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을 부탁해
이시다 이라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스무살.. 내가 꾸고 있었던 꿈을 생각해 보려 애쓴다. 대학에 입학했었고 서클 활동에 미쳐 있었고 사랑에 빠져 있었고 별로 고민할 거리가 없었던 시간이었다. 물론 학점걱정이 있었고 시국이 어수선해 선배들의 거리 시위에 동참을 강요받기도 했었지만 마냥 순진하기만 하던 그러면서도 어른이 되었다는 뿌듯함에 매일을 보내던 그런 시간이었다. 한동안의 그 즐거움이 무너진 것은 사랑을 떠나보내면서 였고 졸업을 앞둔 시점이었으며 취업이라는 난관에 부딪치면서였다. 지난 시절 속에 그런 모습의 내가 있었음이 어렴풋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했던가. 주변을 돌아보면 열심히 일하고 사회에 나와 미래를 꿈꾸어야 할 친구들이 도서관으로 학원으로 줄달음치고 있었다. 수능시험보다도 더 어렵고 대학입학 경쟁률보다도 더 높다는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그들을 보니 마음이 아리다. 더구나 지금은 취업시즌이다. 스펙을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서 안쓰러움을 느낀다. 왜 이리 준비할 것들은 많은 것인지.

 

전원 언론사 합격이라는 목표를 가진 와시다 대학 3학년 학생 일곱명의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이야기이기에, 치열한 싸움판에 던져진 취업준비생들의 이야기이기에 아주 현실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지만  마냥 우울하지도 마냥 비참하지 만은 않게 펼쳐지는 일상들이 웃음을 띠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아나운서나 피디들의 인기가 연예인 못지 않아 지면서 언론고시를 이겨낸 합격자들의 취업분투기등을 들어볼 기회가 생긴다. 7전 8기니 4년 5년의 준비과정을 거치는 등의 일은 다반사인거 같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보통의 우수성이 아니다. 어학능력, 방송에 적합한 외모와 유머감각, 배짱, 몇날밤을 새면서도 끄덕없는 체력등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언론계에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을 만들어 가는 그 긴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을까.

 

88만원 세대라는 청춘들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아주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오히려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며 특히나 치밀한 작전과 훈련을 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이미 취직한 사람들에게는 고통이라 생각하며 보내야 했던 수 많은 과정들과 그 열정에 대한 떠올림이 향수로 남을 것이고 지금 취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도움을 받을 만한 자기소개서 쓰기나 살벌한 면접장을 분위기가 생생히 묘사되어 배움과 공감대를 이끌어 낼 것이다.

 

편하게 읽기에는 아픈 구석이 많지만 지금 혼자만 취업전쟁에서 낙오되고 있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 이 시대의 취업준비생들이여...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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