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도 괜찮아질까요? - 나의 첫 번째 심리상담
강현식(누다심) 지음, 서늘한여름밤 그림 / 와이즈베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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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도 괜찮아 질까요?>는 심리상담 사례를 다룬 책이 아니라, 심리상담 자체에 대해 설명해주는 '심리상담 가이드북'이다. 심리상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누군가가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고 말했을 때 ", 그렇구나"라고 덤덤하게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무슨 힘든 일이 있냐고 물을 것이고, 그 정도로 힘들었냐고 물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몸이 아프듯 마음도 아플 수 있는 것이고, 마음이 아프니 치료를 위해 병원(심리상담센터)을 찾는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심리상담은 미친 사람만 받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p.21)

"정신이 이상한 사람만 심리상담을 받는 게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우리 마음은 결코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아. 마음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고, 원인과 결과가 있어. 그러니까 사람의 마음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한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라는 거야. 나도 너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복학하고 난 뒤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학교에서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 네 말대로라면 나도 미친 사람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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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심리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한순간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병원에서 감기약을 받아왔다고 해서 다음날 바로 쌩쌩해질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감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수일 내에 나을 수도 있지만, 다시 병원에 가서 추가로 약을 처방받야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그냥 감기가 아니라 독감에 걸린 것이었을 수도 있다. 심리상담은 각자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몸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듯, 만약 본인에게 '심리상담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땐 심리상담이 필요한 때일 것이다.

 

내가 심리상담을 받았을 때도 그랬다. 심리상담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과 그 정도로 힘든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사이에서 한참을 갈팡질팡했다. 그러다, 이 정도로 고민되는건 내가 그 정도로 힘들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상담센터를 찾았다. 그리고 상담센터에서 이야기를 한 것 만으로 기분이 많이 나아졌고, 그 문제에서 한 발짝 물러날 수 있었다. 그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는 주변에서 심리상담을 고민하면 일단은 가보라고 권하는 편이다.

 

(p.43)

'심리상담은 나를 치유해줄 마법의 알약'이며 '심리상담의 역할은 위로가 전부'라는 것이 심리상담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입니다.

 

(p.46)

"은주 씨, 잘잘못을 따져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한다면, 심리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은 피해자에 가까운 경우가 많죠. 그러나 상대가 변하지 않고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의 삶을 포기할 순 없잖아요. 그들이 변하지 않더라도 내가 변한다면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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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심리상담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알기 때문에 권하면서도 살짝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제 마음도 괜찮아 질까요?>에 담긴 내용들이 너무 좋았고 반가웠다. 이 책에는 심리상담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 할 내용들이 가득가득 담겨있다. 심리상담센터 문 앞에서 서성이는 은주의 모습이나, 심리상담의 전 단계인 접수면담을 마치고 본격적인 심리상담 약속을 잡았지만 갑작스럽게 가기 싫다는 마음이 들어 혼란스러워하는 석영이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하며, 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인지도 설명해준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심리상담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막연한 거부감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p.154)

사람에게는 자신과 세상을 통제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과거의 잘못을 분석해 원인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고 통제 불가능한 일도 많아서, 자책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라 엉뚱하게 자신에게 원인을 돌려서 자기비난만 키우는 역효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p.213)

우리는 힘든 일을 겪으면 그 일을 잊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기억 자체를 지울 방법은 현재로선 없습니다. 그런 작용을 하는 약물이나 수술법이 개발된다면 몰라도, 대화로 풀어가는 심리상담을 통해서는 불가능합니다. 다만 심리상담을 통해 그 기억에 압도되지 않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그 사건을 되짚어보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정말 누구의 잘못인지 따져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충분히 슬퍼하고 분노의 감정을 인정하면서 드러내다 보면 나중에 그 사건을 떠올렸을 때 이전보다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

책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서늘한여름밤(서밤)님의 그림도 매력적이다. 그림의 내용에 격하게 공감하기도 하고, 깨알같은 멘트에 웃음짓기도 하며 책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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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미래 - 편견과 한계가 사라지는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라
신미남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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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남자와 여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에는 온도차가 존재한다. 다행이랄까, 나 자신은 그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 하지만 주변 지인들로부터 여자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심심치않게  듣곤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사회적인 분위기와 인식이 문제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비단 사회뿐만 아니라 여성들 자신의 인식도 그 원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저자는 여성들을 가로막는 세 가지 거대한 산으로 '출산과 육아', '편견', '심리적 장벽'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중 '심리적 장벽'은 앞선 두 가지 산에 비해 실제로는 높지도 험하지도 않지만 오히려 여자들이 가장 쉽게 걸려 넘어지는 산이라고 지적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각자의 한계를 정해버리는 것이 추가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p.48)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 부딪치는 마지막 산은 이러한 '심리적 장벽'이다. 이는 얼핏 보기에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지만, 여성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난관에 부딪힐 때 남자보다 쉽게 일을 포기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놓이면 '나는 여자라서 안 돼', '여자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있나?'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여성의 프로 의식과 승부 근성을 약화시킨다. 또 출산과 육아, 유리천창이라는 장벽을 더욱 크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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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직장에서는 남자 직원이냐 여자 직원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을 잘하는 직원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여자라는 사실을 변명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을 키워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 되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가차없는 말이지만, 사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물론 모든 여성이 직장에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워킹맘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그 길이 정답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을 하기로 했다면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여성들이 하는 행동은 곧 후배 여성들 내지는 딸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p.126)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 우리 여성들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내가 이 조직에서 고성과자인지 저성과자인지를 더욱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p.156)
무엇보다도 우리 여성들은 오늘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자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딸, 나아가 수많은 후배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행동이 사회적 편견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그들을 가로막는 벽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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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는 공학박사, 경영 컨설턴트, 벤처기업 창업자, 대기업 사장이라는 엄청난 수식어들이 붙는다. 저자는 그와 동시에 두 아이의 엄마로서도 치열한 삶을 살았다. 마지막 6장 '엄마 자신의 인생을 응원하라'에서는 저자가 워킹맘으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걸어온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여자의 미래> 책을 읽었다고 해서 저자와 같은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니고, 그럴 자신도 없다. 하지만 조금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책장을 통해 저자의 에너지가 전해져 온 기분이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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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성형 플랜북
이지수 지음 / 닐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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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책으로 배우는 중이당. 분명 작년에는 나름 잘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마음을 다스리는게 생각처럼 되지 않아서 조급한 마음이 든다. 조급해해도 별 수 없으니 그냥, 합시드앙.

<습관 성형>은 다이어트/피트니스 브랜드 다노(DANO)의 이지수 대표님이 쓴 책이당. 인스타그램에서 작성하신 글과 운동 영상을 종종 보는데, 밝은 에너지를 뿜뿜하시는 분이라 참 멋지다고 생각했당. 물론, 습관 성형은 책을 읽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본인의 '습관'을 바꿔나가는 게 핵심이당. 궁극적인 지향점은,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습관을 몸에 익힘으로써, 의식하지 않고서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당.

 

<습관성형>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눈길을 끌었던 문장들을 옮겨 놓는 방식으로 간단히 리뷰를 한당. 'ㅁ'

 


[PROLPGUE - 습관 성형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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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을 말한다. 습관은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의 뇌에 깊숙이 각인된 것이라 쉽게 바뀌지 않는다. 배불러도 더 먹는 것, 핑계를 대며 운동을 미루는 것, 과식하면 끝없는 죄책감의 나락으로 빠지는 것도 모두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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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성형 다이어트의 목적은 타인보다 예뻐지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더 나은 나'로 살아가는 것에 있다. 그저 빨리 살을 빼서 남들보다 예뻐지기 위한 다이어트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우월감은 나보다 더 우월한 존재가 나타나면 쉽사리 깨진다. 나의 행복이 타인에 의해 좌우되지 않으려면 내 행복의 기준은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내가 가진 매력에 감사하고 단점은 인정하되, 후천적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가꾸는 것이 습관 성형 다이어트에 임하기 위한 기본 자세다.

[PART 1 - 습관 성형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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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호가 주어졌을 때, 특정 행동을 하면 보상을 얻는다는 사실을 뇌가 학습하면 이후에도 같은 신호가 주어질 때마다 이 행동을 '반복'한다. 이것이 습관 형성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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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습관 형성의 원리를 이해하고 습관을 만드는 두 가지 재료인 '신호'와 '보상'을 영리하게 설계해야 습관 성형에 성공할 수 있다. 습관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마른 땅 위에 물길이 생기는 원리와 같다. 처음에는 작은 물방울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아주 미미한 물줄기를 만들어 낸다. 그러다 그 길로 더 많은 양의 물이 지나가면 졸졸 흐르는 개울이 되고, 폭이 점차 넓어지면서 강이 되어 흐른다. 우리의 뇌에도 '신호'와 '보상' 사이에 깊이 새겨진 기존의 물길이 있다. 새로운 습관을 원한다면 새로운 물꼬를 터 주어야 한다. '신호'와 보상'을 찾아내 자연스럽게 행동이 그 길로만 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이 습관 성형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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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성형 4단계 전략
::1단계 - 습관 알아채기
::2단계 - 신호 찾기
::3단계 - 대체 행동 실험하기
::4단계 - 반복 훈련하기

                                                                                                                     


[PART 2 - 습관 성형 실천하기 '식습관 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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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을 부르는 습관 점검하기
::1. 음식을 남기지 못하는 습관
::2. 식사량을 줄이고 군것질하는 습관
::3. 과식 후에 굶는 습관
::4. 칼로리에 집착하는 습관
::5. 자극적으로 먹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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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새도 모르게 살찌는 최악의 식습관 일곱 가지
::1. 힘들게 밥의 양을 줄이면서 간식을 밥보다 더 먹는다.
::2. 음료수, 요구르트, 주스는 '마시는 거니까'라며 방심하고 벌컥벌컥 마신다.
::3. 다이어트 식단에 자주 등장하는 식품은 안심하고 배불리 먹는다.
::4. 저칼로리, 저지방 식품이라는 말에 마음이 편해져 부담 없이 먹는다. 그러다 보니 총량은 더 먹는다.
::5. 밥은 덜어 내고 적게 먹는다. 하지만 짜고 자극적인 반찬은 많이 먹는다.
::6. 가공 식품 뒷면의 영양 성분표를 못(안) 읽는다.
::7. 먹으면 살이 빠지는 식품이라는 말에 현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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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아래의 영양 식판을 기억해 두었다가 한 끼 식사 구성을 할 때 활용해 보자. 점심 도시락을 쌀 때나 저녁 외식 메뉴를 고를 때뿐 아니라, 뷔페에 가서도 아래의 영양 식판만 기억한다면 이상적인 한 끼 식사를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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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을 하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식탁에 앉으면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 먹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머리로는 '이만큼만 먹고 그만 먹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그 한 수저를 내려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래서 소식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고자한다.
::1. 작은 그릇에 가득 담아서 먹기
::2. 외식할 때는 앞 접시에 덜어서 먹기
::3. 허리 펴고 먹기
::4. 명치 눌러 보기
::5. 생 채소 먹저 먹기
::6. 입을 조그맣게 벌리고 먹기
::7. 숟가락 쓰지 않기
::8. 입에 있는 음식을 다 삼키고 수저 들기
::9. 내 음식을 남에게 덜어 주고 먹기
::10. 음미하며 감사하며 행복하게 먹기



[PART 3 - 습관 성형 실천하기 '운동 습관 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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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다이어트는 단순히 지방 덩어리를 줄이는 행위가 아니다. 진정한 습관 성형이란 외면의 변화만이 아니라 신념, 행동, 신체 그리고 삶을 대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우리는 그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 운동에는 몸을 다듬는 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다듬는 힘이 있다.


[PART4 - 습관 성형 실천하기 '마인드 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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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초반기(시작~1개월) :정의와 목표 세팅하기
::나에게 다이어트란? 정의 내리기
::다이어트 '왜' 해? 목적 분명히 하기
::나만의 다이어트 목표 정하기 - 물리적 지표
::나만의 다이어트 목표 정하기 - 궁극적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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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중반기(2~6개월) :나만의 매력 개발하기
::슬슬 남과 나를 비교하는 시기
::매력은 객관식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성형,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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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사업하는가 - 사람도 사업도 다시 태어나는 기본의 힘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김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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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는 교세라의 창업자이자 명예회장이다. 그는 가난한 시골 집안에서 태어나 엔지니어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스물일곱에 교세라를 설립했다. 부모님의 지원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뜻을 함께 하는 동료들과 함께 회사를 세우고 투자자들에게 출자를 받았다. 또한 그는 현재 KDDI가 된 '다이니덴덴'을 설립해 통신사업을 하기도 하고, 일본 본정부의 요청으로 JAL의 경영 정상화에 손을 대기도 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경영의 대가'라는 느낌인데, 그는 경영을 지식으로 접한 적이 없다고 한다. 즉, 경영을 머리로 배운 적이 없고, 모두 경험으로 체득했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이 책에서 경영의 기본으로 내세우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무엇이 옳은가'라는 질문이다.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왜 나는 처음 이 일에 뛰어들었는가?"
"이 일은 올바른 것인가, 그른 것인가?"

언뜻 뜬구름잡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그 철학을 기반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창업자들의 그의 철학을 배우고 따르고 있다. 최근 다양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주장을 펼쳐나가는 책들을 주로 접해서인지, 본인의 경험을 근거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나모리 가즈오이기 때문에 내용이 가볍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회사를 경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제시하는 '인간으로서 무엇이 옳은가'라는 질문은 상당히 막연하지만, 살면서 무언가 결정을 내릴 때 가장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에서 말하는 회사와 한 몸이 되어 근무하라는 취지의 이야기가 지금 세대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오늘날 사람들이 회사에 헌신하는 대신 각자의 생활을 중시하게 된 것은, 직원은 부품에 불과하고 결국은 경영진만 배를 불리게 된다는 것을 학습했기 때문이다. 만약 책에서와 같이 경영진과 직원들이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이야기일 것 같다.

회사의 경영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창업을 앞두고 있거나 현재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경영자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서 내세울 수 있을 만한 자리에 오른 사람의 '가르침'을 받는 느낌으로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 문장]

(p.24)
이 책은 나의 경영철학과 경영기법을 씨실로, 교세라의 역사를 날실로 삼아 써내려간 글이며, 나의 '혼' 그 자체이기도 하다.

(p.25)
되돌아보면 확실히 나의 경영과 인생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고 도전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애초에 나는 경영에 관한 경험도, 지식도, 실적도, 승산도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무언가가 분명 있었다.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 그 뜻이 바르고 확고하다면, 사업이든 인생이든 제로에서도 무한대를 바라볼 수 있다.

(p.39)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를 생각해보자. 시대가 바뀌어도, 나라가 달라져도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충실히, 그리고 의미 있게 살아가고 싶다'고 누구나 생각하지 않겠는가? 궁극적으로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됐고 그로써 내 인생도 행복했다'라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인생을 대하는 태도라고 나는 생각한다.

(p.85)
스스로의 능력을 미래진행형으로 생각하는 것이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중요하다. 일부러 더 '자기 능력 이상'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p.88)
제품에는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드러난다. 조잡한 사람이 만들면 조잡한 물건이, 섬세한 사람이 만들면 섬세한 물건이 나온다. 그런데 우리는 조잡한 자세로 조잡한 작업을 해서 만들어낸 제품 중에 그나마 나은 제품을 고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완벽한 작업 공정 아래서 '제품이 걸어오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할 정도로 섬세하게 집중하며 '손을 베일 듯한 제품'을 만들어내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106)
매일매일이 완벽해야 비로소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나아갈 길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퍼펙트한 생활 태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없기에, 자신의 삶은 이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어 길을 해매는 비행이 되고 말 것이다.
퍼펙트하다는 것은 항상 자신에게 관대해지려는 마음을 누르고 변명을 용서하지 않고 가차없는 태도로 자신을 다루는 일을 뜻한다. 필요한 순간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안이한 태도가 결코 아니다. 바짝 조이는 긴장감으로 매일 일에 몰두하고 모든 일을 진심으로 대하는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p.116)
나의 경영철학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올바른 것이란 무엇인가'라고 스스로 질문해 '올바른 것을 올바른 그대로 추구해나가는 일'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거짓말하지 마라' '정직해라'와 같은 소박한 가르침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것이 나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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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의 시대 - 풀린 돈이 몰고 올 부의 재편
김동환.김일구.김한진 지음 / 다산3.0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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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는 무지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알아야 하지 않나 싶어서 경제 관련 책을 펼쳤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3대 이코노미스트의 날카로운 통찰'이라는 수식어가 눈길을 끌었다. 경제 상황을 이해하고 싶은거지 경제 그자체를 공부하겠다는게 아니기 때문에경제 상황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설명을 듣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상했던 대로, 술술 읽히지는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 분이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책이 진행되기 때문에, 단순히 줄글을 읽는 것에 비해서는 읽기 쉬웠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의 대담을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글로 적혀져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속도에 맞춰 천천히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인플레이션의 시대>는 크게 6개의 장으로 구분된다.

[1] 자산시장 어떻게 볼 것인가?

-. 주식시장 강세, 지속될까 / 부동산시장 고점인가 / 금리는 바닥을 쳤는가 / 환율의 미래

[2] 우리 경제 어떻게 볼 것인가?

-. 경제 비관론의 실체 / 수출은 현재 우리 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서 얻는 교훈 / 재벌과 정치 리더십, 증세의 문제

[3] 세계 경제 어떻게 볼 것인가?

-. 미국발 금융위기 정말 끝났나 / 중국 경제 진단 / 유럽의 위기는 끝났나

[4] 트럼프노믹스의 기회와 위기

-. 트럼프 등장의 배경 / 트럼프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 트럼프는 판을 어떻게 흔들어놓을까

[5] 다가오는 경기 모멘텀

-. 세계 경제의 빅 사이클 / 2018 한국 경제

[6]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 자산배분의 시대 / 산업혁명 4.0 / 지는 산업, 뜨는 산업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어나갈 자신이 없어서, 눈에 띄는 장을 하나씩 골라 읽어나갔다. 차례대로 읽어나가는 것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굳이 앞 부분을 읽어야만 뒷 장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관심가는 부분부터 발췌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맨 처음은 역시 1 '자산시장 어떻게 볼 것인가'로 시작했는데, 그나마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것들이 있는 '주식' '부동산'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읽었다. 물론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한 건 아니었고, 책장을 넘길 수록 그 정도는 심해졌다.

 

개인적으로는, 가구원 수에 주목해서 부동산시장을 바라본 부문이 인상깊었다. 전 세계적으로 가족 형태가 3~4인 가구에서 1~2인 가구로 쪼개지는 양상이나타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출퇴근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외곽보다 직장과 거리가 가까운 도심에 거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가구원 수가 3~4인이면 일반적으로 2세대 이상이 산다는 의미이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기 마련이라 가장이 조금 힘들게 출퇴근을 하더라도 외곽에 거주하는데, 1~2인 가구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전세계적인 트렌드고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지난 몇 년간 도심 외곽에 3~4인 이상의 가구원 수에 적합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많이 공급해왔고, 이로 인해 두 가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지적이다. 두 가지 문제 중 첫 번째는 도심으로 들어오는 1~2인 가구에 적합한 주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이고, 두 번째는 외곽에 많이 지은 아파트의 공급 과잉 문제이다. 이전에는 단순히 아파트에 사람들이 몰리니까 가격이 올라가고 문제가 되는거라는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여전히 경제는 어렵기만 하지만, 조금씩 접하다보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맺음말에서 저자들은 "사실 미래에 대한 예측과 전망은 누구나의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먼저 세상이 나를 배제하고 나와는 전혀 관계없이 돌아간다는 생각을 바꾸기를 권한다. 우리는 세상의 변화에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참여하고 있다는 각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한 사람으로서 뜨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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