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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고쳐 주는 아이 ㅣ 그래 책이야 25
박선화 지음, 김완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19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기고쳐주는 아이 #행복이란....#잇츠북 #창작동화 #초등추천도서
나의 초등학교 때도 일기를 쓰는 숙제가 있었다. 방학때면 미뤄쓰기 일쑤라 그 때 당시에는 스마폰, 컴퓨터가 없었던 시절이라
( 적다보니 구시대에서 살아온 게 느껴지는구나)
거짓말로 일기에 날씨를 흐림, 비옴, 맑음을 적기도 하면서 제출했던 기억이 난다.
고학년쯤이였을까?
앞에 나가서 내가 쓴 일기를 발표하는 날이 있었는데 내성적인 성격 탓에 개미 목소리로 목구멍에서만 맴돌았던 나의 일기 이야기
부끄러워 고개도 들지 못했던 나의 어린 시절이 기억나게 하는 이야기....
첫 장면부터 이끌리는 대목...반티 낼 돈이 없지만 고생하시는 부모님께는 말씀 드리지 못하는 심성이 고운 아이라는 걸...
돈을 스스로 벌기 위해서 시작한 게 나의 글솜씨로 아이 일기를 대신 써 주기로 한 것
선생님은 창밖을 내다보셨고, 내리는 첫눈처럼 선생님의 추억이 화단 위에 쌓이고 있는 것 같았다
현재의 글을 읽으면 나도 글을 잘 쓰고 싶었고 작가가 되고 싶었던 어릴적 꿈이 다시 회상하게 되었다.슬쩍 눈치를 살피면서 '혹시라도 돈을 받고 일기를 써 준다고? 하며 누군가 크게 말하기라도 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나의 일기 아르바이트가 끝날것이다. 그래서 현재는 소근소근 학원을 다니느라 바쁜 채현이에게 거래를 시작한다.
손가락을 다섯 개를 쫙 폈더니...
채현이가 5만원??
오..오..오십만 원?
.
.
단돈 5천원
아휴,,답답해하는 현재.....(웃음을 주는 아이들의 돈 거래 크크크... 아이들의 대화에서 순수함이 느껴진다)
왜 이렇게 열을 올리면서 현재가 일기를 대타로 써 주는 일을 하는지...
알고보니 아빠는 몸이 아파 일을 하지 못하는 후배에게 병원비로 큰돈을 빌려주었고, 집을 팔고 이사를 간 곳이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다.
엄마는 식당에서 일을 하시면서 고생하시는데....현재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나의 큰 아이도 현재와 비슷한 성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 엄마가 아프면 스스로 하는 아이, 아빠 간호해주는 아이, 동생 씻겨주고 밥 먹여주고 큰 아이도 보살핌을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 동생 돌보는 일에 시간을 더 할애를 많이하는 것 같다. 어릴적부터 애 늙은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내 아이...부모님께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는 현재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새로운 고객을 찾던 중, 멀쑥하게 큰 키에 옷은 명품 브랜드로 도배로 하고 다니는 녀석, 늘 헤드폰을 걸고 다니는 준모를 타겟으로 홍보?를 하였더니 선뜻 긍정의 의미를 내비췄다.
준모가 현재에게 궁금해 했던 "너의 부모님은 너가 작가가 된다고 하면 뭐라고 하실까?"
"뭐, 우리 아빠는 내가 좋으면 아무 거라도 괜찮다고 했어"
이 부분은 현재 부모님이 존경스럽다.
내 아이가 "엄마는 어릴적에 마음껏 뛰어놀고 학원도 많이 안 다녔겠지만, 우리 세대는 학원 다니고 숙제하느라 놀 시간이 너무 없어"
그래 ..알고는 있는 사실이지만, 시대에 맞춰 살다보니 내 아이를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게 한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이 많다.
입시를 위해, 좋은 대학을 위해, 좋은 회사 취직을 위해 내 아이에게 강요한 게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와 키가 비슷해지려는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자기 주장도 강하고 , 억압과 강요가 전부는 아니란 것을 내 아이와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잇츠북 메인에 보면 김완진 화가가 일기장 문과 현재를 그리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있다. 사실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엿보이는 영상이여서 기회가 되면 살펴보기를 바란다.
바람이 많이 부는 동네에 사는 현재에게 지나가다 일기를 우연히 사게 된다. 그 일기장에는 문으로 들어가면 이 일기장의 주인과 당신의 삶이 바뀝니다. 삶이 바뀌면, 일기장의 주인은 지금 당신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게 되고, 과거 자신의 생활은 꿈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과연 내 아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궁금해서 아이가 삽시간에 읽어버린 책의 내용을 물어보니,
친구의 할머니가 매일 만원 씩 용돈 주고, 최신 스마트폰에 ,해외 여행도 자유자재로 다니는 것 같고, 넓은 집, 내가 다니고 싶은 학원을 다닐 수 있어서 준모가 부럽긴 해.
그러면 부모가 바뀌는 건데도 괜찮겠어?
그건.....싫어! (감사해 ㅎㅎ)
오늘 뉴스를 보니 강남 핫플레이스 대치동에서 유명 강사 수업을 듣기 위해서 몇 백미터는 줄 지어 있는 모습이 기사로 나왔었다.
'스타 강사' 방학 특강에 철야 노숙까지..'줄서기' 알바까지 성행한다고 한다.
방학을 이용해 수능 준비를 하려는 학생과 학부모가 스타강사 강의에 몰리면서 이런 줄서기 진풍경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놀랍다.
결국은,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은 성적이 밑받침이 되지 않는다는 뜻인가?
준모의 아버지처럼 준모 인생보다는 골프 유명 스타 강사에게 아버지가 원하는 직업을 가지게 하기 위해 기회가 생겨 해외로 유학을 떠나게 되는 준모...결국은 나 자신의 삶 보다는 부모가 이루지 못한 삶을 살기 위해 떠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다.
내 아이도 학원은 보내지만, 그렇다고 내 아이가 월등히 잘해서 나의 꿈을 위해서가 아닌, 내 아이가 성장할수록 원하는 꿈에 다가서기 위해 기초 능력을 탄탄하게 시켜주기 위함이지만, 학원을 꼭 가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요즘에는 학원 시스템에 싫증을 느껴 관두라고 강요는 하고 있다)
준모가 원하는 삶
현재가 원하는 삶
과연 행복은 어떤 것일까?
어른들도 어떤 결정할 때 갈림길이 생길수밖에 없다. 나 역시 지금도 과거를 후회하고 회상하고,,,
그 때는 그렇게 선택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 아이도 성적이나 이성 관계 , 교우 관계에서도 후회하고 다른 방향을 선택했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종종 얘기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듯이 '현재는 어제의 미래'이므로 꿋꿋하게 자신만의 일기를 쓰다 보면 어려움도 용기가 되어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아이가 고민이 생기거나 힘들어할 때 해결해주기 보다는 응원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