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니시 - 힘 빼고, 가볍게 해내는 끝내기의 기술
존 에이커프 지음, 임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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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해가 밝으려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세울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이다. 호홋. 문제는, 그 목표와 계획들이 딱히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어쩌면 그 전부터, 시작은 했는데 얼마 못가 포기한 것들이 수두룩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새해 계획의 92퍼센트가 실패로 돌아간다고 한다. 굳이 새해가 아니어도, 시작만 하고 끝내지 못한 계획과 목표들은 꾸준히 쌓여간다.


(p.11)

시작은 중요하다.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처음 내딛은 몇 걸음은 확실히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시작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작보다 더 중요한 것, 시작하는 것쯤은 유치하고 쉽다는 생각이 들며, 심지어 중요하지 않은 일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게 뭐냐고?

바로 '끝까지 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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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것일까. '피니시'의 저자 존 에이커프는 '완벽한 계획'이라는 허상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매일 6시에 일어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하자. 하루이틀은 무난히 일어났는데, 3일차에는 6시20분에 눈을 뜨고 말았다. 머리로는 다음날부터 다시 6시에 일어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째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한 번의 삐끗함이 계획을 망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심지어는 이전보다 기상 시간이 늦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남일 같지 않다. ;ㅁ;


(p.26)

표현은 다를지 모르겠으나 그들은 모두 정확히 같은 것에 대해 말했다. "과정이 더 이상 완벽하지 않아서, 나도 더 이상 노력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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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계획 중도 포기의 주범인 완벽주의가 속삭이는 3가지 거짓말을 지적한다. '완벽하지 않다면 관두는 편이 낫다', '더 큰 목표를 가져라', '당신은 모두 다 해낼 수 있다'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 거짓말을 반대로 생각하면, 끝까지 해내는 일이 보다 수월해진다.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관둘 필요는 없고, 굳이 큰 목표를 가질 필요도 없고,  당신은 모두 다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면 된다. 묘한 거부감이 생기는 것은 아마도 계획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기 때문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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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진행한 '도전의 30일 프로젝트'에서 중도 하차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날은 바로 둘째 날이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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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므로, 상황에 따라 목표를 절반으로 줄이거나 기간을 늘리면 된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으니, 기존에 누리던 일들 중 일부는 미루거나 포기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예능 프로그램 챙겨보기와 인스타그램/유튜브에서 허우적거리기에 드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허헛. 


(p.17)

'완벽하지 않은 것'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목표를 세운 이상 B학점이나 C학점 같은 건 원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잠깐이라도 골똘히 고민한 끝에 세운 목표라면 모조리 A학점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성적에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는 순간, 우리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목표 자체를 포기해버리고 만다. 그뿐인가, 시작도 하기 전에 미리 포기하기도 한다.


(p.19)

'기왕 이렇게 된 거 뭐(might as well)'라는 말은 영어에서 가장 위험한 표현 중 하나다. 이 말은 결코 '좋은 일'에는 적용되는 법이 없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이 고아들을 다 돕지 뭐'라거나 '기왕 이렇게 된 거 이 공동 정원에 건강에 좋은 식물을 심지 뭐'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프렌치프라이를 한 개 먹어버렸어. 기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1000개 더 먹어버리지 뭐.' 이처럼 흔히 항복의 의미로백기를 들 때 사용하는 표현이 '기왕 이렇게 된 거 뭐'다. 

완벽한 계획이 더 이상 완벽하지 않게 된 날, 우리는 바로 그런 말들을 한다. 그리고 그런 날은 절대 하루로 끝나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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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행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니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는 일로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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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동기부여 엔진이 지속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본인에게 당근(보상)과 채찍(공포)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생각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물론 각각의 상황에 따라 기능하는 동기부여 요소가 다르고, 두가지가 동시에 기능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 동기부여 요인을 의식적으로 상기시키고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와 더불어 수치로 표시되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목표 달성에 힘을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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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시'는 완벽한 목표 달성이라는 허상을 멀리멀리 치워버리고, 현실적인 목표 달성으로 가는 길에 독자를 세워주는 책이다. 문장이 무겁지 않아서 더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킥킥거리며 읽었다. 본격적인 새해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잠시 숨을 고르는데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p.240)

나는 당신에 대해 알지 못한다. 우리는 아마 앞으로도 만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는 내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키가 크다는 중요한 사실도 당신은 영영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히 안다. 당신이 완벽주의에 굴복하는 순간, 매번 중도에 포기하고 무언가를 시작해보려 도전하지 않아도 지금만으로 충분하다고 느끼게 될 거라는 것.


(p.241)

나는 무엇이 당신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지 알지 못한다. 당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완벽주의의 함정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다. 당신이 끝까지 도전하지 않으려는 이유도 알지 못한다. 

그저 어떤 순간들로 당신을 초대하고 싶을 뿐이다.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 순간, 심사위원들이 의자를 돌려 작고 나이든 당신이 해낸 일을 보고 놀라게 될 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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