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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포스 Olympos
댄 시먼스 지음, 김수연 옮김 / 베가북스 / 2009년 9월
평점 :
댄 시먼즈| 김수연 역| 베가북스| 2009.09.26 | 960p
묵직한 책이 한손으로도 들수가 없다. 960페이지라는 책 소개는 잘못된 듯 하다. 마지막 장을 넘기니 1087페이지다. 몇 권 약 1000페이지 정도되는 책을 읽은 것 같기는 하지만 마음이 새로와진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판타지라지 않은가. 두께의 압박은 그저 들고 다니기 힘들어 집에서 밖에 읽을 수 없다는 정도로만 다가온다. 오랜만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소리를 듣게 된다.
오래된 미래와 신화의 과거가 조우한 스페이스 판타지의 대단원 표지의 한줄의 글이 음 만만치 않은 등장인물들과 장면들을 연출하겠군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리 이제 그 판타스틱한 세계 속으로 빠져보기로 한다. 오호.. 근데 처음부터 만만치가 않다.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전쟁.. 아는 이름들이 몇 보이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이건 트로이의 전쟁인가싶다. 작가가 2003년 쓰고 우리에게 2007년에 알려진 <일리움>의 후속작이란 설명을 듣고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니 처음부터 헤멜수 밖에 ^^...
살아있기에도 헷갈리는 시절이다. P43 가 아니라 읽기에도 숨가쁘고 헷갈리는 인물과 로봇들의 등장이며 과거의 신화와 미래의 양자역학이니 하는 첨단 물리학의 적용이다. 그래도 그리스로마 신화정도는 대충 알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간과 신들의 싸움이 상상의 한계를 넘어서게 만든다. 마음 잡고 읽지 않으면 그 내용을 따라갈 수가 없다. 짬짬이 시간을 내어 읽다 주저앉아 버린다. 정신없이 빠져들 정도의 매력도 있지만 처음부터 끝을 향해 마라톤을 하듯 달려가지 않으면 어느 순간 길을 잃어버린 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엄청난 스토리에 몇 번을 돌아가길 했지만 그나마 읽기 전 일리움의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를 먼저 받고 100여개에 가까운 꼭지로 나누어 놓은 것이 나름 생각을 정리하며 읽는데 도움을 준다.
이들은 그저 신이 아니었다. 지구화된 행성 화성 그곳에 올림포스가 있다. 신들은 이제 번개나 던지고 사랑놀이나 하며 절대적 권력으로 인간들을 테스트하는 그런 존재들이 아니라 첨단무기로 무장하고 인간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헥토르가 아닌 파리스가 죽고 그의 장례식 장면에서는 파리스의 아내라 주장하며 불길속으로 뛰어드는 여인이 있고 파리스를 죽인것은 신인 아폴로가 아니라 필록테테스의 화살이라는 충격적 폭로로 시작되고 있는 올림포스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호메로스의 일리어드를 연상하게 만든다. 트로이 전쟁 중 마지막 해를 묘사했다는 서사시를 우리와 아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스페이스 판타지물로 만들어 버렸다. 어쩜 전혀 다른 인간과 신 그리고 로봇이라는 세 존재를 통해 문학 과학 첨단 기술까지 선보이고 있으며 그들의 전쟁과 배신 그리고 사랑과 화합을 통해 세상에 말하고픈 얘기를 살포시 내포하고 있다.
시공간을 넘나들수 있는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과거- 현재- 미래가 서로 엉겨 있는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어릴적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백투더 퓨처>나 <스타트랙><스타워즈>가 이 책안에는 모두 함께 있다. 서양문학의 바탕이 된다는 그리스로마 신화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대문호들의 대작들에 영향을 주더니 이제 호머, 세익스피어, 프루스트 같은 대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읽기에 숨가쁠 것이다. 그렇지만 시도해 볼 만하지 않은가 하며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