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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한국사 : 현대편 - 역사 무식자도 쉽게 맥을 잡는 ㅣ 단박에 한국사
심용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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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한국사> 시리즈는 앞에 붙은 '역사 무식자도 쉽게 맥을 잡는'이라는 수식어가 매력적이다. 여전히 역사 무식자이지만 계속 이것저것 넣다보면 뭐라도 쌓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관련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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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한국사 현대편은 총 19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 2차 세계대전부터 1987년 6월항쟁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음, '현대편'이니까 그 이후의 이야기도 함께 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 1강 ::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다
-. 2강 :: 미국이 만든 세계로 재편되다
-. 3강 :: 공산 진영의 양대 강자, 소련과 중국
-. 4강 :: 해방의 기쁨도 잠시, 갈등이 증폭하다
-. 5강 :: 해방 후 3년, 어떻게 분단되었는가
-. 6강 :: 불완전한 신생공화국, 대한민국 출발
-. 7강 :: 제주 4.3사건, 민간인 학살이 자행되다
-. 8강 :: 해방 후 북한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 9강 :: 민족의 상흔만 남긴 참극의 절정, 한국전쟁
-. 10강 :: 이승만의 몰락, 민주공화정의 정체성을 찾아나서다
-. 11강 :: 민주주의가 아닌 군인들의 시대가 열리다
-. 12강 :: 누구를 위한 베트남전쟁인가
-. 13강 :: 적과의 싸움인가, 가난과의 싸움인가
-. 14강 :: 냉전 시대의 중국과 일본의 길
-. 15강 :: 유신체제로 좌절된 새로운 시대
-. 16강 :: 조국 근대화, 서울에서 시작해 서울에서 끝나다
-. 17강 :: 체제 유지를 위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다
-. 18강 ::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세벽은 온다
-. 19강 :: 1987년 6월,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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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한국사 현대편>은 무겁지 않은 역사책이다. 단순 서술이 아니라 이야기하는 어투로 서술되어 있고, 일러스트도 전혀 무겁지 아니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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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의 [맥을 잡아봅시다] 부분에서 시대적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고, [함께 생각해봅시다] 부분에서는 주요 이슈에 대해 말 그대로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을 이해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세계사라는 장르 자체를 서양인들이 만든 것인지라 제2차 세계대전을 비극적인 단어들로 묘사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제국주의가 붕괴했고, 조선을 포함한 많은 식민지 국가들이 해방을 맞았다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p.29)
-. 함께 생각해봅시다 :: 제2차 세계대전을 이해하는 방식
사실 세계사라는 장르 자체가 서양인들이 만든 거거든요. 인류사에 대해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비중으로 보았을 때 서양 이야기가 훨씬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죠. 특히 근대 이후의 역사는 철저하게 서양인 관점에서 쓰였답니다. 그런 세계사 교육과정이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됐고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든 세계사 서적이 같은 방식을 따르죠. 그래서 세계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요.
(p.30)
제2차 세계대전을 받아들이는 감수성 역시 천편일률적이에요. 전쟁의 참화, 끔찍한 죽음, 엄청난 고통, 제2차 세계대전은 흔히 이런 비극적인 단어들로 묘사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부분 결과적인 묘사랍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의 본질 자체가 열강의 기득권 다툼이자 제국주의의 모순이 폭발한 것이거든요. 그 결과 전 지구적 제국주의가 붕괴되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즉, 식민지 조선뿐 아니라 19세기부터 진행된 전 지구적인 식민지가 해체되기 시작하는 역사의 극적인 출발점이었다는 말이에요. 그렇다면 이 사건을 음미할 때 어떻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과정은 너무나 힘들었지만 진정한 희망, 새 역사의 시작이라고 느끼는 것이 적당한 감정이 아닐까요? 제국주의 시대는 끝났지만 마음속에 여전히 아로새겨진 내면의 식민주의, 이제 극복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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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이슈들이 각 장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관심있는 부분을 발췌독 방식으로 읽는 것도 좋다. 제주4.3사건은 최근 알쓸신잡2에서 언급된 바 있는지라 더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들었을 때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는데, 역시 다시 읽어도 현실감이 없는 사건이다. 베트남전쟁에 관해서는 정리된 내용을 접할 기회가 잘 없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있던 여러 내용들이 조금은 정리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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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 최근의 정치 상황과 관련된 이슈들을 읽는 것이 더 재미있다. 유신체제에서 6월항쟁으로 이어지는 내용은 접할 때마다 어딘지 모르게 답답한 느낌이 든다. 그와 동시에 지금의 정치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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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한국사 현대편 뒷페이지에는 간단하게 연표가 정리되어 있다. 역사 관련 책을 읽으면 이런저런 내용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연표로 흐름을 잡아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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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더불어 맨 뒤에는 미니북 형태의 <심쿵비기 인물열전>이 붙어 있다. ㅋㅋㅋ 한국사 능력시험을 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는데, 만약 준비하게 된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