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패드라 패트릭 지음, 이진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아내가 죽은 뒤 자신을 가둬버린 남자, 69세 홀아비, 아서 페퍼. 아내 미리엄이 죽고 1년째 되는 날, 그는 아내의 유품 정리를 시작한다. 미리엄이 전화기 밑에 보관해둔 고양이 구조대 관련 광고지를, 그곳으로 유품을 보내라는 아내의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갈색 스웨이드 부츠  안에서 하트 모양의 상자를 발견한다. 열쇠 수리공 50년의 경력을 살려 자물쇠를 열고서 발견한 것은 참(cham) 팔찌였다. 코끼리, 꽃, 책, 팔레트, 호랑이, 골무, 하트, 그리고 반지. 모두 여덟 개의 참이 달려있었다. 자신이 모르는 아내의 물품에 아서 페퍼는 당황한다. 그리고 홀린듯 코끼리 참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아내가 인도에서 살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역시 자신이 몰랐던 아내의 이야기에 아서 페퍼는 당황한다. 그렇게 홀린 듯 아서 페퍼는 아내가 걸어온 삶의 흔적을 찾아, 자신의 마을을 떠나 런던, 파리, 그리고 인도에 발을 옮긴다.


*

아서 페퍼는 자신이 알던 아내의 모습이 아닌, 아내의 삶에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아내의 삶의 흔적을 되짚어본다. 슬픔에 빠져있던 홀아비는 어느 순간 의심과 질투심으로 가득한 한 남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내의 지난 삶을 찾는 과정에서 아서 페퍼가 찾은 건 자신의 삶이다. 호랑이에게 깔려 죽을 뻔한 상황에서 의연하게 대처하기도 하고, 나체가 되어 누드 모델이 되기도 하며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딸에게 다시 다가가 거리를 좁히기도 한다. 참에 담긴 사연들을 모두 찾아낸 뒤, 아서 페퍼는 아내의 과거에 대한 집착아닌 집착에서 한걸음 물러난다. 자신과 함께 사는 동안 아내는 행복했고, 무엇보다 본인도 행복했다. 자신이 아내를 가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결국은 아내가 생각한 삶이었을 뿐이다. 


**

첫장을 넘기고 몰입해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르렀다. 400쪽이 넘는 책을 한 자리에서 다 읽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무턱대고 모험을 떠난 69세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를 응원하게 된다. 아내가 떠나고 홀로 남은 집에 누가 찾아오는 것에 놀라 벽에 붙어 동상인 척 하던 아서 페퍼가 남의 집 문을 따고 들어가 친구의 소중한 물건을 되찾아 오는 장면에서는 감탄을 담은 웃음이 나온다. 소소한 듯 대범하게 풀려나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여러 국가를 넘나드는 아서 페퍼의 여정을 함께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와 더불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존재를 다시 찬찬히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마음 한 구석에 온기가 피어난 기분이다. 


**

<아서 페퍼>는 메이저 영화사에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어떤 모습으로 스크린에 비춰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특히 매주 일요일 오후 <미스 마플>과 <명탐정 포와로>를 챙겨봤다는 아서 페퍼와 미리엄 페퍼 부부의 모습이 기대된다. '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니시 - 힘 빼고, 가볍게 해내는 끝내기의 기술
존 에이커프 지음, 임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새로운 한 해가 밝으려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세울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이다. 호홋. 문제는, 그 목표와 계획들이 딱히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어쩌면 그 전부터, 시작은 했는데 얼마 못가 포기한 것들이 수두룩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새해 계획의 92퍼센트가 실패로 돌아간다고 한다. 굳이 새해가 아니어도, 시작만 하고 끝내지 못한 계획과 목표들은 꾸준히 쌓여간다.


(p.11)

시작은 중요하다.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처음 내딛은 몇 걸음은 확실히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시작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작보다 더 중요한 것, 시작하는 것쯤은 유치하고 쉽다는 생각이 들며, 심지어 중요하지 않은 일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게 뭐냐고?

바로 '끝까지 해내는 것'이다. 


*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것일까. '피니시'의 저자 존 에이커프는 '완벽한 계획'이라는 허상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매일 6시에 일어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하자. 하루이틀은 무난히 일어났는데, 3일차에는 6시20분에 눈을 뜨고 말았다. 머리로는 다음날부터 다시 6시에 일어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째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한 번의 삐끗함이 계획을 망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심지어는 이전보다 기상 시간이 늦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남일 같지 않다. ;ㅁ;


(p.26)

표현은 다를지 모르겠으나 그들은 모두 정확히 같은 것에 대해 말했다. "과정이 더 이상 완벽하지 않아서, 나도 더 이상 노력하지 않게 되었다."


*

책에서는 계획 중도 포기의 주범인 완벽주의가 속삭이는 3가지 거짓말을 지적한다. '완벽하지 않다면 관두는 편이 낫다', '더 큰 목표를 가져라', '당신은 모두 다 해낼 수 있다'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 거짓말을 반대로 생각하면, 끝까지 해내는 일이 보다 수월해진다.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관둘 필요는 없고, 굳이 큰 목표를 가질 필요도 없고,  당신은 모두 다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면 된다. 묘한 거부감이 생기는 것은 아마도 계획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기 때문일테다. 


*

저자가 진행한 '도전의 30일 프로젝트'에서 중도 하차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날은 바로 둘째 날이다. ㅇㅅㅇ


*

중요한 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므로, 상황에 따라 목표를 절반으로 줄이거나 기간을 늘리면 된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으니, 기존에 누리던 일들 중 일부는 미루거나 포기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예능 프로그램 챙겨보기와 인스타그램/유튜브에서 허우적거리기에 드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허헛. 


(p.17)

'완벽하지 않은 것'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목표를 세운 이상 B학점이나 C학점 같은 건 원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잠깐이라도 골똘히 고민한 끝에 세운 목표라면 모조리 A학점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성적에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는 순간, 우리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목표 자체를 포기해버리고 만다. 그뿐인가, 시작도 하기 전에 미리 포기하기도 한다.


(p.19)

'기왕 이렇게 된 거 뭐(might as well)'라는 말은 영어에서 가장 위험한 표현 중 하나다. 이 말은 결코 '좋은 일'에는 적용되는 법이 없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이 고아들을 다 돕지 뭐'라거나 '기왕 이렇게 된 거 이 공동 정원에 건강에 좋은 식물을 심지 뭐'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프렌치프라이를 한 개 먹어버렸어. 기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1000개 더 먹어버리지 뭐.' 이처럼 흔히 항복의 의미로백기를 들 때 사용하는 표현이 '기왕 이렇게 된 거 뭐'다. 

완벽한 계획이 더 이상 완벽하지 않게 된 날, 우리는 바로 그런 말들을 한다. 그리고 그런 날은 절대 하루로 끝나는 법이 없다. 


*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행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니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는 일로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ㅅ')!


*

추진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동기부여 엔진이 지속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본인에게 당근(보상)과 채찍(공포)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생각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물론 각각의 상황에 따라 기능하는 동기부여 요소가 다르고, 두가지가 동시에 기능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 동기부여 요인을 의식적으로 상기시키고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와 더불어 수치로 표시되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목표 달성에 힘을 실어준다. 


*

'피니시'는 완벽한 목표 달성이라는 허상을 멀리멀리 치워버리고, 현실적인 목표 달성으로 가는 길에 독자를 세워주는 책이다. 문장이 무겁지 않아서 더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킥킥거리며 읽었다. 본격적인 새해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잠시 숨을 고르는데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p.240)

나는 당신에 대해 알지 못한다. 우리는 아마 앞으로도 만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는 내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키가 크다는 중요한 사실도 당신은 영영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히 안다. 당신이 완벽주의에 굴복하는 순간, 매번 중도에 포기하고 무언가를 시작해보려 도전하지 않아도 지금만으로 충분하다고 느끼게 될 거라는 것.


(p.241)

나는 무엇이 당신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지 알지 못한다. 당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완벽주의의 함정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다. 당신이 끝까지 도전하지 않으려는 이유도 알지 못한다. 

그저 어떤 순간들로 당신을 초대하고 싶을 뿐이다.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 순간, 심사위원들이 의자를 돌려 작고 나이든 당신이 해낸 일을 보고 놀라게 될 순간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 한 마디를 해도 통하는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1
김영철.타일러 라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

SBS 라디오 김영철의 파워FM 속 영어 코너 <진짜 미국식 영어(진미영)>의 내용이 책으로 정리되어 나왔당.



*

라디오는 챙겨 듣지 않지만, 팟캐스트에도 방송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종종 듣는다. 한 회 분량이 5분 정도로 짧은 코너라,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타일러의 노력하는 성대모사(!!)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처음에는 <비정상 영어>로 시작했다가, 이후에 <진짜 미국식 영어>로 코너명이 변경되었당. 코너를 진행하다보니 김영철씨가 영어를 잘 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한국식 영어'(콩글리시)로 영어에 접근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진짜 미국식 영어>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두둥.




(p.7)

한국어와는 너무나 다른 미국식 영어의 그 맛은 언제나 상황적인 맥락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김영철의 파워FM>의 영어 코너인 <진짜 미국식 영어>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 그렇고, 최우선적으로 각 상황에 맞는 가장 미국적인 반응부터 고민하고, 그것에 해당하는 가장 미국적인 맛이 두드러진 표현만을 선정했다. 이  책의 표현들은 그 만큼 미국 맛이 진하다.

그동안 학교나 학원을 드나들면서 영어를 공부한 사람이 이 책의 진짜 미국식 영어를 보고 '이잉? 이게 뭐유?' 하면서 순간 놀라워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야말로새로운 언어의 다른 맛이고, 바로 진짜 미국식 영어다. 



*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는 우선 한국어 표현을 제시하고, 그에 해당하는 '진짜 미국식 영어'는 무엇인지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표현을 신청한 청취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그 표현을 사용하고 싶은건지도 함께 설명되어 있다. 


-. 김영철의 다양한 영어 표현 시도들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나라면 뭐라고 얘기할까?' 생각해보세요!

-. 김영철이 시도한 표현들이 현지인들에게 왜 안 통하는지 타일러가 명쾌하게 짚어줍니다!

   


*

각 페이지의 상단 QR코드를 이용해 팟캐스트 방송을 바로 들을 수도 있다. 네이버 앱 QR코드 검색을 이용하면 다음과 같은  화면으로 표시된다. +_+)!  



*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 한 청취자가 함께 일하는 원어민 선생님에게 "괜찮아요, 잘하고 있어요."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사연을 보냈다. 김영철이 처음 생각한 문장은 "Don't worry, it's alright. Good job."이다. 하지만 타일러에게 팡파르를 얻는데는 실패! 'Good job'을 쓰면, '방금, 금방'한 일을 잘했다고 칭찬하는 느낌이 드니까, 쭉~ 잘해오고 있다는 현재진행형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타일러가 제시한 표현은 "It's okay. You're doing great."이당!! 근본없는 영어를 구사하는 나는 생각해 낼 수 없는 표현이지만, 넣어두면 언젠가 나오겠거니(!!).



*

15회 분량이 끝날 때마다, 복습 코너가 있당! ㅋㅋ

단순히 방송 내용을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책을 보는 사람들이 실제로 그 표현을 익힐 수 있도록 신경쓴 것 같다.




*

여행 갔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고급진 해외여행 영어 부분도 유용하다. 타일러의 가차없는 어투가 매력적이다. ㅋㅋㅋㅋ


(p.293)

[기내에 들고 가도 되나요?]

-. 김: 해외 다니면서 한 번도 이런 말은 안 써봤는데, 도전해볼게. 'Can I bring to airplane?'

-. 타: 잘 했어요. 근데 목적어가 없죠. 무엇을 들고 가도 되냐고 묻는 거죠?

-. 김: Can I bring this airplane?

-. 타: 하하하. '이 비행기를 들고 가도 되나요?' 이렇게 묻는 거예요. 이젠 전치사가 없는 거죠?

+. 그래서 타일러가 준비한 표현은,  [Can I take this on the plane?]이다.


+. 타일러의 Tip

-. 전치사를 적재적소에 잘 써야 한다는 걸 느꼈겠죠? 이동 수단을 '타는' 경우 보통 전치사 'on'을 쓰게 되어 있는데 이런 건 예외가 있어서 외우셔야 돼요. 'get on the bus', 'get on the train','get on the plane', 'get in the car' 이런 식으로 말이죠.

오늘 배운 'Can I take this on the plane?'과 비슷한 표현으로 'Can you pack this so I can take in on the plane?'도 쓸 수 있으니 기억해두세요. 


   

*

사실, 지금의 나는 진짜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일단 영어로 말하는 것부터가 험난한 상황이지만, 적절한 표현을 넣어두는 것이 도움이 되겠거니. '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기업 통합전공 기출문제 - 한국중부발전,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한전KDN, 한국장학재단, 국민연금공단, 경기신용보증재단, 코스콤, 한국산업은행, 수협중앙회, 한국에너지공단 등 실제 기출문제 수록
공기밥닷컴. 공취달 공기업 취업 연구소 지음 / 공취달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공기업 통합전공 기출문제 출간이라니, 완전 기대됩니다.
경영, 회계, 경제, 금융경제, 행정, 법학... 따로따로 살펴보려면 막막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한 권의 교재로 살펴볼 수 있어서 좋네요.
모든 문제에 해설이 첨부되어 있다고 하니, 공기업 준비하는데 딱 필요한 책인 것 같아서 기대 만빵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소한 즐거움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3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

<인생학교> 시리즈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기 위해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들을 짚어보는 책이다. 다만,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p.19)

인생학교는 사회가 감성적으로 똑똑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사상의 올바른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그 점을 증명하기 위해 존재한다. 




*


<인생학교-소소한 즐거움>은 평범한 일상에서 '의미 깊은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언급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p.20)

따뜻한 물로 목욕하기, 갓 구운 빵 한 조각, 친한 친구와 나누는 대화, 한밤의 깊은 단잠. 이런 것이주는 소소한 즐거움은 세상의 칭송도, 사람들의 관심도 받지 못한다. 현대인들은 '큰 기쁨'만 좇으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범한 것을 폄하하는 낭만주의적 시각을 물려받아(즉 일상의 평범한 것은 열등하고 따분하고 시시하다고 여긴다), 독특하거나 손에 넣기 어려운 것,이국적이거나 낯선 것이 우리에게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우리는 은근히 값비싼 것을 선호한다. 가격이 싸거나 무료이면 그만큼 의미나 감동도 적을 것이라 여긴다. 언젠가 높은 만족감을 얻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엄청난 계획과 구상(결혼, 직업, 여행, 내 집 장만 등)에 에너지를 쏟으며 살아간다.

이런 삶의 방식이 완전히 틀렸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관점은 적은 비용으로 언제든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나 평범하고 작은 것을 폄하하는 해로운 편견을 무심결에 동반할 수 있다.


(p.21)

평범한 일상으로 시선을 돌려 의미 깊은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은 패배를 변호하는 행위도 아니요, 원대한 꿈과 목표를 깍아내려 공격하려는 것도 아니다. 이미 바로 우리 곁에 있는 평범한 것과 의미 있는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미래만 보며 달려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

이 책에서는 '생선 가게', '할머니', '호텔 방에서 홀로 보내는 밤', '일광욕하기', '창밖 응시하기', '일요일 아침', '부모님의 옛날 사진', '늦은 밤의 산책', 그리고 '한동안 아팠던 몸이 회복한 첫날' 등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일들에 초점을 맞춰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낸다.


*

늦은 귀가 길, 무심코 올려다 본 밤 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발견하고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별이야 항상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뭐가 그리 바쁘고 급해서 하늘을 올려다볼 생각조자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륙의 순간' 부분에서는, 올 여름 일본 여행 길에올랐을 때가 떠올랐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지루했을 그 순간이, 8년 만에 일본을 찾는 나에게는 특별하고 즐겁기 그지 없었더랜다. 아직 일본에 도착한 것도 아니고, 인천 땅에서 발을 땐 것 뿐이었는데 말이다. 스쳐지나가는 모든 과정들이 보기에 따라서는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니게 된다. 


(p.44)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잘사는 인생, 성공한 삶의 기준은 직업적 발전과 경제적 풍요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생선 가게에 얼마나 자주 가는지, 작은 섬에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 또는 밤하늘의 별을 얼마나 자주 보는지 따져보는 사람은 십중팔구 이상한 시선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의 진가와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의 의미를 아는 것이야말로 뭐라 규정하기 힘들지만 너무나도 중요한 삶의 질을 높이는 견고한 동력이 된다. '소소한' 즐거움이라고 명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개 그것이 거창하고 극적이며 즉각적인 결과물을 가져다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열렬한 갈망의 대상도 아니고 소리 없이 가만히 다가와서 온갖 잡념과 분주한 일상에 가려 쉽게 묻혀버린다. 우리에게 그것을 찾아낼 급박한 의무가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때문에 삶의 소소한 즐거움은 너무나도 쉽게 우리 시야에서 벗어난다.

   



*

바로 오늘,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밍기적거리며 '일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늦었지만, 그래도 일요일이니 별 생각없이 뒹굴거리다 일어났다. 그러고보니 그 시간이 참 즐거웠다. 'ㅡ'




*

평범한 일상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은, 너무나 사소해서 무심코 넘겨버리기 일쑤이다. 하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과정은,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신경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_+)!


(p.279)

일단 주의 깊게 살펴보기 시작하면 우리 주변에는 소소한 즐거움이 차고 넘친다. 중요한 점은 단순히 그것을 알아보는 게 아니라 우리가 거기서 행복을 느끼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면 경험하는 즐거움이 한층 배가된다. 우리는 삶에서 그런 작은 기쁨이 보다 큰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