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눈물
김정현 지음 / 문이당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아버지.. 그 단어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당신은 힘겨움에 소주한잔과 담배 한모금으로 쓸쓸함과 척박한 세상을 이해하려 하시면서도 내게는 어려운 시절에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당신은 몸이 아파도 아스피린 한 두알로 견디시며 내색조차 하지 않으시면서도 몸이 약하다며 나를 걱정해 주셨던 아버지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 때는 너무 어렸다고 하기에는 철이 없었고 이제은 당신의 힘든 시간들을 포용할 수 있다 하기에는 사랑을 표현할 아버지가 계시지 않다는 것이 슬픈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눈물을 쏙 빼게 하는 아버지나 어머니에 관한 책을 그 완성도를 알면서도 안 읽으려고 미뤄버리는 것이 나였던 거 같다.

 

1996년 누군가가 선물로 준 <아버지>를 읽었다. 그 내용이 모두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지만 평범했던 한 가장이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알고 생을 마감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감동이 있었는 소설로 남아 있으며  김정현이란 작가를 내게  알려주었다. 이후 오랜시간이 흘러 얼마전 따뜻한 이야기가 넘치는  <고향사진관>으로 저자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아버지의 눈물>이란 장편으로 꿋꿋하게 어려운 시대를 견디며 가정과 사회에서 한 몫을 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켰던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생각하게 만든다.

 

윗세대에 치이고 아랫세대에게는 구닥다리로 취급받고 .. 어쩜 지금 50대 정도되는 가장들의 고뇌가 아닐까 싶다. 충분한 교육과 순식간에 발전되어 버린 디지털 세상에서 밀리는 아날로그 세대로서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기 위해 그리고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지만 가족들에게는 여전히 돈을 벌어와야 하는 기계적 취급만이 더욱 큰 그런 세대다.

 

큰 아들 상인이는 이런 가족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복학을 때려치우고 등록금과 원룸전셋값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고 공부좀 한다 싶은 둘째 상우는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인간미가 없다. 아내 영주는 마음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말 많은 남자 둘을 대학까지 키우느라 괴팍해지고 입에서는 돈 소리가 마를 날이 없고 이런 가정의 가장 흥기는 정치를 하는 전자공학박사 백창현의 사무실을 근근히 지키고 있는 직장인이다. 가족을 위해 돈이 필요했고 주식과 펀드를 하기 위해 공금에 손을 댔다 이를 막기 위해 친구에게 거금을 빌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의 위치를 이용하고자 했던 것임을 아는 순간 그는 가족들에게 정직한 아버지와 질끈 눈감고 회피해 버리고 싶은 한 인간의 이기심 앞에 고민하게 되는데..

 

온전히 아버지의 어깨 위에만 짐을 지게 했던 가족들과 그 짐에 힘겨워하던 아버지와의 화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어떤 것이 행복한 삶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임을 알게 하는 소설속의 가족들의 모습에  부모님께 너무나도 큰 불효를 하고 있지는 않았던 것인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부모의 마음으로 험한 세상 좀더 편히 사는 길을 열어 주고자 하신 이야기들에 너무나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이들어 이제야 그 뜻을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음을 알았을 때는 아버지의 어깨도 이미 너무 좁아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라는 것이 후회스럽다. 가족이 가장 소중한 존재인데 바쁘다는 이유로 잘 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너무 잊고 산 것은 아닌지 물질만이 최고는 아닌데 너무나도 헉헉거리며 물질만능주의에 물들어 쫓기며 산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세상의 울타리가 되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내고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그 울타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알기에 .아버지의 행복한 눈물을 보는 날이 매일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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