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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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다음 두 번째로 읽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이다. 두 책 모두 재미있게 보았다.

집단과 개인들이 저마다의 이해관계만을 쫓으며 남을 아랑곳하지 않는 등장 인물들의 위선적인 모습이 두 책의 비슷한 점이다.

 

회사와 국제적인 음모가 얽힌 큰 스케일에 등장인물들은 가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근접하게 줌인해서 그들의 캐릭터가 매우 입체적이고 더 잘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위선적인 모습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죽은 채로 발견된 윈드로프 회사의 야간 경비원을 시작으로 경찰관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수사가 시작된다.

 

윈드로프에게 풍차조성을 위해 땅 매각을 집요하게 요구당하는 루트비히.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이자 동물관련 가게를 운영하는 커플 제니스와 리키. 이 둘을 사랑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는 17세 소년 마르크. 그리고 학창시절 친구의 리키 집에 얹혀사는 니카.

 

일단 사람의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점에서 서머싯 몸을 생각나게 한다.

당당하고 매력적이면서 동물을 지극히 사랑하는 리키와 시민단체에서 누구보다 두팔 걷고 외치는 제니스는 인간의 이중적이고 파렴치한 면을 제대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상처받고 순진한 17세의 마르크의 눈으로 사랑했던 인간에 대한 환상이 철저하게 깨져버린다.

 

책은 땅을 갖고 벌어지는 대립과 살인, 그리고 니카의 감춘 정체와 국제적 음모에 휘둘려 쫓고 쫓기는 그녀의 이야기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막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간으로 인한 기후 재난설이 전 세계적으로 사실로 받아들여진 가운데 실은 이 가설이 권력과 돈을 위해 조작된 허위란 사실을 밝혀주는 증거가 나옴으로써 이를 막으려는 자와 터뜨리려는 자 간의 배신과 증오의 추격이 벌어진다.

 

책의 사건들은 대게 사랑의 배신으로 인한 증오 때문에 벌어졌다. 위선적인 가해자와 복수하는 피해자가 만들어나가는 이야기가 스릴있고 재밌다.

 

싸이코나 인격장애자가 나오는 스릴러와 달리 자기 이익만을 쫓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현실적이고 재밌다.  본 모습을 감추고 연기하는 인간에 대한 실망감도 들지만 그만큼 더 솔직하고 그래서 더 두 눈을 크게 뜨고 보게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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