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생각보다 두 권으로 된 책은 읽기 힘들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기억하는 용량에도 한계가 있는지 1권을 읽고 2권을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면 금세 1권의 내용을 잊어 버리고 1권을 읽을 때의 감동도 반감되기도 한다. 그래서 보통 단숨에 읽는다. 다행이 밤 서너시까지도 거뜬히 내 눈을 부릎뜨게 만들고 책을 읽게 끔 읽은 책들이 재미가 있었고 그 시간만큼은 행복했었다.

 

< 시간 여행자의 아내 >는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영화에 대한 소개부터 들었던 거 같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에 대한 소개를 보는 중 알게 되었는데 금방 흥미를 갖게 된다. 소재도 너무나 독특하고 정말 그런 사랑을 하게 된다면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 영상으로 만들어진 영화뿐만 아니라 원작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원작에 충실한 영화들도 있지만 상상이 눈앞의 현실처럼 다가오는 장점이 있기에 좀더 자극적이고 내용보다는 화면에 더 치중하는 경향이 있기도 해서 원작을 먼저 읽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시간여행자의 아내> 또한 먼저 책을 읽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다만 서두에 말한 이유로 손에 1권이 먼저 들어와서 쬐끔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단숨에 읽어 내려간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근래 읽어 보지 못한 독특함이 눈에 띈다.

클레어와 헨리 두 사람의 독백처럼 이어지는 이 소설은 시간 여행을 하는 남자와 그를 여섯살 때부터 운명이라 여기며 살아온 여자의 러브스토리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헨리는 언제나 스스르 사라지고  알몸으로 다른 시공간에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유전자 이상이든 아니면 선택받은 사람이든 아직은 과학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그의 시간여행은 처음에는 조금 당혹스러웠다.

어느 영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자신의 과거의 모습과 마주서서 얘기를 하기도 하고 클레어에게는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시간여행은 헨리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지기에 어린 클레어의 삶속에 등장한 자신이 이 기이한 현상들이 늘 기다림에 포장되어 진다는 사실을 몰랐을 거다.

 

그들의 기다림은 끊임없는 서로를 찾는 것이었던 거 같다. 클레어를 찾아 헨리는 과거로 오고 현재의 클레어는 미래의 헨리를 기다린다. 서로를 향한 사랑은 늘 그리움이 되어 늘 함께 하지 못함을 아파하고 하지만 또 함께 할 수 있다는 설레임에 그 따스함에  치유받는다. 조절할 수 없는 시간여행에 헨리는 힘겨워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 시간여행의 한 장소에서 헨리를 기다리는 클레어도 아직까지는 헨리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기다린다. 어릴 때야 그런 사랑이 신비롭고 기다려지고 꿈꿀수 있지만 결혼이란 제도에 들어서는 순간에도 과연 그들의 사랑이 영원할 수 있을지 1편을 읽는 내내 그것이 궁금해졌다.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는 늘 인상적이다. 여섯살 꼬마에서 22살의 아리따운 숙녀가 되어버린 클레어 이제 서른살 헨리와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 날 정상적인 하루가 되게 해달라는 헨리의 기도처럼 시간을 오가며 수많은 에피소드를 낳았던 그들의 오랜시간에 걸친 서로에 대한 알아감은 이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인지 2편이 너무나도 궁금해진다. 아 !! 2편 정말 궁금해진다.

 

나는 꿈결인듯 지금 내 곁에 있는 현재의 헨리를 찾기 위해 걸음을 옮긴다.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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