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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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뛰어넘은 상상력으로 진짜 나를 찾게 할 기묘한 이야기

파격적인 상상력으로 각 작품마다 색다른 개성을 뽐내는 보린 작가의 신작 소설로 투명한 정육면체 큐브에 갇힌 청소년들이 겪는 롤러코스터 같은 이야기로 자아 인식과 진로 탐색으로 불안해하며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자기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도와주며 의미를 찾아주는 장편 SF 청소년 소설이다.

"당신은 채집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연우가 투명한 막에 갇힌다. 큐브의 통제 시스템에 의해 물리적, 정신적 리셋을 당하고 갑자기 1년 뒤 현실로 돌려 보내진다. 연우는 누가 자신을 채집했는지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연우는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을 겪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게 된다. 친구 해고니를 좋아하고, 고백을 하고 해고니 옆에 있기 위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작가의 상상력처럼 우리도 사실 큐브에 채집된 후 현실 세계로 돌려보내진 건 아닐까?

남들보다 느린 것은 아닐까, 이 길이 정답일까 수많은 고민과 걱정 속에서 느끼는 각자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정면으로 마주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청소년기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우리가 있었고 청년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우리를 맞이할 때마다 큐브가 주는 의미를 떠올리며 시간과 마음을 다 잡을 수 있다.

공황장애를 겪었던 사람이라면 연우의 불안한 심리를 온전히 공감할 수 있다. 불안함을 떨쳐버리려 젤리 곰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선택하는 연우의 성장기를 보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이끌어준다.

수많은 아이들이 고민할 때, 이 책을 추천해 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아직 불안전한 우리가 조금은 안전하게 다정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줄 책이라고 꼭 소개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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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기름
단요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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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장편소설 《다이브》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문윤성SF문학상 대상,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하고, 르포와 평론으로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한국 문단의 주목받는 신예 단요의 첫 신학 스릴러.

스스로 정신머리가 없다고 평하는 우혁은 청년기에 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한 도박중독자이다. 중학교 시절 물에 빠진 우혁을 구해 신비한 힘으로 치유해 준 소년의 기억이 그의 방황의 이유였다. 중학생 우혁은 그 경험으로 인해 일상을 초과하는 스릴과 자극에 빠지게 된다. 서른셋의 우혁 앞에 그 소년이 나타나 도움을 청하고 그는 과거에 사이비 종교 새천년파의 교주 행세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999년 12월 31일 세계의 종말을 예언하며 서른두 명의 신도를 집단 자살로 몰아넣었던 교주 이도유. 우혁은 다시 소년을 만나 일상 밖으로 탈주하여 세계를 구하거나 멸망시킬 여정을 시작한다.

만약 네가 세상을 끝장낼 수 있으면, 그러고 싶으냐?

인간은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는 큰 틀 안에서 살아가며 그 안에서 삶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책에서는 재림 예수, 윤리적 갈등을 겪으며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혁의 선택을 통해 믿음과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단순히 사이비 종교의 부조리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자본주의 낳은 괴물들의 현실을 낱낱이 파헤쳐 준다. 사교육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해 주는 작가의 해박한 시직과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 속 소재로 많이 쓰이는 사이비 종교에 관한 줄거리는 대부분 신도가 되거나 제물이 된 주인공을 구출했다면, 이 책은 신을 사칭한 한 남자를 다시 만나 그를 쫓는 무리들로부터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고민하고 갈등하는 내용이다. 선과 악의 경계를 생각해 보며 신과 인간, 삶과 죽음에 대해서 각자의 윤리적 관념을 내세워 함께 토론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신을 사칭한 이도유, 자극적인 인생만을 추구했던 최우혁, 최우혁을 도박의 세계로 안내한 김형, 개인적으로 이 구역의 빌런은 집단 사건의 생존자 조강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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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시 - 한사오궁 장편소설
한사오궁 지음, 문현선 옮김 / 책과이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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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따위가 일찍이 다다른 적 없는 곳에도 삶이 존재할 수 있는지, 또 그와 같은 진짜 삶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이 책은 언어 밖의 이미지를 써 놓았다. 1부는 다른 장면, 표정, 얼굴, 복장, 기타 사물에 관한 우리의 인식을 꼬집고 2부는 이미지가 우리의 운명에 어떻게 간섭하는지 고찰하며 3부는 이미지가 사회, 정치, 교육, 문명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탐색하고 있으며 4부는 언어와 이미지가 주고받는 방식 속에서 현대사회가 당면한 지적 위기를 희화적으로 짚어낸다.

이미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 우리 삶에 특징적인 부호와 표지로서 우리의 기억과 감정, 운명에 개입한다. 작가는 침착한 목소리로 갖가지 익숙한 사물과 개념에 대한 세밀하게 분석해 준다. 암시는 어떤 사건의 의미이자 사전 검증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암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무시하곤 한다. 일종의 도피이자 은폐와 같은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무시된 채 지나가버린 것들을 이야기한다.

<암시>는 한사오궁 작가의 실험적인 장편소설로 북토크 모임에 참가하는 듯한 기분이 들며 작가의 이야기나 의견을 진솔하게 들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 번만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꽤나 긴 시간 동안 함께 했고, 필사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나 역시 실험적인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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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 문장으로 쌓아 올린 작은 책방 코너스툴의 드넓은 세계
김성은 지음 / 책과이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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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음악을 좋아하는 부모님 덕분에 음악이 흐르는 회사에서 길지 않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작고 낯선 도시에서 작은 책방을 하고 있는 김성은 작가의 동두천의 작은 책방 코너스툴 이야기.

코너스툴 : 권투 선수가 격렬한 시합 도중 쉬는 작은 의자를 일컫는 말

책방 코너스툴은 2017년에 동두천에 문을 연 작은 책방이다. 변두리 작은 책방에 모여드는 사람들, 취향을 강요하지 않는 책방. 처음 온 손님이든 단골이든 저마다의 취향이 조금씩 조심스레 반영되어 책장 서가를 채워가며 지친 마음이 모여 쉬어 가는 곳으로 운영하고 있다. 책방 운영이라는 것에 육체적 노동은 필수, 월세를 못내는 달이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고달픈 날이 이어지지만 이 모든 수고를 견디도록 만드는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작은 책방, 이곳에 작은 변두리만의 삶이 존재한다. 그곳에도 작가와 독자가 있고 그들에게 작지만 안락한 자리를 내어주는 책방 코너스툴,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작은 안식처를 찾아 헤매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책방 문을 여는 작가의 수많은 마음과 수많은 문장을 기록한다.

북카페나 독립서점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만의 책장을 공유하며 책방을 오픈하는 것을 꿈꾸곤 한다. 이 책은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내용으로 책방이라는 것이 결코 우아한 업종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준다. 똑부러지는 문학소녀 같은 작가의 추천 책을 메모해가며 다음 읽을 책을 골라본다.

진귀한 경험담을 따뜻한 글로 풀어낸 작가님의 이야기로 전국의 작은 책방들을 응원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 책과이음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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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김은하 지음 / 서스테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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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구나 느끼고 있었는데 책으로 나와서 너무 기쁘고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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