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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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나를 황홀하게 만드는 책은, 그 책을 다 읽었을 때 작가와 친한 친구가 되어 언제라도 전화를 걸어, 자기가 받은 느낌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물론 그런 일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다. "(p.32)


이 한마디가 16살 밖에 안된 친구의 독서내공이 끝내주는군이라는 감탄을 만들어 내며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들었다. 책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을 공유할 수 없다는 것 하긴 그런 책을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는 글이 어쩜 내 마음에 쏙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너무나도 유명한 영미 소설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렇게 나와 만났다. 

여기저기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많이 언급이 되고 있고 존 레논의 살인범인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 체포될 당시 읽고 있어 눈길을 끌었고 영문고전소설로 인정받아 타임지 등에서 선정되고 있는 책이다. 1950년대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로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발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고 10대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많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받았고 광적인 호응을 얻어 내었다고 한다.이 책의 저자 JD 샐린저의 타계가 얼마 전에 있었다.

뭐 부족한 게 있어서 그랬을까 싶게 부유한 가정의 출신이며 유명사립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홀든 콜필드가 낙제점을 받아 네번째로 학교에서퇴학을 당하게 되고 미련없이 학교를 떠나 며칠동안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할머니가 주신 용돈으로 주머니는 든든했고 세상도 무섭지 않았다. 그렇다고 특별한 기대나 희망이 있는 삶은 아니었다. 툴툴대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었고 불평, 불만을 습관처럼 몸에 붙이고 있지만 대단하게 반항을 해 보기에는 마음이 소심했던 친구다. 하지만 불량학생으로 보일 홀든 콜필드도 겨울이 오면 호수의 오리들은 어디로 가나 물고기는 어떻게 사나를 궁금해 할 만큼 순수함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충실하고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과 자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홀필드의 모습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바뀌지 않을 10대들의 모습이 아닐까. 학교로 학원으로 공부에 성적에 치이고 치대고 있지만 남들도 다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고 특출한 재주를 가진 것도 아니고 가끔 엄마에게 성질이나 버럭내고 공부안한다고 소리지르는 것으로 탈출을 시도해 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서 험난한 세상에 뛰어들 용기나 배짱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일상은 늘 똑같다. 그렇지만 그들 모두 가슴속에는 따스함이 살아있다는 걸 안다. 이단아처럼 행동하려 해보나 쓸데없는 치기에 지나지 않은 취급을 받아버리고 기성세대를 비판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주류에 흡수되어 적당히 세상과 타협해 버리는 일이 반복이 된다. 교육을 통해 세뇌되듯 이미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나로서도 이해는 되지만 기본이라 생각되는 일에 집중하지 않고 어긋하가는 홀필드가 곱게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사회가 정신없이 발전하고 숨가쁘게 변해가고 있을때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줄 호밀밭의 파수꾼은 누구일까. 아니 꼭 아이들만이 아닐것이다. 흔들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지켜봐주고 절벽에서 떨어질때면 재빨리 붙잡아줄 그런 사람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우리 모두 말똥만 굴러가도 웃어대고 떨어지는 낙엽에 쓸쓸해하고 눈물짓던 어린시절의 투명하고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었다. 조금 불편할 뿐 그저 다를 뿐 이란 걸 알지만 성공이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아 현대사회에는 속물근성을 가진 믿을 수 없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홀필드는 용기가 없어 집으로 가지 못하고 방황을 하는 동안 만난 타락한 어른들의 그 위선과 부조리에 더욱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어렵지만 꼭 읽어보아야 하는 책이다. 어른들에게 던져지는 숙제가 많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콜필드를 정신이상자로 정신병원에 보낼 것이 아니라 그를 품고 다독여야 했던 것은 아닌지,  주위에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내가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무거워진다. 너무 이기적으로만 생활할 것이 아니라 세상은 살만한 것이라는 것을 느끼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마음먹으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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