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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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전공으로 진로를 정한 건 중 3때였다. 시작하게 된 스토리가 (내가 생각하기엔) 꽤 재밌는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생략하고, 어쨌든 약간의 과정을 거쳐 진로를 정하게 된 뒤, 친구들은 가끔 나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부러워했다.
아마 일찍 목표를 잡은 것, 게다가 그 목표가 운 좋게도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만한 것이었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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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도 일찍 목표를 잡고 큰 고민 없이 그대로 밀고 나갈 수 있던 것이 좋다고는 생각했지만 대부분의 선택이 그러하듯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된다.
내 전공 쪽으로 공부하면 할 수록 자연스럽게 학교 공부는 소홀할 수 밖에 없었고, 이 일이 좋지만 많이 좋지만 그만큼 너무 힘들어서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진작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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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내가 하는 공부가 너무 좋지만 이 공부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생각해왔고, 이 책을 보고 또 느낀 건, ‘좋아하는 일’ 이 꼭 ‘직업’ 이 되지는 않아도 될 거 같다는 것. 그리고 아직까지도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행복한 취미’ 가 될 것인가 그걸 돈벌이로까지 끌어들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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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도 결국 대화의 마지막은 거의 ‘나중에 뭐하지?’ 로 수렴하는 이 시기에, 이 책 속 질문들이 너무 나의 요즘과 맞닿아있어서 솔직히 리뷰 쓰기가 너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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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딸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왜 다른 과일은 좋아하지 않냐고 강요하지 않듯이 ‘좋아하는 일’ ‘꿈’ 을 찾지 않아도 될 자유가 우리에겐 있어요.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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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도 후회를 하고 있고, 당연히 예전에도 뭔가 후회를 했었다. 다만 전과 지금에 다른 점이 있다면, 전에는 후회를 해도 금방 빠져나와 다른 쪽에 관심을 두었다면 해가 지날 수록 떨어지는 체력만큼 후회 석에서 빠져나오는 시간도 길어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에도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게 됐다. 당연히 그런 것들이 책 하나 읽는 다고 쉽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적어도 내가 전에 선택의 기로에 있는 나를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주 했던 말을 다시 상기시켜줬다.
지금 내구 한 선택이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고, 네가 한 선택이 너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니까 걱정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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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온 문장과 함께 언제라도 잊지 않고 기억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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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후회를 했다면 다음 돌(행동)로 발을 옮길 수 있어요.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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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도 제대로, 미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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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꽤 비관적인 상태로 이 책을 읽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쓰다보니 또 구구절절이었고..! 어쨌든 그런 상태로 읽으니까 몇몇 부분은 좀 뻔하다고 느껴졌고, 초반에는 이 책을 덮고 워크넷을 들어가봐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뻔한 내용보다는 다른 쪽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던 부분들이 더 많았고, 무엇보다 몇몇 문장들이 정말 위로가 됐다.
에세이다보니 이 책과 내 생각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지만, 어떤 책이든 내게 다가오는 문장이 한 문장이라도 있다면 그 책은 내게 의미있는 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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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 고민을 덜어주길 바랬지만 오히려 더 많은 고민을 주었다. 하지만 그 고민들은 ‘내일’ 을 두렵게 만드는 고민이 아니라 ‘내 일’ 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결국 나를 더 알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고민들이었다. 어쩌면 평생에 걸쳐 답을 찾아가야할지도 모를 고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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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을 나와 같이 한 걸음을 떼는데도 머뭇거리고 있던 사람에게, 어딘 가로 걸어가고는 있는 거 같지만 같은 곳을 뱅뱅 도는 것 같은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이 책이 길을 만들어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 자리에서 잠시 쉬어가게끔, 그렇게 나의 방향을 찾아가게끔 도와주는 책인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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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 가치를 부여하고 ‘나의 일’ 을 ‘내일(미래)’ 을 만든 일은 자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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