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 영어회화의 기적
정회일 지음 / 비욘드올(BEYOND ALL)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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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의 저자이기도 한 정회일 영나한 대표의 책이다. 여기저기서 영어공부의 '방법'에 대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터라, 요즘에는 특별히 그와 관련된 책을 읽을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 이름에 혹해서 펼쳐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영어공부 방법은 '독특'하다. 기존에 알고 있던 영어공부 방식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영어회화, 즉 영어로 말하는 것을 위해서는 확실히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1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100개의 단어를 외우면' 영어회화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책을 펼쳐보니, 그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100개의 단어만 잘 사용하면 영어로 말을 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책에 제시된 100개의 단어들은 정말,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리고 이 단어들만 가지고도 상당히 많은 영어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만드는 과정이 맘처럼 안된다는 점이다.

 

 

이 책은 무언가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을 활용해 영어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을 '훈련'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훈련 방법을 제시한다. 기본 100개 단어 체크를 마친 뒤, 이어지는 것은 '기본문 4가지 형태 연습'이다. 하나의 문장을 일반형/일반부정형/질문형/질문부정형의 4가지로 변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일반형) 너는 나를 좋아해.

-. 일반부정형) 너는 나를 안 좋아해.

-. 질문형) 너는 나를 좋아해?

-. 질문부정형) 너는 나를 안 좋아해?

한국어로 적으면 쉬워보이는데, 막상 영어로 해보려니 전혀 쉽지가 않았다. 분명 필요한 단어는 다 알고 있는데도 문장을 만들지 못하는 것을 보며,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히 느꼈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영어 어순 분석하고 익히기'에서는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점을 한 눈에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 문장을 '해석'할 때, 온전한 한국어 문장으로 '번역'하려고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중요한 건 영어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효과적인 복습을 통해 내용을 자기화하는 과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별표 복습법', 중간에 흐지부지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수진이 계획법'에 관한 내용이 이어진다. 말 그대로, 영어 '공부'에 필요한 내용이 모두 담겨진 책인 것이다. 그리고 이 책, <1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에는 오랜 시간을 영어와 씨름하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방법을 전해주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내용은 서두에 불과하고, 이어지는 'PART2 말문 트기 훈련 코스'가 이 책의 핵심이다. 말문 트기 훈련 코스는 DAY마다 적혀 있는 한국어 예문을 보고 영어로 말해본 뒤, 뒷장에 적힌 영어 예문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DAY14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안에 최대 4개까지의 STEP이 포함되어 있어 딱 14일만에 끝낼 수 있는 구성은 아니다. STEP1이 기본이고, STEP2부터는 심화과정에 해당하는 내용이므로, 각자 본인의 실력에 맞춰 유연하게 학습 계획을 세우면 된다.

 

아무래도 독자들이 책을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지, 저자는 책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한 번 이 책의 활용법을 강조한다. 서두에서 활용법을 설명할 때도 그랬지만, 이 책이 불특정 다수를 위한 책이 아니라, 독자 개개인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해줄 것을 당부하는 부분은 다시 읽어도 인상적이다.

 

 

 

 

[책 속 문장]

 

(p.32)

기본 동사 약 20, 전치사 약 20개에 모든 명사는 대명사로 대체 가능하니(우리말로도 그거, 저거, 그 사람, 거시기 하듯) 대명사 20, 조동사, 의문사 이렇게 해서 약 100개의 단어의 조합 방식만 익히면 사실상 무한하게 다양한 문장을 만들 수 있어요.

'거기 가서 그 사람이랑 그것 좀 거시기 해라' 이것도 하나의 문장이잖아요. 거기, 그 사람, 그거, 거시기에 해당하는 단어만 바꾸면 무한한 다른 문장이 되는 것과 같아요. 그 단어는 필요에 따라 익히면 됩니다.

 

(p.63)

우리 모두는 결국 죽는데, 원하는 목표물 앞에서 자꾸 도망만 친다면 결국 죽기 전까지 뭘 해낼 수 있까?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영어책인데 너무 심각한 거 같나요? 전 진지합니다.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을 해내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진짜 행복을 느끼는 법에 대해 얘기하는 중이에요. 죽는 것만 두려워 말고, 죽을 때까지 충분히 도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지 않는 것, 죽을 때 후회하는 삶을 사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해내지 못한 것, 남과 세상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지 못하고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지 않을까요?

 

(p.291)

[1] 이 책은 ______() 아끼는 정회일이 ______의 영어를 위해 열심히 영어 학습법을 연구한 것을 편지로 적은 겁니다. 책에 적혀 있는 단어 하나 하나 잘 읽어보시고 훈련해보세요.

[2] 적혀 있는 학습법을 (1)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읽으세요. (2) 책의 학습법을 설명할 수 있고, 책에 나오는 영어 문장들을 익숙하게 말할 수 있을 때, 이 책을 졸업하시면 됩니다.

[3] 소리 내서 연기하듯 연습하는 감이 잘 안 오시면 영나한 카페에 오셔서 다른 훈련생들 예시를 참고해 보세요. 대략 70% 이상의 훈련자들은 자기가 소리를 잘 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4] 책의 내용 중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으시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출판사나 영나한 카페에 물어보세요.

[5] 내용이 도움이 되셨다면 출판사나 제게 인사를 해주셔도 좋아요. 책대로 해서 말문이 트여 신나신 분들은 더욱 그렇고요. 인사를 받으려는 게 아니에요. 감사를 표현함으로써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더라구요. 이 책 외의 다른 책도 마찬가지예요. 책이 도움이 됐다면 그 저자에게 메일을 보내보세요! 놀라운 일이 생길 수 있어요. 답장이 안 오면? 일단 (1) 연락을 해봤다는 것이 중요한 경험이고요. (2) 독자님도 모르는 사람이 말 건다고 무조건 답을 하진 않을 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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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보낸 아날로그 라이프 365일
송은정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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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의 저자는 사회에서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퇴사 후 이직'이라는 공식을 버리고, 회사를 떠나 북아일랜드 캠프힐로 떠나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 캠프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생활하는 마을로, 코워커(co-worker)라 불리는 자원봉사자들은 숙식과 용돈 개념인 포켓머니를 지급받는다. 생활비를 거의 들이지 않고 외국에서 생활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그 대가로 그 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장애인들인 빌리저(villager)에게 노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그 곳, 저자가 시간을 보낸 북아일랜드의 캠프힐이 바로 '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곳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보낸 1년여의 시간이 담겨있다. 처음 책을 펼칠 때는, 회사 생활을 하다가 지친 마음을 북아일랜드에서 달래고 오는, 어쩌면 흔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 접하는 '캠프힐'이라는 개념에 흥미가 일었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저자의 문장에 매료되었다. 카페에서 잠시 몇 장 읽어볼 심산으로 책을 꺼냈는데,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정신차려보니 2시간이라는 시간이 흘러있었는데, 저자와 함께 1년을 보낸 느낌이라 그 시간이 더욱 길게 느껴졌다.

 

외국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주변 사람들의 문화도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서보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힘이 들게 마련이다. 게다가 저자가 생활했던 '캠프힐'에는, 다양한 국적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인다. 거기에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 엎친데 덮친격이라는 생각을 했다. 신경써야 할 것들 서너가지가 뭉쳐있는 공간인 셈이다. 하지만 저자는 캠프힐에서 1년여의 시간을 무사히 보내고 돌아온다. 본인이 선택한 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회사에서의 일은 누군가가 시키거나 해야하기 때문에 하는 것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캠프힐에서의 생활은 저자의 선택으로 시작된 것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내 생활의 주도권을 '회사' 내지는 '사회'에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저자에게 있어 캠프힐에서의 시간은 그 주도권을 다시 되찾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당장 영어가 되지 않는 나로서는 애초에 선택지로 올릴 수 조차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좋았다. 캠프힐에서의 생활과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을 조근조근 풀어낸 문장을 읽으면서, 저자가 보낸 시간을 함께 나누는 기분을 느꼈다. 이 책은 북아일랜드의 캠프힐, 내지는 외국에서의 생활을 막연히 예찬하는 책이 아니다. 캠프힐에서 1년의 시간을 보낸 뒤, 저자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저자는,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그 시간이 가지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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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힘
장석주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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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대로, <은유의 힘>은 오롯이 시에 대한 책이며, 시 쓰기와 읽기, 더 나아가 시의 심연과 기적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나는 시를 '감성 충전 포션'이라고 생각한다. 시를 찾아서 읽을 정도로 즐기지는 않지만, 가끔씩 마음에 드는 시를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중고등학생 때는 시험에서 하도 시인의 의도를 찾으라고 볶아대는 통에 적잖이 짜증이 났다. 지금도 시인의 의도보다는 그 시를 본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인의 삶과 생각을 이해하는 것은 시에 담긴 울림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시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해설들은 독자가 시를 이해하는데 분명히 도움을 준다. 하지만 시에 대한 특정 해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시는 시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시는 '은유'와 함께한다. 은유는 '직유'와 달리, 비교 대상 사이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은유는 시를 시답게 만드는 기법이지만, 독자 입장에서 시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도 있지만, 시를 읽고 있으면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적힌 글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독자들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과, 명확한 대상을 찾지 못하도록 숨겨두려는 마음이 공존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시를 읽고 '좋다'라고 느끼는 경우는, 시인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했을 때가 아니라, 독자인 '나'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이다. 내가 생각해낸 것이 아닌 타인의 낯선 표현들이, 내 생각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이 좋은 것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시와 은유의 의미, 시인의 역할을 살펴보고, 은유를 통해 '거울', '소녀', '물', '이름' 등의 키워드에 서로 다른 의미가 담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에 대한 책답게 다양한 시들이 등장하고, 작가의 해설이 곁들여져있어 이해를 돕는다. 요즘에는 시를 접할 기회가 정말 많지 않은데, 이렇게 시에 초점을 맞춘 책을 읽으니 종종 시를 찾아 읽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ㅡ'



[책 속 문장]
(p.30)
시가 바로 은유니까! 그렇다면 시는 왜 항상 은유로 돌아오는가. 모든 시는 은유의 태동, 은유의 발생에서 시작한다. 은유는 하나의 사물, 하나의 말을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 시만 은유를 독점적으로 쓰는 것은 아니지만 은유 없는 시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p.31)
은유는 대상의 삼킴이다. 대상을 삼켜서 다른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은유는 거울이 아니라 거울에 비친 상이고, 신체의 현전이 아니라 언어의 현전이다.

(p.61)
거울이 비추는 것은 낯선 물상의 사계다. 고양이나 개들이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서 어리둥절해하듯이 사람도 거울을 처음 만날 때 어리둥절해한다. 시인 최승자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서른 살은 온다"(「삼십세」)라고 노래했을 때, 그 서른 살의 부정할 수도 없고 긍정할 수도 없는 모습은 어디에 비쳐본 것일까? 아마도 거울이 아니었을까?

(p.63)
윤동주는 '거울'과 관련된 인상적인 시편을 선보인 바 있다. 「참회록」에서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내 얼굴이 남아있는 것은/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이다지도 욕될까"라고 썼다. 이때 '구리 거울'은 얼굴-표면을 비추는 도구를 넘어서서 보이지 않는 내면의 윤리성을 점검하는 사회장ー"사회는 거울로서 출현한다"(피에르 르장드르)ー으로 작동한다.

(p.98)
우리는 여러 곳에서 시가 자멸하고, 시인이 사라지는 징후들을 감지한다. 시는 이미 수없이 많은 곳에서 살해되고, 매장되었으며, 더러는 화석이 되었다. 시는 교과서, 수험참고서, 수험생의 필답고사 시험지, 고서박물관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시인은 멸종될 위기의 생물종으로 대접받는다. 시인이 멸종되면 시는 사라진다. 지금 읽는 시들은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멸종 위기에 직면한 시인이라는 종족이 제출하는 최후의 서정시들이다.

(p.127)
'이름들'의 세계에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널리 애송되는 김춘수의 「꽃」에서 그 대답을 얻을 수 있다. 이름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뚫고 나온다. 이름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가 불가능한 고유한 가치를 갖는다. 따라서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그를 환대함이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다. 그래서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 구절에서'꽃'은 아룸다움으로 겪는 타자적 인식을 가리킨다. 이때 이름은 본질의 외피가 아니라 본질 그 자체다.

(p.170)
시는 작은 그릇이다. 작기 때문에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시를 위대한 예술 장르라고 떠받드는 사람은 실망하겠지만 시는 큰일을 못 한다.

(p.171)
시는 진실의 작은 부분들, 세상을 뒤덮은 소음과 혼잡도 꺼트릴 수 없는 작은 촛불의 숨결, 악취 속에서 홀연한 노란 장미의 향기 한 점으로 충분하다. 시가 머금은 진실의 조각들은 아무리 작아도 그것이 세계를 향해 발신하는 신호는 미약하지 않다.

(p.247)
시는 부조리한 세계가 펼치는 기억과 윤리의 위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좋은 시는 기억이 아니라 반(反)-기억, 혹은 망각에 더 기댄다. 기억에 기댄 시들은 평범하다. 기억은 빛이 희미해진 미약한 삶이다. 반면 망각은 알 수 없는 모호하고 신비한 빛에 감싸인다. 비범한 시인들은 가증스럽고 우스꽝스러운 삶의 파편들이 뒤죽박죽 섞인 채 방치된 망각과 무의식에서 시를 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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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 - 하루하루 즐거운 인생을 위한 사소하지만 절대적인 두 가지 기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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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펼치기도 전에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라는 산뜻한 제목과 귀엽고 정직한(!) 일러스트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런데 저자는 사이토 다카시 교수님이다. 제목과 표지 일러스트까지 봤을 때는 그냥마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를 확인하고 나니 살짝 혼란스러워졌다. 예상대로 첫 인상처럼 가벼운 책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무거운 책도아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책장을 넘겨 나갈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삶'을 바란다. 하지만 '행복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시작하면 그저 막막할 뿐이다. 행복의 정의를 내리고 행복의 본질을 찾아야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대신, 이 책에서는 단순한 두 가지 기준만 있으면 매일 행복할 수 있다는 '절대행복론'을 제시한다. 저자에게는 '만두' '사우나'가 그 대상이고, 그래서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라는 제목이 나온 것이다. 사실 행복이라는 것이 굳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물론 취업 성공이나 내 집 마련과 같은 큰 성과를 거두면 기쁘고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새로운 이벤트가 터지길 바랄 순 없는 노릇이다. 그 대신, 일상생활 속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자신만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절대행복론'을 받아들이는 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적극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절대행복론'을 시작으로, '행복'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소제목 하에 한두장 분량의 짧은 글이 묶어 있는 방식이라, 곁에 두고 종종 꺼내읽기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두 가지 요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

 

[책 속 문장]

 

(p.15)

사우나와 군만두는 무척 소박하다. 돈도 별로 들지 않는다. 행복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 두 가지가 나를 만족시켜 주는 행복감의 토대라고 스스로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p.18)

행복도 마찬가지다. 결코 멀리 있지 않다. 행복을 바라고, 또 행복하다고 느꼈다면 그 순간 행복은 내 앞에 있는 것이다.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고 군만두를 먹는 순간, 행복은 바로 그곳에 있다.

 

(p.20)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는 과연 어떤 일을 해야 기분이 확 좋아질지, 그 방법을 쭉 적어 보면 좋다. 하나씩 적어 두면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나 우울할 때, 또는 자신감을 잃었을 때 '이런 방법으로 기분을 전환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마음이 가벼워진다.

 

(p.43)

나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은 가질 필요가 없다. 필요와 불필요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즉 내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할 뿐, 타인의 생각이나 시대적 분위기는 중요하지 않다. 다양한 지역과 시대에 따라 각각 다른 행복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p.81)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자질과 소양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연구하고 어떤 결과물을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스스로 익히면 지금 갖고 있는 무기를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맞서 싸울 수 있다.

침착하게 생각하면 된다. 타고난 기질까지 바꿔 버리고 싶다는 바람은 위험한 망상이다.

 

(p.123)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 선수는 어느 한 시즌에서 3 5푼 정도의 높은 타율을 기록해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의 조 마우어 선수와 타격왕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마우어 선수가 신경 쓰이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조절할 수 없는 일에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자신의 힘이 미치지 않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없는 일은 고심해도 소용없기 때문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무척 쉽게 공감 가는 사고방식 아닌가?

 

(p.155)

쾌감 원칙이란 본래 프로이트의 말이다. 풀어 말하면 '내가 좋아하고 기분 좋은 일만 하겠다. 싫은 일은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아기나 어린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배가 고프면 운다. 너무 더워도 울고 너무 추워도 운다. 쾌감 원칙에 따라 살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삶을 영위할 수 없다. 자신의 욕망만 우선하면 사회와 타협하기 어려워지는 단점도 생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현실 원칙'을 자각해 나간다는 뜻이다. 현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여 그에 맞게 적응해 나가자는 의미다. , 쾌감 원칙에서 현실 원칙으로 방향을 바꿔야만 인간은 성숙해진다.

 

(p.185)

최근에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 주는 곳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중략-

무언가에 도전하여 극복하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다시 한 번 도전해서 이겨 내야 한다. 때로는 냉정한 평가를 받아 상처도 받으면서, 그 결과에 오기를 품고 노력을 거듭해 성장해 나가는 순환궤도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p.245)

정보화 사회 속에서 체험으로서의 배움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앞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한 가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p.276)

사람마다 행복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 사소한 일로도 매우 행복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난이도가 엄청나게 높은 도전을 해야만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행복 욕구라는 그릇의 크기가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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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연 토익 어휘 1200 강의노트 유수연 토익
유수연 지음 / 사람in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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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연 토익 강의노트 시리즈 어휘편이 나왔당.

책 이름은 유수연 토익 어휘1200 강의노트!!,

RC나 LC가 아니라, 어휘에 강의노트라고 하니 좀 어색하당.


RC와 LC 모두 단어를 알지 못하면 문제 풀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어휘를 익혀두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모든 영어 단어를 다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토익 시험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토익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위주로 바짝 외우고 시험을 보는게 좋당. 특히 토익 시험은 보통 회사 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평소에 드라마나 소설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어휘와 약간 느낌이 다르다.




유수연 토익 어휘1200 강의노트 표지에는,

-. 빅데이터 분석으로 답이 되는 어휘 1200개를 모았다.

-. 어휘의 의미-쓰임-짝 어휘를 제대로 엮어 어휘 응용력이 커진다.

-. 훌쩍 자란 어휘 응용력이 토익 점수 앞자리를 바꾼다!

라는 매력적인 문구들이 적혀있다.


저번 토익에서 895점이라는 복잡미묘한 점수를 받은지라 특히 마지막 문구에 눈길이 간다. ;ㅁ;ㅋㅋㅋ


유수연 토익 어휘1200 강의노트는 올해 7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이당.

     



토익 PART5에서는 매월 평균 15개의 어휘 문제가 출제된다고 한다. 그 유형은 '문법+어휘 결합형'과'순수 어휘문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어떤 유형이든 단어 뜻을 모르면 풀 수가 없다. -_-;;

     




유수연 토익 어휘1200 강의노트는 10년간의 토익 빅데이터와 2016년 신토익 이후의 최신 데이터를 결합해 1200개 어휘를 선정했다고 한당. 적지 않은 수의 단어지만, 토익을 천년만년 붙잡고 있을 수는 없으니 맘 먹었을 때 바짝 외워버리는게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30일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당. 혼자서 학습량을 잘 못 정하는 편이라, 이렇게 가이드라인 잡아주는 책이 좋다. 내맘대로 일정을 잡으면 들쭉날쭉하고, 갈수록 하루 학습 분량이 적어진다. -ㅅ-;;

     




유수연 토익 어휘1200 강의노트는 총 4가지 파트로 구성된다. 

-. [STEP1] 핵심 어휘로 기본 다지기

-. [STEP2] 품사별 어휘로 실력 높이기

-. [STEP3] 기능어로 약점 보완하기

-. [STEP4] 문제풀이로 실력 완성


[STEP1]부터 [STEP3]까지의 내용이 30일 단위로 구성되어 있고, [SETP4]는 실력 확인을 위한 부분이당.




우선 [STEP1] 핵심 어휘로 기본 다지기!!,

빅데이터로 뽑은 어휘들이 동사/명사/형용사/부사 순으로 정리되어 있당.




먼저 어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실제로 토익 시험에서 어떤 방식으로 문제가 나오는지 보여준다. 특히 문제를 풀 때 필요한 '생각의 순서'를 제시해주는 것이 좋당. +_+!!

   



그 뒤를 이어 주요 빈출 단어의 뜻과 설명, 관련 어휘, 예문, 출체 포인트 등이 제시된다. 실제 토익 시험에서 해당 단어가 얼마나 등장했는지를 횟수로 보여주니 더 와닿는다.

   



이후로도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된다. 익숙한 단어라도 토익 시험에서는 일상 생활과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요렇게 한 번 정리해주는 시간을 가지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당.

   



하루 학습 분량이 끝나면, 뒷 부분에 있는 내용 정리 및 테스트 페이지를 통해 잘 이해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STEP2]에서는 품사별 어휘로 실력 높이기!!, 

자동사와 타동사, 5형식 동사 분류, 3형식 동사, 가산명사와 불가산명사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앞에서와 맟찬가지로 어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실제 토익 시험에서 어떤 방식으로 문제가 나오는지를 보여준다. 그 다음 관련 어휘들을 정리한 뒤, 확인하는 시간을 가진다. 


단순히 단어만 외우고 끝나는게 아니라 기본적인 문법 지식까지 함께 접학 수 있다는 점이 좋아보인당. 'ㅅ'!!

     



[STEP3]는 기능어로 약점 보완하기!!,

기능어는 접속사나 전치사와 같은 것을 의미한당. 그 자체로는 익숙하기도 하고 딱히 어렵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막상 문제에서 만나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





단어가 아니라 and, but, however에 초점을 맞춰서 정리해두니 색다른 느낌이다.

     



마찬가지로 하루 학습 분량을 마친 뒤에는 내용 정리 페이지가 있당. 시험 임박했을 때 요 부분만 훓어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당.




유수연 토익 어휘1200 강의노트의 마무리는 역시 실제 문제를 풀어보는 걸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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