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격차는 30대에 만들어진다 - 30대에 하지 않으면 후회할 50가지
오쓰카 히사시 지음, 박재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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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대 중반인 나는 1,2년 전만 해도 철없게도 서른이라는 나이가 서서히 내려가는 시기라고 생각했었다.

더 이상 어떤 도전이나 열정이 찾아오지도 통하지도 않는, 이미 정해진대로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것이 서른 이후의 삶이라고.

하지만 삶이 진짜 시작되는 시기가 바로 서른이란 걸 깨달았다. 

멋모르는 20대라면 30대엔 멋진 사람으로 거듭날수 있다. 직장에선 부하직원이 생겨나고 세상물정을 어느정도 터득하는 때이다.

 

내가 놀란건 대학을 위해 준비하는 10대처럼 30대는 40대를 위해 준비하고 잘 보내야한다는 사실이다. 책은 30대를 이렇게 보내는 건 아니었는데, 하고 후회하는 동료,선배들을 보고 그 목록 리스트를 만들어 정리해 둔 것이다.

첫 장은 자신의 가치를 찾는데서부터 시작한다. 외부 세계와 최대한 많이 접촉해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보고 경험할때 내 안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난 무슨 가치가 있을까, 생각만 해서는 절대 모른다는 부분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롤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목록도 눈에 띄었다.

내가 속한 분야의 롤모델이 있을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빠르게 안정적으로 성장할수 있다. 만약 그런 인물이 없다면 내가 있어야 할 장소가 아닌지 의심해 보라는 충고에 롤모델의 중요성을 크게 실감했다.

 

조급한 20대로써 조금만 부족해도 남에게 뒤쳐졌거나, 혹은 그래서 따라잡기 늦지 않았나 성급한 생각을 할때도 있는데 그런 생각이 얼마나 미련하고 답답한 건지 느꼈다.

30대야 말로 인생의 격조를 높이고 격차를 만들 수 있는 때이다.

얼마 전 신문에서 미국의 유명 외식업체의 사장인 한국 여성에 대한 기사가 떠올랐다. 30대 초반에 남편따라 미국에간 이 여성이 늦은 나이에 프랑스 요리학교를 다니면서 엄청난 노력 끝에 수많은 방송출연, 유명쉐프를 거쳐 수많은 지부를 둔 사장이 된 이야기다.

이 뿐만 아니라 박완서 작가도 늦은 나이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걸로 알고 있다.

 

책은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하라고 한다.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여성도 평소에 요리하기를 즐겼고 박완서 작가도 엄청난 독서를 했다. 30대에도 꿈과 열정으로 뒤덮여 있어야 한다는 건 놀랍다. 그러고보니 고갱도 마흔 다되어 그리기 시작했다.

 

주로 이직, 승진, 봉급 등 직장생활의 비중이 큰게 조금 아쉽지만 하나같이 살이되고 득이 되는 이야기다.

웃는 4050을 보내고 싶으면 작은 꿈이라도 그 꿈의 향에 취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게 되었다.

물론 꿈에 취한 30대도 행복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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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보석 - 명사들이 간직해온 부와 사랑의 기억
스테파노 파피.알렉산드라 로즈 지음, 김홍기 옮김 / 투플러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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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아를답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보석들이 컬러풀하게 가득 실려있어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실물 크기의 사진 덕분에 보석의 디자인과 색깔을 더욱 생생하게 즐길 수 있었다.

 

한 명성 떨쳤던 보석들과 만만치 않게 드라마틱했던 그들의 주인의 삶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지는 책이다. 보석의 주인은 대부분 명망있는 가문의 귀족과 왕족, 20세기 초반의 헐리웃 여배우들이다. 최상류층의 세계를 한 층 더 매혹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보석의 향연이 펼쳐지는 동안 그 아름다움을 한 껏 만끽 하는 한편 보석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장 눈을 사로잡은 내 취향이었던 보석은 1950년대 헐리웃 여배우였던 에바 가드너의 컬렉션이다. 한 눈에 보기에 화려한 다른 것들과 달리 이 컬렉션은 절제된 아름다움과 섬세한 가치가 느껴진다. 옐로 사파이어 반지, 다이아몬드 꽃잎으로 장식된 녹색의 비취 귀걸이와 브로치가 예술작품과 같은 고고함을 내뿜고 있다.

푸른 아쿠아 마린과 금의 힘찬 파뤼르 세트는 주인인 여배우 조앤 크로퍼드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가난을 뚫고 타지로 올라와 생존을 위해 달려온 그녀의 불굴의 의지, 용맹함이 물씬 느껴지는 세트다. 실제로 가장 좋아하는 장신구라고 하며 이 파뤼르는 후에 웬디 워홀이 경매해서 구입했다고 한다.

 

보석의 유명세와 함께 그것들을 소유한 자들의 인생도 눈길을 끈다. 영국 왕위를 물리치고 미국의 이혼녀와 결혼한 에드워드 경의 선물로 이루어진 컬렉션은 로맨틱하고, 몇세기에 걸친 탁시스 가문의 보석들은 역사적인 엔티크의 심미적인 매력이 황홀할 정도다.

개인적으로 책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보석이 이 가문의 19세기 초 다이아몬드 목걸이다. 마름모꼴, 꽃, 직사각형으로 이어진 세줄의 목걸이로 동방의 이국적인 매력을 풍긴다.

 

책은 보석과 더불어 소유주 인생의 화려한 면도 부각시키지만 그에 못지 않는 아픔도 있다. 여배우 대부분은 2번 이상의 이혼을 했고 말년은 고독했다. 남은 여생을 쓸쓸히 보내며 보석은 거의 다 경매로 처분되었다.  

허황되고 덧없는 쓸쓸함과 공허가 잠깐의 화려함과 비교되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보석들은 너무할 정도로 화려하다. 큼직한 진주와 에메랄드도 눈에 가득차는데 그 주위를 촘촘히 둘러썬 다이아몬드들과 뒤의 걸쇠부분의 사파이어까지. 하지만 완성된 보석은 섬세함과 완벽함을 넘어 예술적인 작품과 다를바가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원석의 빛깔과 디자인 등 아름다움을 즐기고 심미적인 가치와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점에서 괜찮은 책이다.

이 보석들은 미술작품처럼 계속 존재하며 화제와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누군가를 매혹시키겠지.

이 책처럼 또 다른 주인의 삶을 기억하는 책이 다시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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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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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다음 두 번째로 읽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이다. 두 책 모두 재미있게 보았다.

집단과 개인들이 저마다의 이해관계만을 쫓으며 남을 아랑곳하지 않는 등장 인물들의 위선적인 모습이 두 책의 비슷한 점이다.

 

회사와 국제적인 음모가 얽힌 큰 스케일에 등장인물들은 가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근접하게 줌인해서 그들의 캐릭터가 매우 입체적이고 더 잘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위선적인 모습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죽은 채로 발견된 윈드로프 회사의 야간 경비원을 시작으로 경찰관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수사가 시작된다.

 

윈드로프에게 풍차조성을 위해 땅 매각을 집요하게 요구당하는 루트비히.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이자 동물관련 가게를 운영하는 커플 제니스와 리키. 이 둘을 사랑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는 17세 소년 마르크. 그리고 학창시절 친구의 리키 집에 얹혀사는 니카.

 

일단 사람의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점에서 서머싯 몸을 생각나게 한다.

당당하고 매력적이면서 동물을 지극히 사랑하는 리키와 시민단체에서 누구보다 두팔 걷고 외치는 제니스는 인간의 이중적이고 파렴치한 면을 제대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상처받고 순진한 17세의 마르크의 눈으로 사랑했던 인간에 대한 환상이 철저하게 깨져버린다.

 

책은 땅을 갖고 벌어지는 대립과 살인, 그리고 니카의 감춘 정체와 국제적 음모에 휘둘려 쫓고 쫓기는 그녀의 이야기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막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간으로 인한 기후 재난설이 전 세계적으로 사실로 받아들여진 가운데 실은 이 가설이 권력과 돈을 위해 조작된 허위란 사실을 밝혀주는 증거가 나옴으로써 이를 막으려는 자와 터뜨리려는 자 간의 배신과 증오의 추격이 벌어진다.

 

책의 사건들은 대게 사랑의 배신으로 인한 증오 때문에 벌어졌다. 위선적인 가해자와 복수하는 피해자가 만들어나가는 이야기가 스릴있고 재밌다.

 

싸이코나 인격장애자가 나오는 스릴러와 달리 자기 이익만을 쫓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현실적이고 재밌다.  본 모습을 감추고 연기하는 인간에 대한 실망감도 들지만 그만큼 더 솔직하고 그래서 더 두 눈을 크게 뜨고 보게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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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보트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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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군데에 정착하지 못하고 1,2년 마다 다른 곳으로 이사다니는 방랑자들. 요코와 그녀의 딸 소우코

왜 항상 옮겨다녀야 돼? 라는 딸의 질문에 어디에도 익숙해지는게 싫어서. 익숙해지면 그 사람을 만나지 못할까봐, 우린 하나님의 보트에 탄 방랑자야, 라고 대답하는 요코의 삶은 늘 그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이다.

그 사람은 요코가 사랑하는 남자이자 소우코의 아빠다. 어디있든 꼭 찾아서 다시 오겠다는 그의 마지막 말 한마디에 매달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혹시 그를 만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살아간다.

하나님의 보트는 하나님이 지켜줄것 같이 안전할것 같지만 이 모녀가 탄 보트는 왠지 작은 나무배 같다. 위태위태 하지만 그럭저럭 물길을 헤쳐나가는.

요코와 소우코의 삶에는 눈에 보이지 않은데 항상 곁에 있는 것처럼 그가 존재한다. 어떤 칵테일 먹고, 무슨 책을 읽다가 어떻게 소우코가 생겨났는지, 그와의 사랑스런 추억들, 생김새 등, 요코는 한 번도 아빠를 보지못한 딸에게 그의 이야기를 기분 좋은 일처럼  늘상 해준다.

 

책은 요코와 소우코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온다. 요코 부분은 연애소설을, 소우코 부분은 성장소설을 읽는 것 같을 것이라는 해설 처럼 다른 높낮이의 시선이 조화롭다.  

어딜 가든 피아노 강습을 하고 밤에는 바에서 일하는 요코는 두 시간의 산책과 항상 책을 읽으며 하루를 규칙적으로 균형감을 맞추어 살아간다.

균형감을 이루며 그럭저럭 헤쳐나가던 요코의 삶이 흔들리면서 후반에 위기감이 고조된다.

나이에 비해 엄마를 깊이 생각하고 철이 든 소우코가 사춘기 고등학생이 되면서 엄마에게서 독립하고 싶어한다. 현실에 벗어나 사는 엄마를 이해 못하며 현실을 살겠노라 단단히 다짐했기 때문이다.

 

책은 극적인 사건이 없지만 소설이 자아내는 분위기에 점점 스며들게 된다. 그 분위기는 잔잔하고 봄날의 아늑한 오후같다.

요코가 로드스튜어트 노래를 들으며 바다를 산책하는 풍경, 봄꽃이 핀 봄날의 바람 등 산책할때 느껴지는 자연의 기분좋음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요코가 딸 앞에서 수시로 담배를 피는 부분, 그 남자가 유부남이라는 건 이해 할 수 없고 내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한 남자를 잊지 못하는 엄마와 과거는 과거일뿐 현실을 살아가려는 딸의 이야기를 다른 시선에서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결말이 해석하기 나름인 약간 애매모호하다. 내가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하면 될까? 작가의 진짜 속뜻을 물어보고 싶다.

바다와 피아노 소리와 커피향이 가득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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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바로크시대와의 만남 - 바흐.헨델.비발디의 시대 클래식 시대와의 만남 2
클라이브 웅거 해밀턴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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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을 깨고 자유롭게 표현했던 낭만시대와 달리 바로크 시대는 형식을 발견하고 만들어나간 16~18세기까지의 시기이다.

바흐, 헨델, 비발디가 바로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작곡가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음악가들이 존재했지만 이 세명의 이름 아래로 묻혀버렸다. 적어도 우리가 살고있는 현 시대에는.  비발디도 우리 시대에 와서 주목받기 시작했단 이야기가 참 놀랍다.

 

왕족, 귀족을 위한 음악이었던만큼 트릴같은 장식적인 요소가 두드러지고 화려한 느낌이다. 호화로운 궁중의 응접실이 생각나는 예의와 엄숙함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같은 음의 반복적인 형식이 유쾌하고 정갈한 느낌을 전해준다.

 

특히 눈에 띈 것은 하프시코드 연주곡이다. 건반악기인 하프시코드는 오르간과 비슷한 음색의 악기로 바로크 시대의 많은 음악가들이 건반연습용 악보집을 냈다. 피아노보다 다소 투박한 소리의 빠른 반복적인 선율이 묘하게 귀를 사로잡는다.

 

후대에 없어선 안될 인물이자 바로크 시대가 낳은 최고의 위대한 인물은 역시 바흐다. 음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본 바흐는 엄청나게 어렵다는 푸가를 발전시키고 후대에 모짜르트, 베토벤이 양식을 정립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수록된 시디에 바흐의 음악만 6곡이 실릴 정도로 바로크 시대의 엄청난 중요한 인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바흐는 오라토리오(종교음악)도 작곡했는데 cd에도 실린 "마태수난곡"을 들어보면 예수가 받는 고난의 비통함과 슬픔이 크게 느껴진다.

하프시코드 협주곡 F단조 2악장 역시 귀에 익은 멜로디로, 들을수록 좋고 편안한 음악이다.

 

같은 시리즈 중의 한 권인 낭만시대 음악과 비교해서 듣게 되는데 뚜렷한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낭만 시대 클래식은 감정적으로 직접적이다. 선율이 기뻤다가 갑자기 폭풍을 맞은 듯 파도처럼 자유롭게 흐르는 반면 바로크 음악은 다소 수평적인 선율로 위엄있고 격식을 차린 느낌이 있다. 하지만 바호의 수난곡 처럼 감정표현이 풍부한 곡들도 있고 쿠프랭의 마농처럼 빠른 곡도 있다. 

바로크 음악은 낭만 시대와 비교했을때 딱딱하고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내 생각을 바꾸어주었다.

화려함의 극치 로코코 양식의 시대인 만큼 화려한 장식음이 있지만 음악에 허세가 있단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오히려 선율의 미묘한 변화와 섬세함이 매혹적이고 듣기에 아주 편안하다. 헨델과 바흐의 오라토리오는 영적인 느낌까지 준다.

 

중산층을 위한 음악으로 가는 길목에서 바로크 음악은 쇠퇴한다. 다음 시리즈인 고전음악과의 만남에서는 집안에 피아노 한 대씩 갖춘 가정이 늘어나 중산층도 음악을 즐기게 되는 클래식 역사가 계속 이어진다.

다른 시대의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클래식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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