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사업하는가 - 사람도 사업도 다시 태어나는 기본의 힘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김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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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나모리 가즈오는 교세라의 창업자이자 명예회장이다. 그는 가난한 시골 집안에서 태어나 엔지니어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스물일곱에 교세라를 설립했다. 부모님의 지원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뜻을 함께 하는 동료들과 함께 회사를 세우고 투자자들에게 출자를 받았다. 또한 그는 현재 KDDI가 된 '다이니덴덴'을 설립해 통신사업을 하기도 하고, 일본 본정부의 요청으로 JAL의 경영 정상화에 손을 대기도 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경영의 대가'라는 느낌인데, 그는 경영을 지식으로 접한 적이 없다고 한다. 즉, 경영을 머리로 배운 적이 없고, 모두 경험으로 체득했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이 책에서 경영의 기본으로 내세우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무엇이 옳은가'라는 질문이다.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왜 나는 처음 이 일에 뛰어들었는가?"
"이 일은 올바른 것인가, 그른 것인가?"

언뜻 뜬구름잡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그 철학을 기반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창업자들의 그의 철학을 배우고 따르고 있다. 최근 다양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주장을 펼쳐나가는 책들을 주로 접해서인지, 본인의 경험을 근거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나모리 가즈오이기 때문에 내용이 가볍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회사를 경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제시하는 '인간으로서 무엇이 옳은가'라는 질문은 상당히 막연하지만, 살면서 무언가 결정을 내릴 때 가장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에서 말하는 회사와 한 몸이 되어 근무하라는 취지의 이야기가 지금 세대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오늘날 사람들이 회사에 헌신하는 대신 각자의 생활을 중시하게 된 것은, 직원은 부품에 불과하고 결국은 경영진만 배를 불리게 된다는 것을 학습했기 때문이다. 만약 책에서와 같이 경영진과 직원들이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이야기일 것 같다.

회사의 경영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창업을 앞두고 있거나 현재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경영자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서 내세울 수 있을 만한 자리에 오른 사람의 '가르침'을 받는 느낌으로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 문장]

(p.24)
이 책은 나의 경영철학과 경영기법을 씨실로, 교세라의 역사를 날실로 삼아 써내려간 글이며, 나의 '혼' 그 자체이기도 하다.

(p.25)
되돌아보면 확실히 나의 경영과 인생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고 도전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애초에 나는 경영에 관한 경험도, 지식도, 실적도, 승산도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무언가가 분명 있었다.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 그 뜻이 바르고 확고하다면, 사업이든 인생이든 제로에서도 무한대를 바라볼 수 있다.

(p.39)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를 생각해보자. 시대가 바뀌어도, 나라가 달라져도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충실히, 그리고 의미 있게 살아가고 싶다'고 누구나 생각하지 않겠는가? 궁극적으로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됐고 그로써 내 인생도 행복했다'라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인생을 대하는 태도라고 나는 생각한다.

(p.85)
스스로의 능력을 미래진행형으로 생각하는 것이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중요하다. 일부러 더 '자기 능력 이상'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p.88)
제품에는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드러난다. 조잡한 사람이 만들면 조잡한 물건이, 섬세한 사람이 만들면 섬세한 물건이 나온다. 그런데 우리는 조잡한 자세로 조잡한 작업을 해서 만들어낸 제품 중에 그나마 나은 제품을 고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완벽한 작업 공정 아래서 '제품이 걸어오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할 정도로 섬세하게 집중하며 '손을 베일 듯한 제품'을 만들어내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106)
매일매일이 완벽해야 비로소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나아갈 길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퍼펙트한 생활 태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없기에, 자신의 삶은 이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어 길을 해매는 비행이 되고 말 것이다.
퍼펙트하다는 것은 항상 자신에게 관대해지려는 마음을 누르고 변명을 용서하지 않고 가차없는 태도로 자신을 다루는 일을 뜻한다. 필요한 순간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안이한 태도가 결코 아니다. 바짝 조이는 긴장감으로 매일 일에 몰두하고 모든 일을 진심으로 대하는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p.116)
나의 경영철학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올바른 것이란 무엇인가'라고 스스로 질문해 '올바른 것을 올바른 그대로 추구해나가는 일'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거짓말하지 마라' '정직해라'와 같은 소박한 가르침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것이 나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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