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애 - 파국의 사랑
김은희 지음, 류훈.권진연 각본.각색 / 피카디리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다른 영화의 원작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소설로 빅 히트를 친 후 영화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각색·각본이 잘 만들어져  스크린의 영상이 좋았던 것인 경우에는 소설 자체는 참 밋밋하다. 물론 전달하고자 하는 감동에 굉장한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소설을 읽건 영화를 보건 슬픈 장르면 난 운다, 웃긴 장르면 웃고) 기대했던 만큼의 탄탄한 문체가 아니라고나 할까. 그렇지만 이 장면은 영화에서 이렇게 설정되었구나와 느낌이 다르네 등의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는 쏠쏠한 재미는 빼 놓을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원작이 있는 영화는 글로 그 느낌을 다시 확인해 보게 되는 거 같다.

 

비밀애. 좋아하는 배우인 유지태가 나온다고 해서,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 형을 두고 아내와 시동생의 금지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서 관심이 갔던 영화다. 쌍둥이를 1인 2역으로 어떻게 연기해 내었을지 유지태도 궁금했고 가벼운 로맨틱 코메디가 아닌 무거운 침묵이 흐를 수 밖에 없는 멜로 이야기인 듯해 기대가 되었다.

 

결혼 2개월만에 남편 진우는 혼수상태가 되고 미국에서 쌍둥이 동생인 진호가 귀국을 한다. 남편이 쌍둥이인지 몰랐던 연이는 너무나 닮은 두 사람을 보고는 깜짝 놀라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속에 진우에 대한 원망과 기다림에 연희는 지쳐가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 진호는 안쓰러움과 연민을 가지게 된다. 어느새 흔들리는 두 사람, 서로에 대한 이끌림은 주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기적처럼 깨어난 진우와의 어색한 생활이 시작되는데....

 

연이는 등산중 풀려버린 등산화끈을 묶어주던 그리고 사고당한 자신을 업고 내려올때 느꼈던 따스한 등을 가진 그 남자 진우를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하며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우연처럼 진우가 아닌 진호가 그 남자였을지도 모른다는 혼란스러움은 결국 남편을 의심하게 만들고 휩쓸려가는 진호를 향한 애정으로 두 형제를 비극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게 만든다. 치열한 감정 싸움과 형제의 난투극의 중심에 서있는 연이의 모습은 안쓰럽다. 운명이기에 사랑했던 것인지 사랑했기에 운명이라 믿고 싶었던 것인지 위태로운 사랑의 끝은 어디인지 극적 반전이 일어나는 순간 가슴이 덜컥 하고 내려앉는다.

 

소설을 읽다보니 유지태의 역활도 그렇지만 연이역을 맡은 윤진서의 연기가 궁금해진다. 미칠것같은 외로움을,  불꽃같이 일어나는 사랑을, 진호를 앞에 두고 흔들리는 섬세한 감정을, 마지막으로 진실을 알지 못해 혼란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말이다. 주인공들의 애절한 사랑의 감정의 잘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 멜로라 알았지만 미스테리적인 요소 또한 가지고 있는 비밀애를 소설로 읽어보았으니 보고 싶은 영화목록에 첨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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