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빈 우리 바닷길 3000km 일주 탐나는 캠핑 3
허영만.송철웅 지음 / 가디언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딱 한번 요트를 타 본적이 있다. 호주에 갔을 때  현지인 친구가 요트를 소유하고 있어서 선상 파티(?) 비슷한 것을 한 적이 있는데 어쩌다 초대를 받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맥주를 마신 기억이 있다. 솔직히 그때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집었다. 더구나 저자 허영만 작가는 만화로는 <식객>으로 좋아하는 분이었고 <뉴질랜드 캠퍼밴여행>으로는 글솜씨를 만나 본 분이었기에 기대가 되었다. 아직은 요트가 대중화 되어있지 않고 어쩌면 부자들이나 타거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만화가 허영만과 열 세남자의 3000km 우리의 바닷길 일주 이야기라는 소개에 얼마나 낭만적이고 멋진 바닷 사나이들의 우정과 모험을 그려줄까 하는 생각이었다.

 

모든 것이 술자리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이 재미있었다. 남자들은 술자리에서 툭 던진 한마디가 시작이 되어 엉뚱한 일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지만 젊은 사람들도 아닌 산전수전 다 겪은 분들이 고생길이라 할 수 있는 한반도 바닷길 여행을 계획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뉴질랜드 여행의 동반자이기도 했던 산사나이 박영석 대장과 함께 호기있게 시작된 무동력 돛단배 모험이 이리 힘들 줄이라고는 상상 못했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어째든 낡은 요트를 준비하고 수리를 하고 요트운전면허증을 따고 2009년 6월 중년남자들은 돛을 올리고 바람을 맞으며 바다로 나선다.

 

시멘트 바닥에서 하는 비박, 배 멀미, 파도와의 싸움, 모기와의 전쟁 이 모든 것들은 그려만 보아도 끔찍할진데 이들의 여행은 은근히 사람을 부럽게 만든다. 망망대해지만 꿈을 그릴 수 있을 거 같고 우리의 아름다운 섬을 보았고 멋진 풍광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곳곳의 특산물로 배를 채우기도 하며 바람을 등에 업고 가는 길에 하는 낚시로 건져올린 만난 고기들을 먹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아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머리속으로 그리는 것과 실제 여행은 분명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글로 미화되어진 그들의 항해가 늘 행복하고 여유롭고 즐거웠으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러나 위험과 고통마저도 그들에겐 이제 추억이고 그리움이 되어있을 것이니 그래서 더욱 부러워지는 거 같다.

 

이 남자들의 요트이름은 <집단가출호>이다. 누구나 일상의 탈출을 꿈꾼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으로 사회에서 이름을 날리고 자리를 잡은 이들이 집단으로 가출을 했다 그것도 요트로? 라는 생각에 웃음이 번진다. 글발 좋은 허영만 작가의 맛갈스러운 만화에 덧붙여 생생한 사진들로 현장의 실감나는 느낌을 더했다. 술술 ~ 읽혀 나간다. 재미도 있고 한껏 마음을 들뜨게도 만든다. 이런 것이 여행책의 묘미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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