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시를 말하다 토트 아포리즘 Thoth Aphorism
고두현 엮음 / 토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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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는 단숨에 읽어버리는 글이 아니다. 내 마음을 열고 느끼고 음미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도 한 번에 읽어버리고 덮는 책이 아니다. 공자와 정약용, 보들레르부터 현시대의 시인들까지 한 가지 질문에 대해 대답한 한 줄을 엮은 것이다.  그 질문은 바로 시란? 이다. 시란 무엇이다 라는 정의야말로 시인에게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서정시를 좋아하는 편이다. 자연의 풍유가 느껴지는, 자연의 아름다운 정취에 기분이 순환되는것 같은 시.

안도현의 시처럼 비유가 독특하고 재밌는 시를 보면 시인의 발상과 관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이해하기 힘든 추상적이고 난해한 시들도 있다.    

시가 다양한것 처럼 똑같은 시인이지만 시란? 이란 질문에 정의는 각기 무궁무진하고 달랐다.

시는 악마의 술이라고 한 아우구스티누스 황제의 말처럼 그 사람에겐 시가 끊을 수 없는 달콤한 중독이었다.

 

시 삼백편의 의미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생각에 사악함이 없다는 것이다.

 -공자-

사람의 생각이 우주의 자장을 뚫고 만물의 언어를 캐내는 것.

-이근배-

 

시란 이성의 조력에 상상력을 동원해 진리와 즐거움을 결합시키는 예술이다.

시의 본질은 발견이다.

예기치 않은 것을 산출함으로써

경의와 환희같은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S, 존슨-

 

소의 커다란 눈

무언가 말하는 듯한데

내 귀는 듣지 못하네.

-김기택-

 

생각에 사악함이 없는 것이란 공자의 표현이 정말 대단하고 가장 인상깊게 다가왔다.

시인들의 다양한 한줄들을 읽으면서 시란 어떤것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말들은 다양하지만 결국엔 뜻하고자 하는 건 하나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순수한 것, 꿰뚫고 보려는 본질. 그 과정은 잘 모르겠지만 본질을 보려는 과정 중에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점점 감추어져 있던 무한한 세계가 넓어지는 것.

정말 좋은 시를 읽었을때 그 시 한편이 하나의 세계같이 느껴질때가 있다.

시에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이 책의 시인들의 눈을 빌려 시를 보려고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한 발짝 시에 가까워진 날이 올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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