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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 - 세계 최고의 다이어트 전문가가 조언하는 진정한 여성의 매력
피에르 뒤캉 지음, 배영란 옮김 / 사공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풀밭 위의 점심식사 작품 앞에서 한 여대생이 친구에게 말한다. "정말 이상한 시대야. 그 당시 남자들이 불쌍해. 마네가 이런 몸매의 여자를 높이 평가했다는 거잖아? 왜 정상적인 몸매의 여자들을 그리지 않았던 걸까?"
요즘 여성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몸매란 모델처럼 군살없이 바싹 마른 몸매라고 생각한다.
살집 하나없이 마른 몸매에 집착하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책은 진정한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그런 잘못된 생각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 메시지는 남자들은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통통이란 말은 비만이나 뚱뚱을 뜻하지 않는다.
가슴과 엉덩이, 골반라인의 둥근 선이 살아있는 여성 특유의 살집이 탱탱한 몸을 의미한다.
이런 말이 구시대적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여성의 통통함에 대해 생물학적 관점과 역사적 관점, 문화적 관점에서 차근차근 근거를 대고 있다.
그 중 곡선이 살아있는 여성 특유 살집이 탱탱한 여성의 몸은 조용히 성적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동물도 인간도 성적 본능과 번식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 본능이 풍만한 여성의 몸에 열린다. 몇백만년 전부터 여성의 통통함이 남자에게 성적 신호의 필수가 되어온 것이다.
여성의 둥근 곡선의 몸은 그만큼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남자와 다름없이 골반과 엉덩이가 일자인 몸은 아름다운 여성관에 설 자리가 없었다. 루벤스나 르누아르의 그림에도 찾아볼수 없다.
하지만 패션업계를 보면 깡마른 몸이 소화할수 있는 옷들이 위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성잡지며 온갖 미디어에 영향을 받은 여자들은 멀쩡한 자신의 몸에 좌절하고 조금의 군살에 창피하게 여기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비정상적인 막대기같은 몸에 여자들이 열광하는데에 패션 디자이너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자의 굴곡있는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옷에 여자의 몸을 맞추는 상황까지 온 데에 디자이너의 책임을 묻고 있다.
패션업계는 동성애자가 많은데, 그 중 여성에 대한 특이한 의식세계를 갖는 특이한 사람들이 많다. 여자에 대해 비정상적인 의식을 지닌 소수의 시각에 여성들이 영향을 받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나 또한 조금만 통통한 기색이 보이면 스트레스부터 받았던 것 같다. 그동안 소수 특이한 디자이너의 시각을 내 시각으로 비판없이 받아들였던 것 같다.
저자는 문화가 내린 최고의 저주는 문화가 곧 진리라고 믿게 하는 데 있다고 말하며 잘못된 여성관에 사로잡힌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는데 도움을 준다.
모순적인 한 예도 기억에 남는다. 여성잡지엔 너도나도 다 비쩍마른 모델들이 나온다. 트위기라는 최초의 마른 여성 모델은 수많은 여자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남성잡지에서 근육맨 옆의 굴곡이 살아있는 정상적인 여자들을 볼 수 있다.
영화 007에도 제임스 본드 옆의 풍만한 본드걸이 서있다. 남자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건 이러한 풍만하고 둥근 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반면 트위기는 여성에게 손을 건넨다.
책은 비만이나 뚱뚱하지 않은 적정체중의 여성이 다이어트 책을 뒤적이며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걸 분명히 해두고 있다.
페미니즘 관점에서도 이런 현상을 바라보고 있다. 남녀의 차별을 없애는걸 넘어 차이까지 없애려 하고, 평등을 동일함으로 보는 잘못된 시각을 언급한다. 가슴, 엉덩이가 남자와 다름없는 옷과 모델들을 선호하는 풍조에 대해.
나 또한 남자가 남성스럽고, 여자가 여성스러운 것은 편견이 아니라 자연의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풍만함에 끌리는 남자의 본능과 그런 여자의 몸은 인류의 생존에 적극 이바지 해왔고 앞으로 변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문화는 또 바뀐다. 또 다른 몸매가 미적 기준으로 여겨질것이다.
적정체중의 몸에 만족하고 더불어 영혼도 평온하게, 그리고 가치있는 곳에 쏟을 열정이 진실이 아닌 유행에 현혹되어 낭비되지 않았으면 하는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책이다. 여성 특유의 살집이 잡힌 둥근 몸이 훨씬 행복하고 만족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이 책을 읽고 트위기 같은 모델의 몸매에 집착하는 여성들이 얼마간의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