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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라 - 황광우와 함께 읽는 동서양 인문고전 40
황광우 지음 / 생각정원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생각보다 꽤 두툼한 책, 거기다 동서양 인문고전을 담은 책이니만큼 겁이 살짝 났지만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철학이
그렇게 어렵고 현실과 동떨어진것만은 아닌 것을 느꼈다.
모든 문학 위에 철학있다는 말을 알지만 막상 대하면 어렵고 자괴감만 느끼게 하는 것이 철학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책에서, 특히 동양철학은 삶의 중심에서 가장 깊은 곳을 건드려주며 쉽게 이해할 수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물론 한 번읽어서 그 뜻을 다 헤아릴 수는 없겠다. 읽고 곱씹을수록 그 뜻이 다르게 다가오는 심오함과 매력을 담고있으니 말이다.
그 중에 "노자"가 가장 깊게 와 닿았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바퀴 축에 달린다. 수레바퀴의 쓰임은 빈 공간에 있다. 흙을 이겨 그릇을 만든다. 그릇의 쓰임은 빈 공간에 있다. 지게문과 창문을 뚫어 방을 만드다. 집의 쓰임은 빈 공간에 있다. 때문에 무엇인가 있는 데서 이로움을 얻지만 사실 쓰임의 근본은 빈 곳에 있다.
<도덕경>11장
쓰임은 빈 공간에 있다라는 것이 처음에는 무엇을 말하는지 몰랐으나 밑에 이해를 돕는 쉽고 친철한 해석이 나온다.
컵은 형체가 있는 것이지만 컵의 이유는 빈 공간에 물을 채우기 위함이다.
집 역시 형체가 있는 유이지만 집을 짓는 이유는 방 이라는 빈공간에 살기위해서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은 빈 공간에 있지 않고 겉의 모양 뿐이라는 것이다. 집이 몇 평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공간에서 어떻게 잘 살까가 우선시 되어야하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당연한 것에서, 당연한 원리를 끌어내어 아! 하는 깊은 깨달음주는 것이 동양철학의 매력아닌지 싶다.
본질보다 현상에 집착하는 우리의 현실을 이렇게 적절한 비유를 들어 설명하다니 정말 그 지혜와 통찰이 존경스럽다. 그토록 오랜세월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단단해져 지금까지, 앞으로 올 먼 미래까지 이어져 내려갈 힘의 이유를 알 것같다.
우리는 컴퓨터, 핸드폰 덕을 많이 보지만 한편으론 머리사용능력을 빼앗기는 것 같다. 나 역시 가끔 멍 할 때가 있다. 핸드폰을 몇일 수리에 맡겨놓으면 몸의 일부가 없어진것처럼 허전하고 뭔가 이상하다.
머리가 딱딱하게 굳어져가는데 본인은 정작 모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창의성과 우뇌를 중요시하는 창재의 시대가 온다고 한다.
상상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말랑말랑한 머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는 깊은 사고와 성찰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철학이 각광받는 학문으로 떠오르며 더이상 실생활과 동떨어진 것으로 취급받지 않는 이유일것이다.
그렇다면 철학은 더이상 학문이 아니다. 이젠 생활이지 않을까. 철학하라 라는 이 책의 제목이 다시한번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