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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공감 -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명선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5년 10월
평점 :


요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정말 공감해서 고개를 끄덕인 걸까?
아니면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그냥 따라간 걸까?’라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어요.
거짓 공감은 바로 이 불편한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초반, 미국의 작은 마을에 있는 도서관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이곳은 아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편하게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운영되던 곳이었죠. 그런데 도서관장이 “한쪽 입장만 담긴 책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의 책이 공존해야 한다”고 말한 순간,
그녀는 무려 11년 동안 지켜온 자리를 내려놓으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그저 ‘지식의 다양성을 지키자’고 말했을 뿐인데 말이에요.
이 이야기를 읽는 순간, 문득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의견이 달라도 굳이 내 생각을 꺼내지 않았던 기억들. 말 한마디로 분위기가 흐트러질까 봐, 혹은 관계가 어색해질까 봐 그냥 다수의 의견에 맞춰 주었던 순간들.
어쩌면 저도 ‘거짓 공감’이라는 안전한 선택을 해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이 사람들을 양극화시키고,
맥락 없이 누군가를 몰아가는 마녀사냥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그래서 아이러니하게,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간에서
정작 아무도 편하게 말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고요.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표현하는 공감은 진심일까요?
아니면 소외되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방어기제일까요?
거짓 공감은 집단사고와 자기검열이 어떻게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잠식하는지 섬세하게 파헤칩니다.
그리고 이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도 조심스럽게 건넵니다.
한 줄 정리하자면, 이 책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회에서 나만의 목소리를 되찾기 위한 작은 용기”를
건네는 책이었습니다.
요즘 관계나 대화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출판사에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