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악몽과 계단실의 여왕
마스다 타다노리 지음, 김은모 옮김 / 한겨레출판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모든 일에는 인과 관계가 있다. 실재하는 세계에서의 존재나 사건에는반드시 그것을 발생시키는 근거가 있다. 그 시작점의 기준을 어디서부터 잡아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평면상의 1차원 선 같이 단편적인 일들만 일어난다면, 어떤 현상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기 쉬워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삶은 굉장히 다면화되있고 복합적인 것에 얽혀있다. 모두의 시간과 공간의 집합은 다양한 구성을 가진다.

이 책에는 총 4작품의 단편이 실려있다. 이야기의 구성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한 결과에 의해 다른 일이 일어났고, 그일어난 일이 최악으로 치달아, 그것에 대한 영향이 나에게 돌아오는 스토리이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결과를 얻게 될지몰랐고,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내가 한 행동이 도화선이 되어 생각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 일들말이다.

단편소설 모음집이지만, 단편의 구조적 흐름이 작가가 의도한 듯하다. 첫 작품에서 마지막 작품까지 흘러가면서 처음에는 조금 억울한 것 같지만 뒤로 갈수록 주인공이 휘말린 일들이더 그럴만하다는 확신을 얻으며 흡입력을 실어간다.

첫 번째 단편에서 주인공은 전혀 어디서도 접점이 없는 사람에 의해 굉장히 큰 고통을 겪게 된다. 내가 이 길을 지나는 시점에 누군가 자살을 할 지 알았을 리가 없고, 심지어내가 먼저 시작한 것이 아닌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도발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조차 없다. 그두 가지 경우의 수가 합쳐진 것에 더하여 왜 하필 나를 타깃으로 잡았는지도 전혀 연관성이 없지만 생각지도 못한 작은 확률이 합쳐져서 딸을 잃을위기에 처한다.

두 번째 단편에서의 주인공은 굉장히 억울한 일에 휘말리지만, 앞 단편에비해서는 개연성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도 역시 주인공은 가만히 있었지만 주변의 고정관념이 모여확신성으로 다달았고, 그것이 결국은 다른 곳에 불똥이 튀게 되고 악의가 적은 작은 일이 다른 일에 영향을미쳐 처참한 결과를 가지게 된다.

세 번째야말로 주인공이 휘말린 일에 이유와 사유가 명백한 일이다. 주인공은과거에 휘말린 일을 근거로 복수를 당한다. 하지만 그의 복수 대상은 직접적인 사람이 아닌 그의 주변사람과 가족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한 사람에게, 똑같이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하는 것이 옳은 복수일지도 모른다. 물론 복수가 정당하다는 전제하에. 그러나 그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 즉 그 가족과 그 주변사람이 목숨을잃는다면, 그 사람은 죽어가면서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가? 나와연관된 사람이 되기 전에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을 가지고 추궁해야 하는가라는 미궁에 빠진다.

마지막 이야기, 가장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는 이야기. 의도하지 않은 두 명의 움직임으로 인해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하지만그 두 명의 움직임에는 일부분의 악의도 일부분의 선의도 들어있다. 물론 그 들은 죽은 사람을 죽게 할정도의 악의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작은 먼지가 기계에 치명적인 해를 가하듯이 그 먼지는 순식간에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일상 생활에서의 작은 에피소드들과 같은 일들이 끔찍하고 등골이 서늘하도록 전개되는 짜릿한 단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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