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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걸 1 -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ㅣ 명탐정 홈즈걸 1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내 방안을 돌아본다. 무수히 많은 책들이 쌓여 있는데 도대체 어디에 어떤 책이 들어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자주 읽거나 좋아하는 책들은 손이 닿은 만한 장소에 두고 눈에 잘 띄는 책장안에 넣어두기도 하지만 오래된 책이나 어려운 책들 아님 시리즈별로 나온 것들은 잘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어느 구석에 박혀 있게 되는 거 같다. 그러다 보면 기억속에서 잊혀지기도 하고 말이지...
서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구간 신간 가릴 것 없이 모든 종류의 책을 기억하고 있을까. 물론 그렇지는 않을 거 같다.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고 하루하루 얼마나 많은 종류와 권수의 책이 발간되고 서점으로 입고 되는가 생각해 보면 아무리 자신의 파트가 있다 하더라도 그건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도 일반인보다야 책에 대한 관심과 집중력이 대단하긴 할 거다.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다산책방, 2009년)의 홈즈걸 쿄코와 다에처럼 말이다.
24살의 6년차 서점 직원 쿄코와 21세 법학과에 다니는 여대생으로 서점에서 알바중인 다에는 추리로 사건을 풀어가는 홈즈와 왓슨처럼 환상의 복식조라 할 수 있을 법하다. 친절하고 성실한 도우미와 날카로운 관찰력과 직관을 가졌지만 덤벙이인 세후도 서점의 이 콤비가 풀어나가는 책에 관한 사건들은 우와 라는 감탄사를 낼 정도의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저자가 13년간 서점에서 일한 베테랑 직원이어서 그랬을까 십분 자신의 경험을 소설속에 녹여내었다. 책이 사건의 실마리가 된다는 소재 자체도 독특하다. 게다 하나씩 이어지는 에피소드는 저자 자신은 일상적인 풍경에 불과했다 하지만 독자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오며 등장하는 책을 읽어 보았는데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판다는 속삭인다>의 에피소드처럼 책 제목을 이용한 퍼즐 맞추기를 해 보고 싶기도 할 거 같고 <여섯번째 메세지>처럼 나와 비슷한 취향의 책읽기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할 거 같다. <디스플레이 리플레이>에서 저자가 스스로 독자와 만나는 행복한 순간이 있듯이 나 자신도 내가 좋아하는 저자의 책 모두에 사인을 받고 소장하고 싶어 하는 꿈도 꾸어 볼 수 있었다.
세후도 서점 사건 메모 시리지는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와 홈즈걸의 사인회는 어떠세요의 3권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책에 관한 미스테리는 서점직원에게 " 책에 관한 문제라면 홈즈걸에게 맡겨주세요" 라는 카피가 인상적이다. 긴장될 만큼의 스릴이나 충격적일만큼의 사건이 아닐지라도 사건의 해결은 웃음을 터트리거나 훈훈함으로 마무리 되는 추리/미스터리 단편집이기에 부담없이 읽어 내려 갈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