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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 가이거 지음, 김주희 옮김 / 파피펍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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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십대의 마음으로 돌아간 기분의 책이랄까.

나 역시 중고등학생 시절에 남자 가수들을 좋아하며, 잡지를 사서 그들의 사진을 스크랩하고, 씨디를 사서 매일 듣고, 그 사람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야기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본 적이 있다.

아이돌 그룹과 친하게 지내는 옆집 꼬마 아가씨 같은 이야기로 팬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팬픽 같은 것을 보며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는 했다.

물론 처음의 분위기는 경찰 취조실에서부터 시작해, 주인공의 어두운 내면을 묘사하며 내가 상상해왔던 미스터리 소설의 시작점을 표현하는 데에 충분했다. 극성팬들의 난입, 항상 사생팬에 시달리는 에릭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테사는 서로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 이후의 테일러와 테사의 대화들은 정말이지 꿈만같이 달콤하고 짜릿하고 남의 연애를 훔쳐보는 재밌는 기분이었다.

자신이 원해서 가수가 되었고, 톱스타가 됐지만 에릭은 일거수일수족을 감시당하고, 자신을 성상품화하는 팬들에 지치고 또한 다른 가수가 살해당했다는 것에 겁을 먹게 된다. 사생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고 어딜 가도 두리번 거리는 삶에서 자신을 숨기고 싶게 된다.

이 상황에서 테사와의 비밀 트위터 만남은 그에게는 도피처였을 것이다. 에릭은 자신을 드러내고는 그 누구와도 마음을 열 수 없었을 테니까. 나도 유명한 멋진 스타와 알게 된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고 그의 내면을 보기보다는 그의 화려한 면모만 보게 될 것같다.

하지만 둘이 만날 수 있는 격전의 시간에 역시 사건은 벌어지고 만다.

연예인들의 가장 골칫거리인 SNS는 역시 또 해킹당하고, 그에 인해 테사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한 번 페이지를 넘기면 끝까지 멈출 수 가 없다.

하지만! 그를 뒤엎는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뭔가 아쉽고 찝찝한 기분이지만 미스터리 스릴러 다운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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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주인공만 모른다 재미있는 영화 클리셰 사전
듀나 지음 / 제우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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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디서 봤는데..

이런 장면 왠지 나올 것 같은데.

왠지 지금쯤 이 인물이 죽을 것 같아!

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연스럽게장면이 넘어가고 영화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클리셰에 대해 여러 주제를 가지고 사전처럼 정리해 두었다.

게이 친구의 등장은 왠지 섹스앤더시티에서 내가 받았던 쿨한 느낌,

나는자유분방하며 이해심이 있는 사람이다라는 기분을 깨닫게 했다.

역시 제작자들도 그런 느낌을 주게 하려고연출한 것이었군.

두 글자의 영화 제목이 많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지 못했는데, 생각보다목록이 많아 놀랐다.

아무래도 짧은 두 자의 임팩트 있는 제목은 사람들에게 오르내리기 쉽지 않을까? 내일 나는 또 밥을 먹다가 아내를 만나 죽을 것이다. 이런 말도안 되는 제목은 없겠지만 이렇게 긴 문장의 영화로 이름을 지으면 아 그 영화 있잖아, 내일 밥 먹다가죽는 거였나 뭐였더라 이렇게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영화의 흥행은 입소문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짧은 제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친 과학자와 지하에 갇힌 괴물 이야기도 딱 보자마자 머리에 어떠한 영상이 떠올랐다. 항상 느꼈던 그 기분!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설명할 부분이 있다. 나는 활자를 영상물보다좋아한다.

그 이유는 내 마음대로 상상하고 내 생각대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너무 즐겁기 때문이다.

SF보다는 현실감 있는 배경을 좋아한다. 그것은 내가 여행하기를 좋아하고, 현실의 공간을 상상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그 이미지를 떠올리기위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많아야 한다. 그것은 누가 얻게 해줄까?

결국 영상물을 보거나 실제로 경험을 해서 쌓인 이미지가 떠올리기 마련이다.

클리셰에 대한 입장도 비슷하다. 항상 보던, 정해져 있던 방식으로 영화를 설계해 나간다면 관객은 연출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연출자나, 소설가들이 원하는것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관객이나 독자가 알아채주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1차원적으로 표현하게 되면 너무 단순하고 유치한 작품이 되어 버린다.

또한너무 자주 쓰면 진부한 작품이 되겠지만 적절한 양념을 친다면 입체적인 설계 공간에 중요 지점을 잘 이해시켜 전체적인 완성도와 몰입감을 높여주는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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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과학다반사 - 세상 읽는 눈이 유쾌해지는 생활밀착형 과학에세이
심혜진 지음 / 홍익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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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많은 것들이 궁금했다.


하늘은 왜 파란지, 바닷물은 왜 밀물과 썰물을 반복하는지, 비행기를 타면 왜 귀가 아픈지..


백과사전을 찾아도 잘 나오지 않던 과학 이야기들을 찾아보다가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엔 언제든 이런 궁금증을 검색과 책, 나무위키등으로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일까? 파란건 빛의 무언가 때문이겠지 하고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이 많았다.


엄마나 인생 선배의 말투로 재밌게 풀어나가는 스타일이 이책의 묘미이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과학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면 원리를 설명한 몇줄 정도를 읽을때에는 몇번이나 앞의 문장으로 돌아가야할지도 모른다. 나도 여러번 그것을 반복했다.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추론과 논증이라고 말한다. 그 과정을 이해하면 세상을 읽는 눈도 밝아지고 소소하게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도 길러지리라고 쓴 작가의 목적은 어느정도 달성한 것이 아닐까.


스마트폰이 추운환경에서 잘 꺼지거나 빨리 닳는 이유, 전해액이 얼고 폴리머가 굳어 스마트폰의 배터리의 주요 성분인 리튬이온의 이동이 느려진다는 이야기는 조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중 하나였고


연탄에 구멍이 있으면 그 구멍으로 산소가 드나들어 연탄 전체에 골고루 불이 붙게하여 강한화력을 발산하도록 하는 것도 짐작은했지만 확실히 설명하지 못했던 몰랐던 부분이었다.


혹독한 추위를 이겨 살아남기 위한 나의 조상이 내장기관을 지키기위해 뱃살이 발달했다는건 나의 뱃살에 대한 합리화를 가능하게했다.


가장 흥미롭고 신기한 것은 지구 입장에서 태풍은 없어서는 안되는 현상이라고, 적도지방은 태양빛을 받아 늘 뜨겁고 극지방은 차가워 한지역에 몰린 열을 분산시켜 균형을 찾는 방책이었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궁금했던 과학 지식들을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풀어나간 호기심 천국 모음같은 책이었다. 몇몇은 알고 있던 것도 있었지만 새롭게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고 이런 여러 현상을 논리적 과학적 사고로 발전시키는 사고의 횟수를 늘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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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을 처방합니다 - 매번 먹는 진통제보다 강력한 면역 치료법
정가영 지음 / 라온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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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 저자가 기능의학의 면에서 책을 풀어나간 모습이 나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감기나, 염증 질환으로 병원에 갔을 때 가장 궁금한 점은 그것이다. 도대체 왜 이러한 질병에 걸렸는지?




하지만 길어야 5분 정도에 불과한 진료 시간에 의사들은 원인을 알려줄수 없다.  결과론적 삶에 적응된 한국 사회에서는 주류의학에서도 환자의 속도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원인이 무엇인지 보다는 확실하게 효과가 나타나는 치료 위주로 발달해 왔기 때문이다.




가장 사람들이 잘 걸리는 구내염은 면역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이다. 충분한 영양 섭취와 스트레스 해소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변비는 섬유질의 부족과 스트레스로 인해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이것은 생활습관의 밸런스가 깨져있다는 알람 신호이다. 단순한 변비로 힘든 것 이상으로 장내 독성 물질이 오래 머물러 면역세포들과 만나, 염증이 많이 생기는 이유기도 하다.


 이러한 사소한 질환이 생겼을 때 무시하지 않고, 몸과 생활습관에 신경을 써야하겠다. 또한 감기에 걸렸을 때 편도선이 붓는 것은 편도선은 바이러스, 세균을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고, 면역세포들이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활발히 싸우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몸에 가장 면역세포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은 놀랍게도 장이다. 80%나 모여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산균이나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으면 면역력이 향상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일까?그렇지만 유산균만을 먹는다고 장이 건강해질 수는 없다. 내 장이 유산균이 살기에 적합한 곳으로 만든 후 유산균과 장 환경이 어우러져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튼튼한 장의 경우, 병원균과 독소가 장의 치밀이음부를 뚫지 못한다 한다. 이 치밀이음부를 느슨하게 만드는 원인은 무엇일까? 수면 부족, 스트레스, 설탕, 밀가루 음식과 같은 염증성 음식, 환경 호르몬, 스테로이드, 항암제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한다.



설탕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며, 염증성 음식이다. 장내에서 신속히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직접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분비하도록 유도한다.



무조건 유산균을 먹어야 한다, 무조건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보다 이렇게 하나하나 원인을 파악해서 몸이 건강하려면, 몸의 면역력을 높이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합리적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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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악몽과 계단실의 여왕
마스다 타다노리 지음, 김은모 옮김 / 한겨레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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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인과 관계가 있다. 실재하는 세계에서의 존재나 사건에는반드시 그것을 발생시키는 근거가 있다. 그 시작점의 기준을 어디서부터 잡아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평면상의 1차원 선 같이 단편적인 일들만 일어난다면, 어떤 현상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기 쉬워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삶은 굉장히 다면화되있고 복합적인 것에 얽혀있다. 모두의 시간과 공간의 집합은 다양한 구성을 가진다.

이 책에는 총 4작품의 단편이 실려있다. 이야기의 구성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한 결과에 의해 다른 일이 일어났고, 그일어난 일이 최악으로 치달아, 그것에 대한 영향이 나에게 돌아오는 스토리이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결과를 얻게 될지몰랐고,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내가 한 행동이 도화선이 되어 생각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 일들말이다.

단편소설 모음집이지만, 단편의 구조적 흐름이 작가가 의도한 듯하다. 첫 작품에서 마지막 작품까지 흘러가면서 처음에는 조금 억울한 것 같지만 뒤로 갈수록 주인공이 휘말린 일들이더 그럴만하다는 확신을 얻으며 흡입력을 실어간다.

첫 번째 단편에서 주인공은 전혀 어디서도 접점이 없는 사람에 의해 굉장히 큰 고통을 겪게 된다. 내가 이 길을 지나는 시점에 누군가 자살을 할 지 알았을 리가 없고, 심지어내가 먼저 시작한 것이 아닌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도발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조차 없다. 그두 가지 경우의 수가 합쳐진 것에 더하여 왜 하필 나를 타깃으로 잡았는지도 전혀 연관성이 없지만 생각지도 못한 작은 확률이 합쳐져서 딸을 잃을위기에 처한다.

두 번째 단편에서의 주인공은 굉장히 억울한 일에 휘말리지만, 앞 단편에비해서는 개연성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도 역시 주인공은 가만히 있었지만 주변의 고정관념이 모여확신성으로 다달았고, 그것이 결국은 다른 곳에 불똥이 튀게 되고 악의가 적은 작은 일이 다른 일에 영향을미쳐 처참한 결과를 가지게 된다.

세 번째야말로 주인공이 휘말린 일에 이유와 사유가 명백한 일이다. 주인공은과거에 휘말린 일을 근거로 복수를 당한다. 하지만 그의 복수 대상은 직접적인 사람이 아닌 그의 주변사람과 가족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한 사람에게, 똑같이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하는 것이 옳은 복수일지도 모른다. 물론 복수가 정당하다는 전제하에. 그러나 그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 즉 그 가족과 그 주변사람이 목숨을잃는다면, 그 사람은 죽어가면서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가? 나와연관된 사람이 되기 전에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을 가지고 추궁해야 하는가라는 미궁에 빠진다.

마지막 이야기, 가장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는 이야기. 의도하지 않은 두 명의 움직임으로 인해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하지만그 두 명의 움직임에는 일부분의 악의도 일부분의 선의도 들어있다. 물론 그 들은 죽은 사람을 죽게 할정도의 악의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작은 먼지가 기계에 치명적인 해를 가하듯이 그 먼지는 순식간에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일상 생활에서의 작은 에피소드들과 같은 일들이 끔찍하고 등골이 서늘하도록 전개되는 짜릿한 단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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