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대한민국 부모』와 이 책을 연달아 읽었다. 『대한민국 부모』는 읽은 후 바로 다시한번 천천히 읽었고, 「88만원세대」는 읽고나서도 한동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우울한 현실에 대한 조명,

한달여를 남긴 대통령 선거.

그리고 개선의 여지가 많지 않아보이는 미래.

 

이런 것들이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얼마전 외환위기 IMF 이후 15년 기로에선 한국경제라는 기사에서 세대를 나누는 기준을 정리한 것이 있다. 세대간에는 빠진 출생년도가 일부 존재하는데 그건 신문에서의 나뉨일 뿐임으로 큰 의미가 있는건 아닌 것 같다.

 

1955 ~ 1963 :베이비붐세대

1969 ~ 1977 : IMF세대

1979 ~ 1987 : 삼포세대

 

88만원세대의 문제를 보면서 나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88만원세대는 대략 삼포세대와 겹친다. 그리고 나는 사회의 허리역할을 하고 있는 35~45세 에 속하는 앵그리 IMF세대이기도 하다.

아둥바둥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고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데,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녹록치 않다는 생각이 요즈음 참 많이 든다.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돈이 부족해서도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이, 가족이 해결하기엔 너무 힘든...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책에서...

 

p165

부모세대에서 독립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독립할 수 없을 때, 사회 전체의 세대 간 불균형이 한 집안의 불행으로 구조화하는 것이다.

 

p198

패자부활전이라면 개미지옥에 떨어졌더라도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패자들끼리의 게임은 일단 개미지옥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일종의 자리잡기 싸움에 가깝다.

(중략)

이 게임에서 운 좋게 이긴다 해도 개미지옥에서 빠진 이상, 잡아먹히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여기까지 이야기 했으면 눈치 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서로 싸우는 대신 협력해서 개미귀신과 맞서 싸우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건은 벌어지기 어렵다. 왜냐하면 개미 지옥 내부에서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모두 목숨을 걸고 개미귀신과 싸워야 겨우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몇몇이 방관할 겨우 싸우는 것은 명을 재촉하는 일일 뿐이다. 결국, 다들 목숨 걸고 싸우는 대신 조금 늦게 잡아먹히길 원하게 된다. 승자독식 체제에서 고졸실업과 비정규직의 여성화라는 문제는 이렇게 잔혹하다.

 

p224

진짜 문제는 이 인질극에서 부모들이 몸값을 지불하고 겨우 풀려난 인질들에게서 발생하게 된다. 이건 유괴사건의 인질들이 사건의 충격으로부터 트라우마라고 불리는 외상 후 충격을 앓는 것과 똑같다. 오랫동안 인질로 잡혀있던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고 6년 동안 사교육에 붙잡혀 있던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당연한 일이다. 중고등학교만 치더라도 6년 동안을 집단 유괴범 같은 흉악범들에게 "공부 안하면 죽인다"는 협박과 "돈 가져오지 않으면 너는 죽는다"는 협박을 받았던 사람이 제정신이라면 이상한 일이다. 이 충격은 평생을 갈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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