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로사회
한병철 (지은이), 김태환 (옮긴이) 문학과지성사 2012-03-05, 128쪽, 사회학일반

#인천독서모임
#밀린독서기록정리중
#책사는속도는읽는것보다빠르고
#기록은읽는것보다느리다

🍊 한병철 교수의 다른 책들을 중고서점에서 보고 산 게 벌써 몇 달이 되었다.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 책을 좀 기록을 남기고 읽어야지를 벌써 몇달째. 예전 읽은 <피로사회>메모해둔걸이제서야 통합해서 기록중🥲

🍊한 해전, 작년 이 맘 때쯤 독서모임에서 각자 읽고 나눈 때였다. 이 때 정말 갑작스럽게 사직서를 내게 되고, <피로사회>를 읽었던 시기와 겹치던 시기였다. 책내용이 확장되어 사직서에 영향을 미쳤는지, 쓰고 보니 그런건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확실한 건 이 책이 얼마나 절절하게 다가왔겠는가. 난 반 자의적, 반 타의적이었음에도. 사직서가 수리되었으나 아직 회사른 다니던 시기는 마침 제니 오델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을 읽고 있었다. 느낌으로 알겠지만, 정말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닌 잠시 멈춰서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고 접을 건 접고 접고 정말 해야할 건 하라는 책이다. 제니 오델의 책과 내용도 묘하게 이어졌다. 희미해졌지만 두 권 모두 격한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 책은128쪽으로 짧은데 그나마 미주를 제외한 본문은 75쪽 까지며, 뒤는<우울사회>라는 인문/사회 또 다른 글이 있고, 역자후기(저자 한병철 교수는 한국사람이나 독일 대학의 철학교수로 독일어로 썼기에, 서울대 독문학과 김태환 교수가 번역을 했다)도 분량이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이 책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읽고 나면 이 얇은 책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으나(정확히는 아니고 애매하게), 읽는 동안은 너무 어려웠다. 얇다고 접근하기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 요즘의 사회, 특히 한국사회는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다는 긍정의식을 스스로 세뇌시킨다. 환경과 스스로 만든 성과사회에서 피로도는 높아만 가고, 좌절감과 우울감이 높아진다. 얼마전 <신경 끄기의 기술>작가 마크 맨슨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로 한국에 관한 영상을 올렸고, 나 또한 이 주제로 아주 짧게 글을 쓰기도 했는데...모두 납득이 가는 그런말에 책을 읽으며 내 사직환경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다만 스스로 만든 것 외에 한국사회는 성과를 다 하지 못한 과정과 결과를 극심히 비판하고, 욕을 먹지 않기 위해 내 안의 한계를 끌어낸다. 이게 위험요소가 있지만 오히려 박수를 받으니. 나 또한 스스로에게 한 말중 많이한 게 ˝이런다고 인간이 쉽게 죽지 않아˝였다.

🍊 희미해지는 기억을 부여잡고 마음에 남았다고 우겨보는 문장들.

출판사 책소개
독일 최고 권위지〈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이 극찬한 책. 저자 한병철은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로, 서양 철학의 언어를 구사하며 그 속에 동양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새로운 종류의 문화비판가로 떠올랐다. 이 책에서 그는 현대사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자아와 타자 사이의 적대성 내지 부정성을 근간으로 하는 사회에서 그러한 부정성이 제거된 사회, 부정성 대신 긍정성이 지배하는 사회로의 변화가 20세기 후반 이후 일어났다는 것이다.

🌱「피로사회』는 2010년 가을 독일에서 출간되었고, 출간되자마자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이 책이 시대의 뇌관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5

🌱특히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성과사회의 주체가 스스로를 착취하고 있으며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이 책의 테제였다. 자기 착취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로서 타자 착취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더 많은 성과를 올린다. 그러한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자기 자신을 자발적으로 착취하는 것이다.
6

🌱우리는치명적일 수 있는 훨씬 더 큰 폭력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약간의 폭력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16

 🌱오직 자기 자신이 되어야한다는 명령이 아니라 성과를 향한 압박이 탈진 우울증을 초래한다.
26

🌱발터 벤야민은 깊은 심심함을 ˝경험의 알을 품고 있는 꿈의 새‘˝라고 부른 바 있다. 잠이 육체적 이완의 정점이라면 깊은 심심함은 정신적 이완의 정점이다. 단순한 분주함은 어떤 새로운 것도 낳지 못한다.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재생하고 가속화할 따름이다.
벤야민은 꿈의 새가 깃드는 이완과 시간의 둥지가 현대에 와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탄한다. 
32

🌱여기서 니체가 표명하는 것은 바로 사색적 삶의 부활이다. 이는 일어나는 모든 일을 그저 긍정하는 수동적인 자기 개방이 아니다. 사색적 삶은 오히려 몰려오는, 또는 마구 밀고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저항을 수행하며, 시선을 외부의 자극에 내맡기기보다 주체적으로조종한다. 아니라고 말하는 주체적 행위를 통해 사색적 삶은어떤 활동과잉보다도 더 활동적으로 된다. 
48

 🌱영감을 주는 피로는 부정적 힘의 피로, 즉 무위의 피로다. 
원래 그만둔다는 것을 뜻하는 안식일도
모든 목적 지향적 행위에서 해방되는 날, 
하이데거의 표현을 빌리면 
모든 염려에서 해방되는 날이다. 
72

🌱잘 알려진 것처럼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과 함께 노동도 가져다주었다. 성과주체는 스스로 자유롭다고 믿지만 실은 프로메테우스처럼 묶여 있다. 
81

🌱성과사회의 호모 사케르는 절대로 죽일수 없다는 점에서 주권사회의 호모 사케르와 구별되는 또 하나의 특징을 지닌다. 이들의 생명은 완전히 죽지 않은 자들Untote의 생명과 비슷하다. 그들은 죽을 수 있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살 수 있기에는 너무 죽어 있는 것이다.
114

🌱성공학 개론서들이 ‘당신은 바로 당신 자신의 경영자입니다‘라고 말할 때, 그것을 한병철은 ‘당신은 당신 자신의 자본가이며 착취자입니다‘라고 읽는다. 
127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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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런 표정으로 말하면 나는 그를 이해하지 못하다가도 이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해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이해하지 않으면 누가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 P188

소설을 쓰면서 약한 사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 싫었다.
소설도 사람도 전부 다 싫게만 느껴졌다. 한동안 안 쓰고 안 읽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으니까 울지도 않았다. 다 잊어버린 척 열심히 연기했다. 그러다가 한 번쯤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너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늘 한편에 품고서 살았으니까.
- P190

소설을 쓴다는 건 조금씩 시간을 유예하는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P190

해결되지 못한 과거의 상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두려움과 미움의 연쇄로까지 이어진다. 현철은 모두가 가볍게 치부해버린 폭력의 상흔이 정말로 사소한 일이 되어버리지 않게끔, 그리고 자신의 "다음번 "만은 지켜내기 위해, 비참함을 무릅쓰고 정산을 시작한 것이다. 
- P194

반려자가 하물며 반려동물이라도 있어야 해. 서로 보듬어주고 보살펴줄 그런 존재가! 죽고 싶다 생각했다가도 내가 저거 때문에 못 죽지 그런 생각이 들게 해주는 거. 
- P204

정현은 다 때려치우고 싶다거나 죽고 싶다가도 그래도 저건 다갚고 죽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죽으면 어차피 다 끝인데 그걸 왜 굳이 다 갚으려는 건지 스스로가 이해 안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정현은 빚진 것 없이 깨끗하게 죽고 싶었다. 자신의 부채를 언제나 부모에게 떠넘기고 싶지도 않았다. 
- P206

정현은 공공장소에서 크게 소리를 질러대며 싸우느라 자신의 속사정을 동네방네 소문내버리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자신이 여태껏 살면서 그만큼 화가 난 적이 없었기때문일 뿐이었다는 걸 정현은 그때 깨달았다. 
- P213

합리적인 셈법으로는 도무지 취합되지 않는 자료들이 정현의 마음에는 많이 남아 있었다. 그 자료들은 정현이 단호한 결정을 내리려 할때마다 정현이 계산해놓은 결과값들을 죄 뒤섞어놓았다.
- P216

마침내 0이 된 기분. 정현은 그 이상을 바라는 것도 이상하게 무섭기만 해서 그저 0인 채로 오래 있고 싶었다.
- P229

우리 모두는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 진실이기를 바라는 쪽을 지지하는 데 익숙한 자들이니까......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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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나의 속되고 척박한 마음에도 신앙이라는게 자라난다면 그 씨앗은 ‘보편‘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모든 것에 두루 미치고 통한다‘는 의미의 이 단어가 주는 울림이 살면 살수록 커진다.
- P141

나에게는 하나뿐인 하루, 하나뿐인 삶이 저이나 그이도 겪었던 반복적인 패턴의 재현일 뿐이라 생각하면 쓸쓸하다. 
- P142

시간차는 있을지언정 우리에게 공평히 깃드는 무엇이 전혀 없다면, 어떻게 사랑과 우정과 문학이 가능할 수 있을까. 그러므로 내게 소설을 나누는 일은 나의 개별성과 우리의 보편성을 동시에 탐색하는, 가장 덜 기만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 P144

소중한 대상을 잃어버린 인간은 애도의 과정을 통해 상실감을 극복하고 현실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며, 이때 상실의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유나 이상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만일 애도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인간은 슬픔의 과정을 계속 되풀이하는 멜랑콜리(melancholy) 상태로 빠져든다. 
- P149

작은 하자나 불편 사항도 말 꺼내지 않는 편이 항상 나았다. 다른 누군가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혹은 해결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절반의 가정하에 우리는 그 부탁에 대한 체력을 아꼈다.
- P156

그렇게 아무렇게 불쑥불쑥 꺼내도 미울 만큼의 미움을, 나는 잘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런 마음은 어떤 것일까. 시시해 보일 만큼 자연스럽고 명이 긴 미움은 어떤 것일까. 
- P168

정확히 잘 기억이 안 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돈이 아까워서 앞에서 미안한 척하고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 그건 너무 쉬워. 미안하다고 한 번만 더 하면 진짜..
진짜 조건이고 뭐고. 사진 다 뿌리고 죽여버릴 거니까.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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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작자가 명백하게 의도했던 의미들과, 작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그리고 때로는 그 의도와는 반대로 작품이 뒤늦게 갖게 되는 의미들을 서로 구별짓는 것이 비평의 여러 가지 목적들 중 하나다.
- P240

 기이하게도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가장 성과가 적은 쪽은 그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뫼르소에게 그의 인격을 계시하여 주는 것과 동시에 그 인격을 손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심판사가 그를 개종시키려 할 때 뫼르소는 귀찮다고 느낀다. 부속사제의 행동은 그를 불편하게 만들고 끝내는 그를 폭발시킨다.
- P241

최근 미국의 여론은 감방 안에서 회고록을 쓴 어떤 사형수의 편을 들었다. 그 사형수에게 재능이 있다고 해서 죄가 덜어지는것일까? 그 일화와 《이방인》은, 어떤 사람의 내면을 속속들이 알게 되면 거의 필연적으로 그를 이해하고 용서하기에 이른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준다. 우리는 사형집행인의 역할은 맡고 싶지 않은 것이다. 
- P247

그러나 이러한 유머는 소설의 끝으로 갈수록 줄어든다. 사람들이 자기를 재판에서 따돌리고 있다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뫼르소는 거의 의식적으로 그 불의의 부조리함을 고발한다. 
- P255

어느 날 어떤 비평가는 말했다. 위대한 시는 항상 ‘자연의 감각과 정신적 감동 사이의 혼연일체‘에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이방인》의 끝에 가서 뫼르소가 도달하게 되는 것은바로 그 혼연일체다. 자신을 충만하게 의식함으로써 뫼르소는 또한 시인이 되는 것이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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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량과 달성된 일의 효율도 눈에 띄게 나빠진다. 그러나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체념하고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만으로 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인생의 원칙이며, 그 효율의 좋고 나쁨이 우리가 살아가는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은 아닌 것이다. 
- P83

건전한 자신감과 불건전한 교만을 가르는 벽은 아주 얇다. 
- P84

골!
드디어 결승점에 다다랐다. 성취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 내머릿속에는 ‘이제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좋다‘ 라는 안도감뿐이다. 
- P103

마라톤은 작고 친절한 마을이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이런 곳에서 수천 년 전에 그리스 군이 처절한 전쟁 끝에 페르시아의 원정군을 배수진을 치고 물리쳤다니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 P103

그렇지, 어떤 종류의 프로세스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변경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프로세스와 어느 모로나 공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집요한 반복에 의해 자신을 변형시키고(혹은 일그러뜨려서), 그 프로세스를 자신의 인격의 일부로서 수용할 수밖에 없다.
아, 힘들다.
- P107

근육이라는 것도 살아 있는 동물과 마찬가지로 가능하면 힘 안 들이고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기때문에, 무거운 짐이 주어지지 않으면 안심하고 기억을 지워 나간다. 그리고 일단 해제된 기억을 다시 입력할 경우에는, 또 한번 같은 과정을 처음부터 되풀이해야 한다.  - P114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 P116

재능 다음으로 소설가에게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가 질문받는다면 주저 없이 집중력을 꼽는다. 자신이 지닌 한정된 양의 재능을 필요한 한 곳에 집약해서 쏟아 붓는 능력. 그것이 없으면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달성할 수 없다. 그리고 이 힘을 유효하게 쓰면 재능의 부족이나 쏠림 현상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 P121

집중력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지속력이다.
- P121

이것은 매일 조깅을 계속함으로써 근육을 강화하고 러너로서의 체형을 만들어가는 것과 같은 종류의 작업이다. 자극하고 지속한다. 또 자극하고 지속한다. 물론 이 작업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만큼의 보답은 있다.
- P122

나 자신에 관해 말한다면, 나는 소설 쓰기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 자연스럽게, 육체적으로, 그리고 실무적으로 얼마만큼, 어디까지 나 자신을 엄격하게 몰아붙이면 좋을 것인가? 얼마만큼의 휴양이 정당하고 어디서부터가 지나친 휴식이 되는가? 어디까지가 타당한 일관성이고 어디서부터가 편협함이 되는가? 얼마만큼 외부의 풍경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되고, 얼마만큼 내부에 깊이 집중하면 좋은가? 얼마만큼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고, 얼마만큼 자신을 의심하면 좋은가?
- P126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 것의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는 글 쓰는 것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 P128

그에 비하면 나는, 내 자랑을 하는 건 아니지만, 지는 일에 길들여져 있다. 세상에는 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산만큼있고, 아무리 해도 이길 수 없는 상대가 산더미처럼 있다. 
- P145

기록은 문제가 아니다. 지금에 와서는 아무리 노력을 해본들,
아마도 젊은 날과 똑같이 달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별로 유쾌한 일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그것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일인 것이 분명하다. 
- P186

"즐겁게 달리세요! Have a good time!"라고 답장 메일을 보낸다. 그렇다, 마라톤 레이스는 즐기는 것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즐겁지 않으면 무엇 때문에 몇만 명의 사람들이 42킬로미터를 달린단 말인가.
- P203

다시 말하면, 낡은 가방을 계속 짊어지고 다닌다. 아마도 거듭될 안티 클라이맥스를 향해서, 과묵한 바로크적인 원숙- 보다 겸허하게 표현한다면 ‘진화의 궁극적인 끝‘-을 향해서.
- P230

그러나 ‘고통스럽다‘라고 하는 것은 이런 스포츠에 있어서는 전제 조건과 같은 것이다. 만약 심신의 단련에 필요한 고통이 없다면 도대체 누가 일부러 트라이애슬론이나 풀 마라톤이라고 하는 노력과 시간이 걸리는 스포츠에 도전할 것인가.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 고통을 통과해가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에서 자신이 살고 있다는 확실한 실감을, 적어도 그 한쪽 끝을, 우리는 그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 P255

그것이 가능한 한 나는 앞으로도 장거리 레이스적인 것과 더불어 생활을 하고, 함께 나이를 먹어가게 될 것이다. 그것도 하나의 -이치가 닿는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겠지만-인생일 것이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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