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훈의 그랜드투어 : 동유럽 편 - 사람, 역사, 문명을 찾아 거닐고 사유하고 통찰하는 노블레스 여행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송동훈 지음 / 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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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란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유럽, 특히 영국 상류층 자제들 사이에서 유행한 유럽여행을 말한다. 주로 고대 그리스 로마의 유적지와 르네상스를 꽃피운 이탈리아, 세련된 예법의 도시 파리를 필수 코스로 밟았다고 한다. ( 네이버 백과사전 발췌) 지금 생각해도 유쾌한 이 여행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시리즈이다. 여행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내게 있어 꼭 가보고 싶다 생각하는 곳이 바로 유럽이다. 꿈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늘 동경하고 기대하고 있다. 첨단과학이 빛을 발하는 현대에서도 그 위엄을 잃지 않으며 유구한 역사를 숨쉬며 지켜본 웅장한 건물들, 예술가들의 손끝에서 피어난 멋진 조각들, 그림들,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 등 상상만으로도 짜릿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리 떠나보는 투어라고나 할까.. 그래서 즐겁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한 나라를 늘 평화로움과 안락함 그리고 발전이라는 공간속에 두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랬을까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독일로 떠나는 여행에서 이제껏 몰랐던 그네 나라들의 역사 속 인물들, 사건들과 마주하게 된다. 사실 큰 관심이 있지 않고서야 남의 나라 역사를 꿰고 있을 수는 없다. 더구나 러시아 오스트리아 독일과 같은 서양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와 맞물리는 부분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러시아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세계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어 내었으며 공산당의 대부인 레닌이나 도스도예프스키나 푸스킨 등의 세계 대문호의 나라라는 것, 오스트리아는 음악의 나라라는 것, 독일은 제 2차세계대전의 주인공인 히틀러와 우리와 같은 분단의 나라였다는 정도 이외에는 너무나 낯설었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트크, 모스크바, 빈 , 베를린 등 저자의 말처럼 제국이 탄생하고 예술을 꽃피우며 혁명이 시작된 그곳들을 방문하며 느끼게된  벅찬 가슴은 이 나라들이 지니고 있는 특별함에 감동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유럽의 상류층들은 이미 특별함에 감동받는 이 마음을 경험했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치안과 교통, 통신과 위생이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길게는 6~7년이라는 긴 시간을 여행에 소모하면서 대학교육을 마다하게 만들 정도로 가치있고 내실있는 이 여행이 얼마나 자녀들에게 중요한지 이로 인해 확립되는 가치관과 태도 그리고 삶의 목표가 세워질 것이라 확신했었던거 같다. 책을 읽다보니 그런 마음이 이해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이 나 조차도 그들의 품위와 멋, 그리고 혼돈의 역사속에서 피어나는 애국의 정신, 조상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리고 자랑스러움등이 마음에 와 닿으며 우리의 역사공부를 돌아보게 된다. 역사와 문명의 중심지인 명소들을 여행하면서 보고 배웠을 생생한 현장의 모습들, 그곳과 관련된 사람들의 삶이나 역사속의 숨은 이야기들을 통해 유산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며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지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리런 생각에 책상앞에 앉아 암기식 공부만을 하고 있는 우리의 학생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국적인 풍경과 모습 ,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역사들과 사진들은 사실적인 일들만 나열해 지루함을 주는 역사책이나 저자 자신의 감상에 빠져 헤어나지 못했던 기행문들과는 다른 이 책만의 매력이다.  몽골의 추종자처럼 보이지만 조국과 민족을 지키기 위해 고개를 숙일줄 알았던 러시아의 영웅 넵스키의 진정한 용기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하고 오스트리아 슈테판 대성당의 화려한 내부에 입이 딱 벌어지기도 하며 하인리켄슈타트 숲을 걸어 가다 중요한 악상이 떠오른듯 심각한 표정을 한 베토벤과 만나기도 한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는 종교개혁과 마르틴 루터,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냉철한 현실주의에 감탄을 하기도 하고 제 2차세계대전과 유대인말살이라는 인류의 비극에 대해서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잠시 하게도 된다.  

자 이제 동유럽을 돌아보았다면....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서유럽편을 보면 어떨까. 얼마나 흥미롭고 배울 거리들이 있을지 여행을 기대해 본다.  

알렉산드로 넵스키는 우리에게 정말 현명하고 용기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며, 더 큰 가치를 위해 일시적인 굴욕을 감내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용맹을 뽑내는 만용은 진정한 역략이 아니다. 영웅은 순간의 굴욕을 참아 후세에 위대한 전설을 결국 남기는 자이다.p30 

당면한 문제가 많고 중요할 수록 근거 없는 낙관주의나 철없는 이상주의를 경계하고 비스마르크처럼 냉철하게 현실을 바라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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