술관』(http://blog.naver.com/nyyii/130131688868) 책을 보게 되었었는데, 이번에는 '반고흐 in Paris'라는 전시회를 보기위해 「빈센트 반 고흐」책을 손에 잡았다. (「오르셰미술관」은 여전히 읽지 못하고 책꽂이에 소장중)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그가 작품활동을 한 주요 도시 중에 파리에 머문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으며, 또 파리를 떠난 이후 파리에서 지낸 시간보다 짧은 시간을 살다가 죽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확실히 책은 미술관에서보다 훨씬더 많은 작품을 볼수는 있지만, 그림은 덜 생생하다. 또 책에서 글씨로 만나는 내용에 비해 미술관에서 도표로 만나는 그의 일생은 훨씬더 한눈에 잘 들어온다.
책을 꼭 봐야하지만 직접 체험도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단면인 것 같다.

 

하지만 한정된 시기의 작품만 보고온 미술관람보다 책에서 만난 고흐의 인생 전체는 좀더 깊이가 있고, 매번 접할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무척이나 안타깝다. 태어날때부터 죽은 형의 이름을 이어받은점. 전 생애를 동생에게 의지했던점. 40년도 살지 못하고 죽었음에도 그가 고뇌하던 인생은 대체 얼마나 험난했던걸까, 그리고 그의 동생 테오의 삶 역시 얼마나 기구한가 말이다.

 

책에는 그림과 그의 인생에 대한 주요 설명 이외에도 고흐가 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의 글귀들이 부문부문 등장한다. 삶에 대한 고뇌,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 뿐만아니라 작품에 대한 고흐의 세세한 설명도 편지에 등장한다. 작품에서 표현하고자한 선과 색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그림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몇개의 작품을 접하고 겨우 두권의 그에 관한 책을 읽었을 뿐이지만 그의 삶이 무척이나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 심각하지는 않지만 조금씩의 고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삶과 예술간의 고뇌에서 결국 중심을 잃어버린 고흐와 미치지 않기위해 평범한척 애쓰는 내 모습, 또는 이웃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진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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