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동하러 가야하는데> , 이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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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두꺼운 느낌은 아니라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안에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있어 읽는데 꽤 오래 걸렸다. 승마부터 수중에어로빅, 필라테스, 요가 등등 작가님과 작가님 지인분들의 정말 다양한 운동 이야기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들어가있어 더 좋았다. 요즘 일상적인 소재의 책에도 여성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는데 읽을 때마다 새로운 시선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이런 책이 앞으로도 많이 많이 나왔으면!
그러면서도 이야기를 딱딱하게 풀어내지 않으시고 정말 유쾌하고 재밌게 풀어내셔서 키득키득하며 읽은 부분이 많다. 어쩜 이렇게 문체가 재밌지? 하면서 읽은 책! 책을 읽고있지만 어쩐지 같이 수다떠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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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때, 운동이 즐겁다는 느낌이나 체육시간이 기다려진다는 기분을 느낀 적은 정말 거의 없었다. 축구는 남자애들이나 하는 거, 여자애들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수다를 떨고 남자애들은 그 시간에 운동장에 나가는 걸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때. 학창시절 통틀어 딱 한 번 체육시간이 기다려진적이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땐가 3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새로 부임하신 체육 선생님이 젊기도 젊으셨고 그래서 그런지 열정도 넘치셨던 걸로 기억한다. 그 선생님께서 수행평가 중에 하나를 ‘농구’ 로 잡으셨는데 남자애들은 당연히 시키셨고, 여자애들에게도 똑같이 시키셨다. 15년? 16년 인생 첫 농구(이자 지금까지 중 마지막 농구)였고, 같이 농구를 했던 여자 친구들도 다 처음이었다.
공이라곤 피구공이나 탱탱볼처럼 가벼운 공만 만져봤었는데 농구공의 묵직하고 튼튼한 느낌이 신기했고, 처음이기에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막상 게임에 들어가니 그전에 했던 체육시간의 ‘운동’ 과는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우리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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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장아장 걸음마 수준의 농구부터 시작해서, 전적으로 정말 선생님의 도움 없이 우리끼리 한 게임을 진행하기까지, 솔직한 느낌으로는 정말 청춘 드라마 한 편을 찍은 것 같았다. 농구 한 게임이 시작 되면 모두가 거기에 집중하고 달려들었고, 어쩔 땐 수업 끝종이 치고나서도 게임이 끝나지 않았을만큼, 모두가 발개진 얼굴로 반짝반짝한 땀방울을 흘리면서 그런 서로를 의지하며 또 게임을 즐겼다. 우리도 이렇게 뿌듯했는데 코트 밖에서 선생님이 직접 뛰고 있는 우리보다 더 열정적으로 바라보던 그때, 다른 거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공을 향해 끈질기게 달라붙던 우리를 바라보며 ‘우와’ 하던 모습, 정말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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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때까지 운동이 그렇게 재밌고, 결속력을 다지고, 스트레스가 풀리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그걸 다 떠나 그렇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걸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스포츠는 당연히 남자의 전유물로만 느끼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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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너무나도 개인을 무시하고 집단으로 나누려드는 성향이 있는데 비단 운동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성별로 나눌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건 개인의 성향이지 성별이 아니니까. 여자라고 또 남자라고 내가 달라질 필요는 없다.
다만 그걸 발견 할 기회조차 뺏어가는 사회라서 많이 안타깝고 또 안타까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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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성부에서 이화학당에 공문을 내어 체조를 즉각 중단하라고 통고했다. 여학생이 좀 뛰는 것이 나라님이 개입할만큼 중대한 사안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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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하루 일과의 습관처럼 운동을 했는데 한번 몸이 안 좋아지고 그러면서 운동을 쉬게 되니까, 몸 안 좋음 -> 운동 쉼 -> 몸 안 좋아짐 -> 무한 악순환의 굴레에 갇혀버린 것 같았다.
몸이 안 좋아지니까 정작 해야할 일에 더 집중을 못하겠고, 집중을 못해서 평소보다 시간은 더 걸리는데 끝은 내야하니까 밤늦게까지하고, 그러면서 생활패턴까지 망가지고 몸은 더 망가지고. 이 책에도 나왔지만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도, 다정도 체력이라는 말에 공감하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던 차에 딱 이 책을 만났다. 그동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운동들이 거의 다 들어있었다. 누군가 운동을 시작한다면 이 책을 보고 골라도 될 정도로! 게다가 유쾌하기까지 해서 정말 운동을 시작하고 싶은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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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쓰다 발견했는데 바코드 모양도 깨알 아령 모양이었다. 이런 디테일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