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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를 만난다는 것은 - 자연이 들려주는 생명 관찰 이야기
임권일 지음 / 지성사 / 2021년 8월
평점 :
오랫만에 자연관찰류의 책을 찾아 보았다. 아이가 어려서는 곤충을 비롯한 동물들의 특징을 달달 외우던 시절도 있었다. 학교에선 그렇게도 외워지지 않았는데 아이들의 동물은 시기별로 주요 공룡들은 다 외우게 되었으며, 애니메이션에 시대에 맞지않는 종들이 나오면 아이와 성토를 하며 오류에 대한 분노가 끊어 오르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시기는 아이의 유치원 시절까지 였던 것 같다.
그 이후에는 좀 더 현실적인 자연도감, 들풀들에 대한 이야기나 새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여름 새들은 마르고 장마철등의 이유로 깃털은 기름져 진다는 것도
흔하게 만나는 참새, 비둘기, 까치등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웠다. 그렇게 이야기는 조금씩 줄어들었고 어릴때 처럼 혹의심도 절제가 되는 나이가 점점 되고 있다.
자연이 들려주는 생명 관찰 이야기
생명체를 만난다는 것은 /글.사진 임권일
출판사 지성사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직접 관찰하고 쓰셨다.
책을 만나기전 내생각
자연속 곤충들의 캐릭터에 대한 주 관심사는 어느덧 자연생명의 생애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어졌다.
관찰하고 느끼고 기억하는일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과정인지 지켜보게 된다.. 자세히 보고 오래도록 보고 느끼는 시간을 함께 해보고 싶다. 존재도 몰랐던 자연의 생명들이 아이들을 통해 태어나지고 유지됨을 느낀다. 아이들과 보고 싶다.
책을 만나기전에 했던 생각이다. 읽어보기전 나의 기대를 떠올리며 책을 읽어 보았다.
선생님이 블로그를 운영하며 많은 이야기들을 수집기록 하고 계셔서 그런지 책의 내용은 블로그글을 읽는 것처럼 쉽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선생님은 오랫동안 자연 속 생물들을 관찰하며 전국 곳곳을 찾아 다니셨고 그 내용들을 계절별로 구분하여 정리하셨다.
같은 종의 사계를 관찰하신 내용은 아니며 계절별로 각기 다른 생물들을 만났고 기록되어 있다.
어른인 나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것과 노래 가사에서나 만났던 생물들의 이야기는 술술 익혔다. 과다한 지식의 전달보다는 생태이야기와 선생님의 경험이 담겨
학교 수업중 어느 하루 같은 느낌이 든다. 교재를 열심히 파던 그런 수업이 아닌
교과서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재미나고 흥미 진진한 이야기 시간
우리에겐 흔하다 생각했던 봄에 만난 멧토끼 이야기속에서 흔해서 지켜지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그게 그거일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이야기 늘 곁에 있었지만 전학을 가버린 친구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는 느낌이랄까
같이 살다 물길이 갈리면서 삶이 달라지는 작은 미꾸라지와 좀수수치
여름에 선생님이 만났던 새는 이야기가 있다. '뻐꾸기는 정말 나쁜 엄마일까?'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떠나는 매정한 모성도 없다는 비난을 받았던 뻐꾹기의 사정을 듣게 되나 궁금했지만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다. '탁란'이라고 내가 아닌 다른 새가 알을 돌보게 하는 것을 탁란이라고 하고 탁란을 하는 새는 뻐꾸기만 있는건 아니란다.
우리는 선택과 집중이란 말을 많이 한다. 가장 좋은 결과를 위해 할 수 밖에 없는 선택 종족번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뻐꾸기 엄마는 한거란 선생님의 이야기가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생존을 위해 나무위 둥지가 아닌 길위에 둥지 없이 알을 낳고 돌보는 흰물떼새 엄마와 같은 건 아닐지
엄마가 되고서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내 아이라면 나 자신도 버릴 수 있다는 엄마들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거리는 것처럼 뻐꾸기 엄마의 마음도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선생님은 우리 옛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하는 여우를 만나러 가신적도 있다. 토종 여우를 만나는 일은 쉽지않을 거다. 깊은 산속에는 살고 있다곤 하지만 실제로 만나지는 못하셨단다.
나라에서 사육해서 야생으로 보내질 여우를 만나긴 하셨단다.
붉은 기운이 도는 털 색깔 때문에 불여시라 말이 생겨난거라고 한다.
가을편에서는 땅 위의 청소 일꾼들을 만나다 편에서는 예전에는 동물들이 방목되어 자연의 풀을 먹고 살았고 배설물을 먹고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육도 산업화가 되어 축사에 항생제들이 들어간 사료들을 먹다보니 예전에 있던 생물들이 없어졌다고 한다. 큰 동물에겐 항생제가 큰 무리는 없겠지만 작은 생물들은 배설물의 항생제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그래서 자연스러운 것들이 이제는 자연스럽지 않게
되었다는 것
'생명체를 만나다는 것은' 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소탐대실이다. 지나고 보니 지켜야 했던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며 찾아내어 지키려 하나 때를 놓치거나 쉽지 않은 것들이 많다.
자연스럽다란 것이 인위적인 것으로 지켜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어제는 있었던 개울이 오늘은 정비라는 이름으로 말끔해지면서 그 속에 있던 모든것들이 일제히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리집앞에도 작은 산이 있었는데 대규모 아파트가 건설된다. 주변에서 그만한 녹지가 없었는데 자연스러운 산이 싫었는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비집고 들어 앉게 된다.
더 좋은 환경으로 보답한다는 말은 1급 보호종을 다른곳으로 보내고 그 땅을 다지고 넓혀 차들이 시원스레통행할 수 있는 도로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 교통의 흐름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간사한 말과 이유로 그 산에서 아니는 자벌레를 보고 멧비둘기소리를 들었다. 썩어가는 가지들을 주워 작은 집을 짓고
그 안에 쭈그리고 앉아 빽빽한 나무로 보이지 않는 하늘을 찾아냈다.
산모기가 기승이었지만 미끄러지면 흙냄새가 물씬 옷자락에 베어 들었던 작은 산은 평지가 되었고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멸종이 되지 않으려고 아주 오랜 시간동안 고군분투 해왔으나 인간이 만들어내는 환경의 변화와 파괴를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다보니 멸종이 되고 있음을 '생명체를 만난다는 것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아니는 생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처럼 느껴졌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환경파괴에 대한 생각으로 끝난다고 했다.
책은 인간의 잔혹함을 써놓거나 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런 생각들로 반성하게 하는 내용도 아니다. 모르고 있던 소소한 생물들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전문 사진가가 찍은 사진이 아니며 선생님이 관찰일을 하시면서 만나는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셨던 내용들이라 고급스러운 사진에 익숙해진 눈이라면 다소 실망 할 수도 있다.
또한 아이와 나눈 이야기중 재미있는 책의 표지가 조금만 더 달라졌으면 좋겠다 였다.
지성사의 책표지가 사실 흥미를 조금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눈에 사치가 들어 그럴 수도 있지만 좋은 내용임에도 선택받기 위해서는 표지와 편집에 조금만 더 공을 들이면 좋겠다.
책의 가격은 19,000원이다 10%할인을 받게 된다면 조금은 달라지겠지만
작가의 오랜시간 작업물로 만들어진 내용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면 비싼금액은 아닌것 같다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속에 이미 만나기 어려운 종들의 이야기가 많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는 그마저도 선생님의 기록이 전부인 생물들도 있을것 같다.
포장도로 밑에 살고 있을 지렁이가 축축한 땅밖으로 숨한번 쉬러 나올 구멍이 없는 세상이 생물들에게 우리가 하고 있는 학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