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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는 왜 루브르에 있는가 - 다 빈치를 찾아 떠나는 이탈리아 예술기행
사토 고조 지음, 황세정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의 거장 레오나르드 다 빈치, 그의 예술 생애의 여정을 더듬어 떠나보는 시간이었다.
밀라노에서 파비아와 베네치아로, 또 피렌체와 로마를 거쳐 그의 생애를 마쳤던 프랑스의 앙부아즈까지, 높은 지위의 가문과 왕의 부름을 따라, 또는 전쟁의 압박을 피해 여러 도시를 이동했던 그의 인생은 마치 역마살이 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살았던 15세기의 이탈리아 상황을 들여다보면서 그 당시 도시를 지배했던 가문 등 역사적 사실까지 접해볼 수 있었다.
나는 그동안 다빈치가 화가이자 해부와 기계적인 탐구에 매진한 과학자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건축 총감독이기도 했고 성대한 결혼식의 축하연 무대감독이며, 더 놀라운 것은 베네치아 공국에서 그에게 오스만 적군이 강을 통해 침입할지의 여부를 조사할 임무를 맡겨 이손초 강으로 파견도 보냈다.
그가 여러 방면에서 재능이 탁월해 위에서 그를 신임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에게 그림의뢰가 적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다빈치가 한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무려 5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의 스케치만으로 남아있는 "동방박사의 경배"를 보면서 만약 색칠까지 마쳤다면 정말 아름다운 큰 대작이 되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역시 모나리자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나리자에 대한 어느 기록과의 비교를 통해 눈썹이 있는 진짜 모나리자가 존재한다는 설이다. 사실 두 장의 그림을 그려 젊은 여인의 모습의 그림은 의뢰인에게 주고 또 다른 한장은 시간을 두고 다소 나이를 먹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모나리자라는 거다. 젊은 모나리자는 실제로 현재 미국 어딘가에 있다고 하는데 정말 한 번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책 속에 소개된 다빈치의 그림들을 보면서 그만의 색깔과 주관이 느껴졌다.
인물 뒤 배경에 바위산과 나무와 강의 풍경이 아스라히 부드럽게 존재한다. 여인들의 눈과 입가는 강렬하면서 온화하다. 인물 존재감이 깊이있고 은은하게 드러난다.
내 눈을 사로잡은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의 초상이 다빈치의 그림 중 가장 인상깊게 다가왔다. 가죽과 띠로 장식된 이마와 머리, 길고 흰 목에 걸린 검은 제트석 목걸이와 품에 담비를 안은 여인의 얼굴과 눈이 분위기있고 매력적이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이나 화보의 한 컷이라 해도 그 이상이다.
책은 끝에 다빈치의 여정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던 저자의 친절한 지도와 교통수단이 소개되어 있다.
피렌체와 로마, 밀라노의 유명한 건축의 역사까지 알 수 있어서 여행가이드 책으로도 유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