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나는 당신 안에 머물다 - 그리며 사랑하며, 김병종의 그림묵상
김병종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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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며 사랑하며, 김병종의 그림묵상..

신앙이라는 것, 참으로 오래 가지고 있었으나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인거 같다. 어린시절부터 십자가를 보고 자랐고 기도문을 외웠으며 내게 힘겨운 일이 생길때마다 하느님을 목놓아 외치지만 정작 나 편하고 좋을 때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그런 마음이었던 거 같다. 죄스러운 마음이었을까 그래서 누군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말하면 은근슬쩍 그 자리를 떠나고 보는 것이 내 자신인데 저자의 이름 석자 만으로 선택한 책이 그림 신앙 묵상집이라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다.

 

저자와의 만남은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으로 시작된거 같다. 라틴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여행 희망 나라들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글과 그림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하지만 솔직히 책은 읽어 보지 못했다. 너무 읽고 싶어서 벼르고 벼르고 있었는데 참 인연이 거기까지인지 지금도 생각으로만 읽고 싶은 목록에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다 이 책 『오늘밤 나는 당신안에 머물다』가 발간된 것을 알았다. 이번에는 꼭 .. 이란 마음으로 손에 넣고 책을 휘리릭 넘기니 여기도 그분의 그림이 그득하다.

 

『오늘밤 나는 당신안에 머물다』는 김병종 교수가 일년 여 국민일보에 실었던 인기 칼럼 <김병종의 생명이야기>를 하나로 모아 엮은 책이란다. 그림만으로도 따스함이 느껴지는데 거기에 신춘문예에 당선된 적도 있는 저자의 글솜씨가 더해지고 가족과 여행지에서 본 자연과 이 모든 것을 주신 그분에 대한 사랑이 아주 포근하게 녹아 있다. 생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그분에 대한 경외심은 삶에 대한 태도를 겸손하게 하며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이끌어 낸다.

 

당신이 그리신 아름다운 세상에 담긴 그림들에 참 눈이 많이 간다. 푸르름보다는 초록빛이라 함이 더 어울릴 카리브 해나 물의 숨소리와 평화가 느껴지는 에게해의 모습, 판이나 한지등에 먹과 채색을 이용해 투박하지만 정감이 느껴지는 행복하고 밝은 사람들의 모습은 그림속의 장소에 가보고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열망을 만들어 낸다.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히말라야의 하얀 눈봉우리는 이 모든 것을 만들고 보고 계실 분에 대한 감탄과 지키지 못하고 망가뜨리고 있는 인간에 대한 씁쓸함에 가슴한켠이 싸해 오기도 한다.

 

색채는 나만의 기도이고 붓질은 나만의 찬송입니다.

저자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달란트를 주신 그분께 감사를 했다. 그럼 나는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그분에 감사를 한다. 인생에 대해 불평불만을 수없이 내 뱉던 나의 잘못을 돌아 보고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고마워하며 행복해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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