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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7년
에트가르 케레트 지음, 이나경 옮김 / 이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좋았던 7년>

 

 

1_ 작가의 말에서 부터 마음에 드는 책은 정말 드문데 이 책의 <책 머리에> 써있었던 글 중에 눈이 가는 문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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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 내게는 두 가지 종류의 이야기만 존재한다. 친한 친구들과 이웃에게 하고 싶은 이아기, 그리고 비행기나 열차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사람에게 하는 편이 더 좋은 이야기 말이다. (•••) 다음 페이지부터, 여러분은 나와 한 열차를 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비막 페이지에 다다르면 나는 역이서 내릴 것이고, 우리는 아마 다시는 서로 만나지 못할 것이다.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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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너무 일상적인 공간에서 우리는 아무리 솔직하게 말한다해도 어느정도의 검열은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기차 혹은 비행기 등의 특수한 공간에서, 처음 만나고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에게 말한다면 오히려 내 속에 있는 말을 더 진솔하게 꺼낼 수 있지 않을까?
모르는 사람에게 내 얘기를 막 꺼낸 적은 없지만, 나는 술을 마실 때 비슷하게 하는 것 같다. 계속 볼 사람들 앞에서는 큰 실수는 하고 싶지 않아서 적당히 조절하면서 마시고, 정말 다시 볼 일 없을 거 같은 1회성 모임이라면 굳이 조절하지 않고 막 마셨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아예 모르는 사람, 그리고 다신 만날 일 없는 사람에게 경계가 풀어지는 일이 간혹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히브리어로 집필하시는 작가님이 히브리어 판을 출판하지도 않은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작가님과 같은 기차 옆자리에 앉아 책을 ‘본’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으로 오직 낯선 이만이 누릴 수 있는 시간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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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_ 우리나라는 누가 뭐래도 분단국가지만 사실 살면서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사실을 체감한 때가 몇 번 없다. 하지만 휴전 상태가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전시 상태라면? 우리의 일상을 지킬 수 있을까? 아마 나라도 곧 핵폭탄이 터진다는 정말 믿을만한 정보가 들어온다면 지금 시험 공부를 왜 해? 방청소를 왜 해? 하며 어쩌면 작가님과 그 아내 분처럼 은행에서 어마어마한 대출을 받아 다 탕진해버릴지도 모른다. 아마 일상은 무너질 것이고 그 디데이까지 하루하루가 불안할 것 같다. 하지만 또 다른 걱정은 작가님의 꿈에서 평화를 보았을 때 였다. 처음엔 ‘평화’ 가 왜?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만약에 공격은 없었고 이란과 화해한다면 우리한테는 청소를 안 해서 더럽고 다 쓰러져가는 집에, 빚더미에, 과제에, 그리고 여러가지를 말한 아내 분의 말에 이 또한 걱정이 될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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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벌써 여러 일들을 겪어냈잖아. 질졍, 전쟁, 테러 공격까지. 그러니 운명이 평화를 가져다준다면, 그것도 견뎌낼 수 있을 거야. -p.1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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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평화’ 라는 말이 언제나 긍정적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평화도 견뎌내야 할 것으로 보는 저 문장에서 어쩌면 평화도 언제나 긍정적일 수 없음을 느꼈다. 한반도에 ‘평화’가 온다면 분명 혼란을 수반할 것이고, 일시적인 혼란은 불가피하다. 그 누군가는 그때 이것이 ‘평화’인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듯이 혼란과 평화는 어느정도 혼재해있는 것 같다. 그 비율이 평화 쪽에 가있어야 우리가 ‘평화’ 를 느끼는 것이 아닐까.
그래도, 너무 낙관적인 말일 수 있지만 한반도에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 우리도 분명 평화를 견뎌낼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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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_ 사실 무거운 주제지만 작가님의 필력으로 무거운 주제를 여러 일화로 재미있게 풀어내셔서 읽는 동안 웃음을 띠고 읽은 부분도 많다.
특히 작가님의 아들, 레브! 정말 너무 귀엽고, 뭇 아이들이 그렇듯이 어른들이 생각지도 못한 톡톡 튀면서도 생각이 많아지는 말들을 했다. 그 중 가장 귀여웠던 것은 자신이 고양이라고 말하던 레브🐱❣️

 

4_ 이 책에서 빠질 수 없는 내용이 작가님의 아버님과의 일화들인데 기억에 남는 말도 많았고, 정말 좋은 아버지시면서 멋진 아버지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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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이라고 해봤자 당신이 참 예쁘다고 말하는 대신 글로 쓰면 되는 일 아닌가요. (•••) 나는 사는 게 좋아요. 삶의 질이 좋으면 다행한 일이지. 하지만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살면 되는 거예요. 난 까다롭지 않아요. -p.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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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주 이상적인 상황이란다. 나는 상황이 바닥을 칠 때 결정을 내리는 걸 좋아하지. 그런데 상황이 어찌나 암담한지 결국 이보다는 나아지는 것 밖에 없겠구나.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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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결정을 내리기를 좋아한단다.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은 많을 때 말이지.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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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자락이 눈에 보일 수도 있는 때에 이렇게 생각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정말 정말 흔치않을 것 같다. 당장 멀리 가지 않고 나로 생각해봐도 내가 저 상황이라면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저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싶지만 만약 책을 안 읽었다면 저렇게 말 할 생각조차 못 했을 것 같다. 죽을 만큼의 고통 속에서 삶을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생각인지 가늠도 가지 않는다. 그래서 저 문장들이 내게 더 큰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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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_ 논픽션에세이라고 해서 괜히 무겁지 않을까 책 읽기 전이 지레 겁먹었지만 작가님이 글을 어떨 땐 유쾌하게 쓰시고 문체도 너무 좋아서 무거운 내용이지만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읽혔다. 나와는 먼 세상이야기라고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에도 반성했다. 앞으로 이 주제에 관련해서도 여러가지 찾아보며 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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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아주는 사람일 뿐 - 1녀 1견과 살며 배운 것들
김상아 지음 / 푸른숲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 올해 본 책 중에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따뜻하고, 가장 뭉클한 책 ♥

 

음악과 함께 나오는 영상을 보면서는 잘 우는 편이지만 텍스트만 보면서는 잘 울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 생각이 무참히 깨졌다.

첫 장 부터 내 눈물 버튼을 꾹꾹 누른 책은 처음이었다.

뭣 모르고 새벽에 보다가 펑펑 울고, 하지만 낮이라고 눈물이 안 나오지는 않아서 끝에 가서는 거의 오열하면서 봤다. 누가 보면 내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듯.

 

 

각 장의 첫 페이지에 나오는 일러스트가 이어지는데 그 일러스트마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간간이 들어있는 아이와 개의 사진들은 나도 모르게 보며 웃음짓게 만든다.

책의 첫 장 부터 마지막까지 따뜻한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는 이 책은 정말 언제봐도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이불을 한껏 끌어올린 따뜻함을 내게 전해줄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엔 그저, 1녀 1견과 함께하는 꽁냥꽁냥 즐거운 일상들! 이런 느낌일거 같았는데 내 예상을 깨버렸다. 이 책은 돋아나는 새싹처럼 자라나고 있는 아이와 이제 나이 들어 말라가는 강아지의 그리고 그 둘을 지켜보며 같은 일상 속에 살고 있는 작가님이 기록한 이야기들이었다.

랜선집사 2n년 차지만 아직 강아지를 키워 본 적이 없는 건 물론 아이도 없기 때문에 책 내용에 공감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걱정 할 필요도 없이 공감이 너무 잘 됐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시는 분이라면 한 문장 한 문장에 끄덕끄덕 하며 볼 거 같고, 아이가 있는 분들도 내용에 완전 푹 빠지셔서 보실 거 같고, 나처럼 그 어느 곳에도 연관 없는 사람도 이렇게 큰 공감을 얻었으니 아마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 인 것 같다.

책을 다 읽은 후, 작가님의 인터뷰를 봤는데 일부러 강아지와 아이의 이름을 책에 적지 않으셨다고 한다. 사실 읽으면서 이름이 뭘까 궁금했었는데 작가님이 이름을 쓰지 않음으로서 내가 더 내 이야기 같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글들이 정말 많았는데 그 중에서 강아지 시점으로 써진 글들이 정말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강아지들은 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을 향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표현하는지. 강아지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너무 사랑스러운 존재 같다.

 

/거창한 위로는 필요치 않아요.

우리, 그저 살같을 맞대고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내겐 충분하답니다. -p.26/

 

/실컷 안아주자.
실컷 사랑해주자.
개는 우리보다 빨리 늙고
아기는 우리보다 빨리 자란다.
우리가 무언가를 실컷 해줄 수 있는 시간은
이다음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다. -p.181/

 

 

이 책을 반려동물을 가진 사람들 혹은 아이를 가진 사람들만 읽을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는 이유는 물론 책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강아지와 아기와의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다는 것 때문이다.


/세상에 흔한 일이라는 이유로 내 슬픔이 희미해진다면, 세상엔 슬퍼해야 할 일이 단 한 개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p.197/


그리고 이 책을 처음엔 마냥 따뜻하게만 읽었는데 중후반부로 넘어가면 한 없이 다정한 얘기 속에도 다정하지 않은 현실이 있다.
작가님이 뱃 속 아이의 성별을 주변에 알린 후 들은 얘기를 보고 참,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댄데 아직도 이런 말이 오고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노키즈존과 유기견. 노키즈존이 생긴 것도 유기견이 되는 것도, 아이의 잘못이 아니고 개의 잘못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시선에 아이를 맞춰버리는 게 아닌지. 우리의 잘못된 편견에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개를 유기견으로 만들고 잡종이라는 틀 안에 가둬 생각하는게 아닌지.
우리는 다시 아이가 될 수 없지만 아이는 점점 우리만큼 자라간다.
아이가 더 자라서 우리만한 어른이 되었을 때, 자라나는 다른 아이들을 어떻게 보게 될 것인지는 지금 점점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달렸다.
그리고 아이들이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공존해야할지를 배우게 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우리 모두가 안아주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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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선 ‘행키’의 마음 일기
임재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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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임재영


처음에 이 책이 나온다고 했을 떄 제목만 보고도 '나도 인생이 적성이 안 맞는 거 같은데..' 하며 공감했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이후 내가 왜 저런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첫번째로는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오는 상처가 아닐까. 인간관계에서의 어려움에 맞닥뜨릴 때 인관관계는 물론 이거니와, 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 생각이 든다. 


/탄탄한 자존감은 나로부터 자라나 너에게 닿는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흘러 너의 마음을 적시는 것이다. - p.109/


/내가 고통스러워지자 그 누구의 고통도 안을 수 없게 되었다. 마음의 여유가 바닥나자 내 바닥을 볼 수 있었다. -p. 79/


그래서 위 문장들이 공감되었다. 인간관계는 어렵지만 결국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흘러 넘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내 마음의 여유가 바닥나면 상대방을 잘 볼 수 없고, 편협한 시각으로 판단하게 되니, 결국 인간관계도 내 마음에 달린 것 같다. 



두번째로는 아직 내가 상담센터나 정신과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거 같다. 몸에 병이 나면 당연히 병원에 가듯이 마음에 병이 나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할텐데 아직 그러기에 내가 느끼는 마음의 문턱이 높은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행키라고 불러지길 바라시는 임재영 선생님의 활동은 정말 좋은 것 같다.

미리 알았다면 나도 그 상담 트럭에 갔으면 좋았을텐데! 

아마 선생님의 트럭에서 상담을 받은 사람들은 정신과나 상담에 대한 문턱이 낮아졌음을 느꼈을 거 같다. 그래서 마지막에 상담 받은 분들의 감사인사를 보고 뭔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말을 더듬어도 상관없고 나의 본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면접에 임해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과거의 일이 현재에 계속 영향을 주는 건 제가 과거 기억을 꽉 붙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나니, 과거와 현재는 별개라는 사실을 생활하면서 몸으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과거에서 한 발짝 물러나 현재에 충실하면서 씩씩하게 살아보겠습니다. - p.211/


과거의 일이 현재에 계속 영향을 주는 건 과거 기억을 꽉 붙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와닿아서 가장 공감갔던 감사인사 중 하나였다. 어쩌면 그저 과거의 한 조각일 뿐인 사건을 내가 트라우마라는 이름을 붙여 지금까지 잡아두는 게 아닐까.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 미래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 결국 과거에서 한 발짝 물러나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인생이 적성에 맞게 사는 것 인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위의 글들을 포함해서 공감이 가는 글들이 정말 많았는데, 행복에 관한 말도 많이 마음에 와닿았다. 


/행복을 느끼는 건 그 누구의 마음도 아닌 바로 내 마음이기 때문이다. - p.145/


/사실 행복을 키우는 일은 정상이 어딘지 알 수 없는, 끝이 없는 산행과 같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좋은 점도 있다. 삶이 끝나는 날까지 지속 가능한 꿈이기 때문이다. - p.56/


/행복한 사람들은 화나고 슬픈 일보단 기쁘고 즐거운 일에 마음을 더 기울인다고 한다. (...) 행복이 들어올 틈을 안 줘서 행복이 스며들 수가 없던 것이다. - p. 149/



누구나 행복해지는 게 꿈이라고 한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행복은 어느새 뿅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걸쳐서 키워나가는 것이다. 

작가님처럼 행복이 나의 삶이 끝나는 날까지 지속 가능한 꿈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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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1228 2018-12-04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행키입니다! ^^ 리뷰 감사합니당~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ㅎㅋ
 
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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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리뷰

 

 

‘이 책이 왜 호러소설이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질문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살면서 영화관에서 공포영화를 본적은 딱 2번이고(그마저도 거의 눈을 가리면서 봐서 봤다고 하기도 그렇다.), 호러소설을 읽어본 적도 없고, 친구들하고 귀신의 집 한번 가보자! 했다가 들어가자마자 못 가겠다고 그대로 나왔을 만큼 공포/호러 장르에 대한 면역이 거의 없어서 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무서워하면서 또 호기심은 많아서 누가 등떠밀어주거나 공포 영화의 경우에는 옆에 이런 거 잘 보는 사람이 있으면 그래도 시도해볼 마음이라도 들었는데 공포 소설이라니!
책을 읽는다는 건 다른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정말 온전히 1대 1로 그 책 속의 세계와 대면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그게 책의 장점이지만, 그 책이 공포 소설일 경우엔 장점이 단점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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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걱정 속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정말 의외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는 것에서 놀랐다.
나는 내가 정말 공포에 면역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잘 읽히면 다른 호러 장르도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리없이 페이지가 넘어갔다.
게다가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각 장의 시점이 다르다는 거였는데 그게 이 책의 큰 매력이었던 것 같다. 좀 뒤통수를 쿵! 하거 맞은 느낌!
사실 이런 책은 조금이라도 스포가 될만한 내용을 알고 보면 그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에 책의 내용에 대한 얘기는 더 쓰지 않는 게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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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도 찾지 못했던 맨 첫 질문의 답은, 답이라고도 하기도 그렇지만 어쨌든 저 질문을 정리할 수 있는 내 생각은 맨 마지막의 ‘옮긴이의 말’ 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또한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히 말 할 수는 없지만 결국 내가 ‘이 책이 왜 호러 소설이지?’ 라는 생각이 떠오른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호러 소설’, 또는 ‘호러/공포’ 라는 장르에 대한 편견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보았던, 생각했던, 익히 잘 알고있고 잘 상상가는 그런 호러에 이 소설을 끼워맞추려니 이 책이 왜 호러 소설인가하는 질문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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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내가 생각하기에 이 소설은 호러 소설이 맞다.
또한, 이 소설은 내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소설이었다. 특히 ‘호러’ 소설에 관해서 더욱.
호러 소설이 주는 공포는 무엇일까. 이 책에 나오는 ‘보기왕’ 과 같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는 도통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이질적인 존재에서부터 오는 두려움일까.
아니면 그 이질적인 존재와 대면하는 사람들로부터 느낄 수 있는 우리의 내면의 두려움을 건드는 것일까.
어쩌면 그 이질적인 존재조차 우리의 두려움 가운데서 태어났을 거 같다는 생각까지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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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사용법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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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백영옥

 

· 개인적으로 직관적으로 제목의 뜻을 알 수 없는 책을 만나면 책을 읽으면서 제목을 유추하기를 좋아하는데 그 제목의 의미를 알았을 때 뭔지 모를 즐거운 느낌과 공감을 얻는다.

 

'만약 누군가 내 앞에서 울고 있다면, 흐르는 눈물은 그 사람이 나를 믿고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약함을 내보일 수 있는게 진짜 용기니까요. 가끔은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p.95

 

이 책의 경우 흘러 넘쳐도 좋은 건 눈물인 것 같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비단 눈물뿐아니라 복합적인 감정들이 다 흘러 넘치는 모습인 것 같다.

눈물을 보이는 것을 내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해서 많은 사람들이 혼자 눈물을 훔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내 앞에서 눈물을 흐린다면 그 사람이 나를 믿고있다는 이 문장이 정말 공감되면서 나도 믿는 사람 앞에서는 눈물을 흘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믿는 사람 앞에서라면 내 감정이 가는대로 흘러넘치게 두어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여러 감정들이 하나의 그릇에 들어가있는 것 같아서 한 감정이 그 공간을 많이 차지해버리면 다른 감정을 느낄 겨를이 없어지는 것 같다. 특히 그 감정이 슬픔이나 우울감 같은 것이라면 그 감정은 빠르게 나를 잠식해버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가끔은 그냥 흘러넘쳐도' 좋을 것 같다.

 

 

 

· 이 책을 읽으면서 본격적으로 필사를 시작했다. 필사를 시작하고 좋은 문장을 보면 적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필사를 하며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아래의 문장들은 내 마음 속에 '스민' 문장들 중 몇개를 뽑은 것이다.

 

 

'희망이라는 말은 꼭 희망 속에만 있지 않습니다.

절대 절명의 순간,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그걸 기억해야 해요.

바람이 불고 나무가 흔들려도, 삶은 계속될 테니까요.' -p.251

 

'세상에 누구도 없는 듯 아픔이 찾아오면 내가 나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말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해요.

이 시를 서랍 안에 포개어 잘 넣어두세요. 저처럼요.' -p.222

 

'살면 살수록, 힘주는 것보다 힘을 빼는 게 더 어려운 일 같아요.' -p.179

 

'진정한 재능이란 지루한 반복을 견디고 지속하는 힘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에요.

지구인에게는 지구력이 필요합니다.' -p.130

 

 

이 밖에도 어쩜 내 생각하고 닮은 문장이 이렇게 많은지 언젠가 작가님을 만나뵙고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였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작가님과 나는 엄연히 다른 사람이기때문에 공감되지 않는 문장도 더러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감되지 않는 문장들때문에 이 책을 나중에 다시 읽고 싶어졌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좀 더 많은 것을 경험한 뒤에 이 책을 다시 읽는 다면 지금 공감되지 않는 문장들 중에도 공감 될 문장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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